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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30일 판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채영광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사진=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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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오마커를 통해 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고,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마커 발굴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인공지능(AI)의 도움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공지능을 통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발굴한 바이오마커로 암을 진단하는 AI 진단 기술은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지난해 9월 미국에서 폐암 말기 환자의 폐 이식 수술을 사상 최초로 성공시킨 한국인 의사 채영광 노스웨스턴의대 교수를 만난 건 지난 8월 30일. 경기도 판교 모처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채교수는 폐 이식과 면역항암제 연구에 대한 얘기를 전하면서 AI의 중요성과 AI 진단에 있어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다양한 암종에서의 면역항암제 연구를 진행해왔고, 비소세포폐암 연구를 비롯 110여편의 논문을 발표한 종양 전문가이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존스홉킨스대학원에서 암 연구를 했다. 텍사스대 엠디앤더슨 암센터 펠로우를 거쳐 2014년부터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에 AI 진단기업
루닛(328130) 자문위원과
네오이뮨텍(950220) 과학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폐 이식 수술 성공 후 미국 CNN 등 현지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보도되는 등 높은 주목을 받았다.
채 교수는 “폐 이식 환자의 경우 암이 기관지를 통해 퍼지면서 진행이 너무 빨랐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폐암 치료법이 아닌 폐 이식을 고민해야 했고, 마침 이식할 수 있는 폐와 폐 이식 준비가 됐던 상황이었다”며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대변했던 환자가 현재 수술한 지 1년 정도가 됐는데, 문제가 없으니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말기 폐암 폐 이식에 성공한 최초 미주 한국인 교수로 이름을 올린 채 교수는 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면역치료에 대한 연구에 한창이다. 그는 “폐암에 대한 면역치료는 기존 표적치료나 전통적인 화학치료에서 볼 수 없었던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흑색종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던 면역항암제가 폐암에서도 일부 환자군에서 5~6년 동안 암이 자라지 않고, 약을 끊어도 암이 진행되지 않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면역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이오마커라는 것이 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피와 조직에서 바이오마커를 보고 발굴하는 것이 제 연구 주제이다. 바이오마커 발굴은 인체 내 여러 가지 각도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유전체(DNA), 전사체(RNA), 단백체, 후성유전체 등 다양한 분자 수준에서 생성된 여러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멀티오믹스(multiomics) 등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어떤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사람이 판단하기는 어렵다. AI는 빅데이터를 통해 중요도 등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결국 AI를 활용해야 하고, 이것이 AI 진단기술이 발전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8월 30일 판교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채영광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교수.(사진=송영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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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치료 연구에 루닛 AI 모델을 활용하고 있는 채 교수는 AI를 활용한 진단기술은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 교수는 “미국은 AI의 기본이 되는 빅데이터를 모으기가 한국보다 쉽지 않다. 데이터 코딩이 다 똑같아야 하는데, 미국 내 병원들의 전자차트시스템이 회사마다 달라 어려운 점이 있다”며 “한국도 시스템이 다 통합된 건 아니지만, 미국보다 나은 환경이다. 미국은 한국이 전자차트시스템을 사용할 시기에 모든 업무가 수기로 이뤄지는 등 한국에 비해 많이 느린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 교수는 “암에서 또는 암의 어떤 서브 타입이 면역요법에 잘 들을 것인지, 아니면 듣지 않을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바이오마커”라면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현재 루닛이 가장 많은 환자 연구로 확증된 임상 데이터를 갖고 있다. 미국에는 아직 그런 기업이 없다. 루닛은 AI 진단 분야 세계적인 리더라고 판단한다. 루닛의 핵심 기술은 튜머(종양)를 잘라 디지털 이미지로 촬영해 AI로 분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AI가 기술로서 존재하지만 이를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임상의로서 AI를 임상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언맷 니즈(미충족수요)가 보인다. 그런 부분을 루닛은 임상 인사이트가 좋은 분들과 훌륭한 AI 엔지니어들이 만나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루닛 영상 AI 기술의 집약체인 루닛 인사이트(폐 질환 및 유방암 진단)는 정확하고 효율적인 암 진단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업 GE헬스케어 등 국내외 600여개 기업 및 의료기관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여기에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예측해 치료 결정을 도와주는 루닛 스코프를 개발해 액체생검 1위 기업인 가던트헬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신약개발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채 교수는 국내 AI 진단 기업들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와 디테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 진단은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임상 연구로 이어져야 한다. 이미지 하나를 잘 분석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n수를 높여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임상적으로 중요한 부분들을 통합해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