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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제 시장, 1·2위 중심 재편되나…가이드라인 발표 임박
  • 숙취해소제 규제 강화, HK이노엔·삼양사에 호재될 듯
  • 캡슐·정제형 숙취해소제 제조사들 존폐 기로 설 수도
  • 등록 2023-03-09 오전 7:44:25
  • 수정 2023-03-09 오전 7:44:25
이 기사는 2023년3월9일 7시44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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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이르면 상반기 중 숙취해소제 제조사들이 숙취해소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낼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놓는다. 2025년부터 숙취해소제에 적용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 고시를 앞두고 업계 혼란을 줄이기 위한 선제조치이다. 해당 고시가 효력을 갖게 되면 3000억원을 넘어선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HK이노엔(195940)삼양사(145990)를 필두로 한 1·2위 사업자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HK이노엔의 숙취해소제 ‘컨디션’ 라인업 (사진=HK이노엔)


8일 식약처에 따르면 오는 2025년 1월1일부터 인체적용시험 자료가 있어야 숙취해소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 제도가 적용된다. 이를 앞두고 식약처에서는 막바지 준비작업에 나섰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연내에는 숙취해소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현재 초안을 만들어 전문가 검토를 받고 있는데 이 단계가 끝나면 영업자 등의 의견을 받아 공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숙취’의 정의와 인체적용시험 평가지표 등이 담길 예정이다.

기존에 숙취해소제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으로 분류돼 인체적용시험을 통한 효능 입증이 필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이 지난해 처음 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숙취해소제를 단순한 일반식품이 아닌 ‘기능성표시 일반식품’으로 분류해 소비자의 혼동을 막고 품질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3128억원 규모의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음료와 비음료, 각각 2 대 1의 비율로 나뉘어져 있다. 전체 시장에서는 HK이노엔이 ‘컨디션’ 라인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2000억원대 음료 시장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를 수성 중이다. 반면 비음료 시장에서는 ‘상쾌환’을 중심으로 삼양사의 존재감이 크다. 해당 데이터는 닐슨IQ코리아의 소매지수 서비스로 소매유통시장의 숙취해소제 카테고리에 대해 2016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조사한 PCV 기준 데이터를 HK이노엔이 부분 참조한 것이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컨디션 매출이 사상 첫 600억원 고지를 넘었고, 삼양사는 상쾌환의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지난해 135%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중소형 제약사 및 식품기업들도 남은 50% 안팎의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중이다. 최근에는 히말라야 파티스마트 등 ‘직구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체적용시험 자료 제출이 필수가 되면 시장에서 기존 톱2 업체인 HK이노엔과 삼양사의 영향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인체적용시험은 해당 식품이 특정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사람을 대상으로 증명하는 시험이다. 의약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만큼 엄격하진 않지만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비용이 든다.

HK이노엔을 비롯해 시장점유율 상위권 업체들은 인체적용시험이 필수가 아니던 시절에도 마케팅의 일환으로 숙취해소 효과를 검증하는 시험을 수행하곤 했기에 제도 시행이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다. 반면 시간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거나 그간 플라시보 효과에 기대 효능 개발에 소홀했던 영세업체들엔 치명타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체적용시험을 시행할 여력이 안 되는 작은 회사들은 시험을 포기해 ‘숙취해소’ 문구를 포기하고 사실상 시장에서 자진 철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숙취해소제를 정제나 캡슐과 같은 형태로 만들지 못하게 제형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일부 기업은 제품 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숙취해소제 역시 다른 기능성표시 일반식품들처럼 캡슐이나 정제로 만들지 못하게 할지, 예외 조항으로 규정을 개정해서 진행할지를 두고 다시 논의 중”이라고 했다.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는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표시와 차별을 둠으로써 허위·과대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제형에 제한을 두게 돼 있다. ‘부당한 표시 또는 광고로 보지 아니하는 식품 등의 기능성 표시 또는 광고에 관한 규정 제정고시’에 따르면 정제, 캡슐, 과립·분말(스틱·포), 액상(앰플형, 스프레이, 인삼·홍삼 기능성 표시 농축액, 100ml 이하 파우치 형태) 등 건강기능식품과 형태가 유사하면 기능성 표시를 하지 못한다.

현행 고시로는 숙취해소제도 기능성표시 일반식품에 포함되므로 제형 제한이 적용돼야하나, 앞서 2021년 식약처는 ‘일반식품의 기능성 표시제도 질의응답집’을 통해 “‘숙취해소’ 표현의 경우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과 차이가 있으므로 식품의 형태를 제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숙취해소제의 제형 제한 여부를 식약처가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제 및 캡슐 형태의 제품을 가진 회사들의 계산은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업계 상위권을 달리는 HK이노엔이나 삼양사의 경우 제형 제한에 해당되는 제품이 없다. 삼양사의 상쾌환이나 HK이노엔의 컨디션환은 정제가 아닌 환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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