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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과 결별한 휴마시스...진단키트 수출전략 ‘시계제로’
  • 휴마시스, 美판매하려면 FDA에 새로 허가 받아야
  • 셀트리온 항체로 제품 홍보…동맹 깨지며 ‘부메랑’
  • “순이익 낮은데 경쟁 치열…양사 계약파기는 수순”
  • 휴마시스 “美법인 설립 마쳐…직접진출 추진 중”
  • 등록 2023-01-02 오전 8:40:00
  • 수정 2023-01-03 오전 11:14:04
이 기사는 2023년1월2일 8시4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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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체외진단 전문기업 휴마시스(205470)와 맺은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해지하면서 휴마시스의 수출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양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는 셀트리온US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것으로, 휴마시스가 향후 미국에서 진단키트를 판매하려면 새로 FDA 승인을 받아야 한다.

셀트리온과 휴마시스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 (사진=셀트리온)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휴마시스는 계약상대방인 셀트리온의 통보로 코로나19 항원진단 홈키트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31일까지로 예정된 1366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항원 진단키트 공급계약은 추가적인 계약기간 연장없이 종료됐다. 이제까지 계약금액의 32.7%인 446억원어치 진단키트를 공급했고 920억원(67.3%)의 계약물량이 남은 상태였다.

셀트리온 없는 휴마시스의 美 홀로서기…“난관 예상”

휴마시스는 920억원의 추가 매출을 내지 못하게 됐을 뿐 아니라, 향후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전략도 난관에 처하게 됐다.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COVID-19 Ag Test) 디아트러스트는 셀트리온이 휴마시스로부터 납품받아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취한다. 현지 유통을 맡은 셀트리온USA가 FDA의 EUA를 받았기에 휴마시스가 단독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휴마시스 관계자는 “현재 자사 생산 중인 코로나19 항원진단키트는 자사 브랜드 제품과 디아트러스트 두 종류이고 미국에서 유통되는 것은 디아트러스트 한 종류”라며 “브랜드만 다를 뿐 자사 브랜드와 디아트러스트는 같은 제품이기에 회사에서는 FDA 승인에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디아트러스트에 적용된 항체는 셀트리온에서 공급받은 것으로 이 때문에 회사측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향후 휴마시스가 FDA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휴마시스가 셀트리온의 일방적 계약해지에 대한 법적 공방까지 예고하고 있어 셀트리온으로부터 항체를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디아트러스트 개발 후 양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디아트러스트는 다른 신속진단키트와 달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N단백질과 S단백질에 각각 결합하는 두 가지 항체를 적용해 민감도와 특이도를 개선한 제품으로, 감염 여부를 15분 이내에 확인할 수 있다”며 “진단키트 전문기업과 항체치료제 전문기업의 기술이 만나 시너지가 극대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FDA가 진단기기에 대한 EUA를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 EUA가 종료되면 판매를 위한 정식 승인절차를 밟아야 한다. FDA는 지난해 9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EUA 요청 중 앞으로는 일부만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팬데믹 이후 현재 충분한 양의 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전역에 유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기당 1000억원 넘던 매출, 10분의 1 이하로 급감

셀트리온 제품별 매출 비중 분기 추이. 셀트리온이 판매중인 진단키트는 ‘디아트러스트’ 뿐이다. (자료=셀트리온)


양사간 계약해지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현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둔화되는데 경쟁사는 늘어나며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1063억원에 달했던 디아트러스트 매출은 2분기 238억원 수준으로 줄더니 3분기에는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감했다. 지난해 3월 미국 정부가 전국 가정에 최대 4개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무료 배포했을 때도 셀트리온 제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여기에 디아트러스트는 셀트리온USA가 휴마시스로부터 진단키트를 도입하는 방식 때문에 매출원가가 높아 셀트리온 입장에서 매출액 대비 순이익 규모도 작다.

휴마시스와 셀트리온은 지난 2020년 6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한 공동개발 협약을 맺고 같은 해 9월 제품화를 마쳤다. 양사는 2021년 4월 FDA의 EUA를 받으면서 그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내기 시작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만해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초 미국 국방부와 조달청, 아마존을 비롯한 10여개 민관에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지난해 1분기 디아트러스트 매출이 정점에 오르고 한 달이 지난 작년 4월에는 그달 말까지였던 계약기간을 같은 해 12월31일로 한 차례 연장하기도 했다.

양사 간 최초 계약이 이뤄진 지난해 1월 휴마시스 주가는 6거래일만에 1만6600원에서 3만6450원으로 119% 상승했을 정도로 시장의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이번 계약해지로 결국 양사의 동맹은 2년 반 만에 법적 공방까지 예고한 파국에 이르게 됐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미국 법인 설립을 마쳤고 해당 법인을 통해 FDA 정식승인이나 EUA 승인, 현지 생산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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