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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대우 교수, 신개념 '유전자치료제 전달체' 세계 최초 개발성공
  •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 인터뷰
  • 유전자치료제 핵심 ‘전달체’ 개발
  • 기존 AAV 전달체 등 약점 극복
  • 유전성 안질환 스타가르트병 첫 타깃
  • 25억원 졸겐스마, 10억원으로 공급하는 방안 고려
  • “우리나라를 유전병 치료 허브 국가로 만들고파”
  • 등록 2022-04-05 오전 8:00:11
  • 수정 2022-04-07 오전 8:5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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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국내 연구자가 유전자치료제의 핵심 기술인 유전자전달체(전달체)를 새롭게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전자치료제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병하는 유전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다. 40년 이상의 연구 끝에 최근에야 2개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가 날 정도로 개발이 어렵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있어 핵심 기술은 ‘전달체’다. 치료물질인 정상 유전자를 세포 내 원하는 위치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전달체가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개발된 전달체는 기존 대다수 기업이 사용 중인 전달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전달체를 이용해 지금까지 치료제 개발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유전병에 대한 유전자치료제가 만들어져 동물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새 전달체를 개발한 주인공은 코로나 전문가로도 잘 알려진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다. 그는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개발 완성하는 데 꼬박 18년 걸렸다”며 “이 전달체는 GLAd”라고 밝혔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새로운 유전자 전달체를 18년 걸려 개발 완성했다고 밝혔다. (사진=설대우 교수 제공)
기존 AAV, 렌티 바이러스 전달체 약점 극복

현재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쓰이는 대부분의 전달체는 세포 내로 들어가는 본질적 기능을 가진 바이러스다. 설 교수는 “바이러스의 자가 복제 기능을 없애고, 세포 침투 기능만 살려 목표한 지점에 유전자를 전달하도록 한 게 바이러스 전달체”라고 설명했다. 정상 유전자가 인공위성이라면, 전달체는 인공위성을 실어 나르는 로켓이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에서 지금까지 통상 사용되는 전달체는 아데노 부속 바이러스(AAV)다. 1회 투여에 각각 10억원과 25억원이지만 치료 효과가 좋은 망막질환 유전자치료제 ‘럭스터나’와 척수성근위축증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에도 AAV가 사용됐다. 하지만 AAV는 긴 유전자는 전달하지 못하는 약점을 가진다. 이 때문에 AAV를 전달체로 사용할 경우, 유전자치료제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

그는 “GLAd는 AAV로는 전달할 수 없는 긴 유전자도 전달이 가능하다. 사람 유전자는 어떤 것이든 전달할 수 있다”며 “AAV 외에 많이 쓰이는 게 렌티바이러스 전달체다. 이 전달체는 비교적 긴 길이의 유전자도 탑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정상 유전자를 세포 내 다른 유전자에 끼워넣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다른 유전자에 끼어들면, 제 역할을 잘하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제 기능을 못한다.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는데, 오히려 다른 새 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에게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현재 GLAd 전달체를 활용해 첫 번째로 동물실험에 들어간 스타가르트병 치료제에 대해 설 교수는, “스타가르트병은 황반 세포의 abca4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해서 생긴다. 이 유전자는 워낙 길어서 현존하는 기술로는 GLAd 전달체만이 이 유전자 전체를 전달할 수 있다”며 “졸겐스마 대상 질병인 척수성근위축증에 대한 유전자치료제도 곧 동물실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설 교수는 “GLAd 전달체로 우선 기술우위성을 증명하려 한다. 첫 번째 대상이 스타가르트병이다. 이 병은 단일 유전병 중에서도 환자가 많다. 세계에서 8000~1만명당 1명의 비율로 환자가 존재한다. 우리나라에는 5000~6000명 환자가 있다. 어떤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지 알지만 아직 치료법도,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개발 성공 시 3년 내 결과…“유전병 치료 허브국가 일조할 것”

동물실험은 스타가르트병을 앓는 쥐 100여마리에 GLAd 전달체를 활용해 정상 유전자를 망막 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동물실험은 김상진 삼성서울병원 교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김 교수는 국내 최초로 럭스터나를 환자에게 투여해 실명을 치료한 경험이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눈 구조에 대한 해부학적 지식과 숙련된 유전자치료제 투여 경험이 필요해, 김 교수가 적임자라는 설명이다. 스타가르트병을 앓는 쥐 100여마리에 GLAd 전달체를 활용해 정상 abca4 유전자를 망막 세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동물실험은 1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그는 “GLAd 전달체가 황반 세포에 정상 유전자를 제대로 전달하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실험 결과는 몇 달 이내에 나온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은 1, 2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임상시험도 수십명 수준으로 가능하다. 희귀질환이면서 대체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임상에는 약 2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흑암시와 망막색소변성증 등 유전성 눈질환, 레트증후군과 같은 신경계 유전병에 대한 다양한 유전자치료제도 개발해 후속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전자치료제는 초고가의 치료제”라면서 “스타가르트병 하나만 해도 인접 국가들 시장이 약 100조원, 미국과 유럽 등까지 합하면 200조원 시장이다. 졸겐스마는 1회 투약에 25억원인데, GLAd 전달체 기술을 활용해 10억원 정도로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외 제약사 몇 곳과 기술제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향후 어느 기업과 제휴하든지에 상관없이, 기술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제조는 우리나라에서만 할 예정이다.

설 교수는 “전달체 및 유전자치료제 개발은 기술장벽이 매우 높다. 선천성 유전병 대부분은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불치성 질병이다. 환자가 평생 겪는 삶의 질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쁘다. 그래서 유전병 환자들은 좋은 치료제만 있다면 치료를 위해 국경을 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를 유전병 치료의 허브 국가로 만들어 세계 곳곳의 유전병 환자가 우리나라를 찾도록 하는 게 미래의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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