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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염 신약후보 1차 지표 확보못한 ‘SCM생명과학’...개발 지속 가능성은?
  • 췌장염 신약 후보 'SCM AGH' 임상1/2a상 결과 공시
  • 1차 지표는 미충족, 2차 지표는 충족 결론 나와
  • 회사 측 "지표 우선순위 정립 미비" vs. 학회 "1차 지표 의사 동의율 가장 ↑"
  • 임상 2b상 투약 환자 확대해 1차 지표 확보 재시도 예정
  • 등록 2022-09-05 오전 7:30:14
  • 수정 2022-09-06 오전 10:54:22
이 기사는 2022년9월5일 7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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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에스씨엠생명과학(298060)이 개발 중인 줄기세포 기반 급성췌장염 신약 후보물질 ‘SCM-AGH’의 임상1/2a상 결과 1차 평가 지표(지표) 확보에 실패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추가 임상 2b상을 통해 자사 물질의 유효성을 입증받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빅파마)도 성공하지 못한 미개척 분야에서 고군분투해 온 임상 1/2상 실패 소식에 시장에선 기대가 반감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공=에스씨엠생명과학)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온 에스씨엠생명과학의 SCM-AGH에 임상 1/2a상 결과를 두고, 추가 개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 1차 유효지표로 설정된 SCM-AGH 투여 후 28일 차 ‘CTSI’(CT severity index)에서 위약군(14명) 대비 시험군(17명)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공시가 나온 것이다. CTSI는 병변 부위의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촬영한 다음 췌장의 허혈, 괴사, 병변의 범위를 점수화해 판단하는 지표다.

지난 31일 해당 임상에 대한 공시가 처음 발표됐을 때는 “시험약 투여군 내에서 투약전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CTSI 점수의 감소가 있었음”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앞선 문장에서 ‘CTSI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명시했는데, 바로 다음 문장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CTSI의 감소가 있다’고 표현된 것이었다. 이처럼 일반인 입장에서 다소 혼돈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것에 대해 거래소가 “공시 내용을 정정하라”고 에스씨엠생명과학에 요청했고, 같은 날 오후 20시 24분에 해당 공시에서 일부 내용이 삭제돼 재공시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반응도 갈팡질팡했다. 31일 당일에는 종가기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주가가 약 4% 하락했다. 하지만 장 마감 후 정정공시가 나오면서, 이튿날인 1일에는 종가 기준 23% 가량 크게 하락했다. 통상적으로 1차 지표가 신약 임상의 성패를 가르는 만큼, 정정된 공시가 ‘1차 지표 미충족’으로 정리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를 임상 1/2a상을 실패라고 받아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임상 결과 공시 이후 줄곧 췌장염 예후 판정에 중요한 염증표지자인 ‘CRP’(C-reactive protein) 수치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CRP는 급성 췌장염의 악화 정도를 말해주는 지표다. 추가 임상 2b상을 통해 1차 지표 재확보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1/2a상에서 안전성이 확인되고 ,시험약 투약군 중 중증 환자 3명과 중중증 환자 8명 등 총 11명에서 CTSI 감소 등이 확인됐다. 대조군을 포함해 전체적인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진 못했다”며 “탐색적 유의성을 본 정도로 해석하지만, 시장에서는 역시 통계적 유의성 확보가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중 2차 지표인 CRP를 확보한 것도 굉장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많다”고 말했다.

대한췌담도학회에 따르면 급성췌장염은 경증일 경우 사망률이 1% 미만이지만, 중증일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최대 30%에 이른다. 이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50%가 발병 2주 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지침에는 진단과 동시에 중증도를 평가해야 하는 것으로 권고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타깃 질환이 미개척 분야인 만큼 다른 일반 질환과 달리 1, 2차 지표가 명확하게 정립된 것이 아니다”며 “췌장염의 중증도를 판단하는 지표나 과정은 CTSI나 CRP 이외에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급성 췌장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방법은 △임상 증상 징후 임상 검사를 통한 중증도 평가(CRP, 혈청 크레아틴, 혈액요소질소 등) △영상검사를 통한 중증도 평가(CTSI 등) △중증도 판정 기준을 이용한 평가 등으로 다양하다. 마지막 항목인 중증도 판정 기준 평가는 1974년 개발된 ‘란손(Ranson) 기준’이 대표적이다. 이는 혈액 내 6개 이상의 생화학 지표를 측정해 3가지 이상에서 높은 수치가 나올 경우 중증 급성췌장염으로 판단하는 방법이다.

대한췌담도학회가 의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CTSI 등 영상을 통한 중증도 평가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정도가 70%대로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 CRP 등 임상 검사를 통한 평가는 45%, 중증도 판정 기준 평가는 25%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이번 임상에서 CTSI가 1차 지표로 활용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췌장염 분야 환자의 치료를 담당해 온 한 의사는 “영상자료를 기반으로 환자의 예후를 판단하는 CTSI는 빼놓을 수 없는 판단 지표다. 급성췌장염 신약이라면 CTSI를 통한 개선 가능성을 보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해, 임상자문의사 그룹이 해당 지표를 1차 지표로 선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에스씨엠생명과학 관계자는 “눈으로 보이는 자료로 판단하는 CTSI가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상태를 판단하는데 더 유효한 지표라는데 동의한다. 그런데 치료에 관점에서는 매우빠르게 진행되는 급성췌장염 환자의 염증 수치를 보는 CRP도 중요도도 크다”고 피력했다. 이어 “임상 2b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논해 환자 수를 재설정해 추가 투약과 분석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임상 1/2a상과 2b상을 통틀어 약 100명 내외에 환자에서 1,2차 지표를 더 명확하게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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