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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비보존 제약(082800)이 최근 배포한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VVZ-149)의 임상 3상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가 일부 과장된 표현들로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비보존제약이 지난 7일 배포한 보도자료 내용 중 일부.(제공= 비보존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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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제약은 지난 7일 대장절제 수술을 받은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오피란제린 주사의 수술 후 통증에 대한 진통 효능의 확증적 평가와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1차 지표로 설정한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에서 오피란제린 투여군이 ‘위약’ 대조군보다 35% 유의한 결과를 확인했다. P값은 0.0047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 1차 지표 의미는 두 집단 간 12시간 동안 통증감소 정도의 차이가 35%라는 것이다. 회사 측은 또 “임상 3상 성공을 통해 수술 후 통증 치료제로서 마약성 진통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도 언급했다. 비보존 제약 주가는 2월 1일 810원에서 17일(종가 기준) 1478원으로 약 2주 만에 82% 가량 폭등했다.
발표내용과 ‘다르게’ 진행된 임상하지만 비보존제약이 실제 진행한 임상은 보도자료에 언급된 내용과는 상당히 ‘다르게’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번 보도자료에서 비보존제약이 언급한 ‘위약군’은 통상 생리 식염수만 투여하는 걸로 알려진 위약군이 아니다. 이 임상에서 위약군은 생리 식염수에 마약성 진통제를 ‘충분히’ 사용한 환자들이었다. 물론 진통제 임상은 통증이 문제가 될 경우 위약군에 생리 식염수를 사용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어 기존 진통제와 효과를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통증이 약한 경우는 위약군에서 생리 식염수를 사용할 수 있으며, 모든 진통제 관련 임상은 위약군을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따로 있지도 않다.
시험군도 오피란제린 단독 투여군이 아닌, 오피란제린에 기존 마약성 진통제를 추가로 투여한 환자들이었다. 비보존제약은 시험군에서 환자들이 오피란제린을 투여받은 뒤 대조군보다 마약성 진통제를 20~30% 가량 적게 투여했다고 밝혔다. 임상 과정에서 오피란제린과 기존 마약성 약물(구제약물)을 함께 투여한 것이다. 한 임상 디자인 전문가는 “오피란제린으로 컨트롤이 안돼서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를 추가로 투여한 것 같은데, 이를 단순히 ‘위약 대비 효과가 있었다’고 표현하는 건 무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오피오이드를 투여한 환자라면 대조군이라든지 다른 표현을 쓰는 게 맞는데, 이 같이 표현하는 건 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형병원 소속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임상시험이지만 통증을 조절 안 하면 윤리적 문제가 있으니 이런 식으로 디자인한 것 같은데,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다. 보통은 통증은 생기기 전에 진통제가 다 같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아프면 따로 투여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35% 통증감소’, 허가받기 충분한가1차 평가지표 결과가 품목허가를 받기에 충분한 데이터인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의견이 갈린다. 시험군에서 마약성 진통제와 오피란제린이 섞인 만큼, 오피란제린의 단독 효능을 확인하기 어려운 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는 “시험군에서 약이 이미 섞였기 때문에 어떤 것 때문에 효과가 나온 건지 알 수 없다”며 “a와 b를 비교해야지, a와 a+b를 비교하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런 임상 디자인은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펜타닐 등 마약성 진통제와 1대1로 효능 등을 비교해야 한다. 현재의 결과만 갖고는 기존에 처방되던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할만한 결과라 보기는 어렵다.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하기엔 아직 그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보존제약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마취 진정 및 마약성 진통제 시장은 1154억원 규모다.
한 임상 컨설턴트는 “아주 긍정적이라 할 수 없으나 이 정도면 허가 받기는 충분하다. 중요한 건 가설 검정 조건”이라며 “가설 검정 조건이 36% 이상 좋아져야 한다고 했으면 실패지만, 35% 이상 또는 30% 이상 개선이라고 규정 했다면 성공한 임상시험”이라고 말했다.
비보존제약 측은 “결론적으로 위약군은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환자로 봐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는 수술 후 진통제 임상시험의 시험 설계상의 한계이고 위약군 중에 구제약물을 사용하지 않는 환자도 있을 수 있으므로, ‘위약군 = 마약성 진통제 사용 환자’라고 명시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질적인 내용은 그렇다”고 해명했다.
[정정 및 반론보도] “‘위약 대비 효과’는 과장”… 비보존제약, ‘모호한’ 임상 발표 논란 관련본지는 지난 2월 20일 『“‘위약 대비 효과’는 과장”… 비보존제약, ‘모호한’ 임상 발표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오피란제린의 효과에 대한 내용이 과장되게 발표돼 투자자와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임상3상 시험군에서 오피란제린을 투여받은 환자들은 대조군보다 마약성 진통제를 20-30% 적게 투여하였음에도 투여 개시 후 12시간 통증강도차이합(SPID12) 평가에서 위약군에 비해 높은 통증감소를 보였고, 임상3상 일차평가항목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결과를 얻어 이를 적법하게 공시 및 발표하였음을 확인하였으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한, 비보존제약 측은 “㈜비보존제약의 오피란제린 임상3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임상계획에 따라 그대로 이루어졌으며 효과를 과장하거나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