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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블록버스터 시대]⑦녹십자,혈액제제 글로벌 캐시카우로 키운다
  • 액상형 면역를로불린제제 IVIG-SN
  • 10조원 미국 시장 진출 추진
  • 경쟁제품보다 부가지표 양호
  • 혈액제제 생산 경험으로 승부
  • 허가 및 점유율 확보 시점 관건
  • 등록 2022-05-30 오전 8:10:29
  • 수정 2022-06-20 오후 7:2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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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1400조원 vs. 730조원. 글로벌 의약품 시장은 반도체 시장보다 2배 가까이 클 정도로 방대하다. 신약의 경우 부가가치 면에서도 반도체, 자동차 등 국내 주요 수출품 대비 월등히 높다. 성공한 신약 1개 매출은 자동차 수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는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바이오기업들과 겨루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수조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연간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보유하게 되면 국내 업계의 글로벌 위상도 덩달아 정상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동안 꿈으로만 여겨지던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이 임박하면서 누가 최초 블록버스터 타이틀을 차지할지도 관심사다. 이데일리는 국내 업계에서 글로벌 블록버스터 등극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신약들을 선정, 집중 조명한다.[편집자 주]


녹십자(006280)가 면역글로불린 주사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IVIG-SN)’ 10%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허가 시 미국에 진출하는 최초의 국산 혈액제제가 된다. 녹십자는 IVIG-SN을 글로벌 캐시카우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녹십자가 미국에서 허가를 진행중인 면역글로불린 주사제는 미국 시장에서 선전을 하게 되면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글로벌 진출 최초 국산 혈액제제 노리는 IVIG-SN

혈액제제는 혈액 성분의 일종인 혈장에서 면역, 지혈 등 작용을 하는 단백질성분만 골라내 고순도로 분리해 만든다. 녹십자 IVIG-SN은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로, 선천성 면역결핍증과 면역성 혈소판감소증 등 일차 면역결핍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녹십자 IVIG-SN 제품. (사진=녹십자 제공)


2010년 녹십자는 IVIG-SN 5% 제품을, 2017년에는 성분 농도를 높인 IVIG-SN 10% 제품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받았다. IVIG-SN 5%는 파키스탄, 브라질 등 남미 국가를 위주로 15개국에서 허가를 취득해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IVIG-SN 5%와 10% 제품은 국내에서 2019년 306억원, 2020년 286억원, 지난해 30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수출 실적은 2019년 745억원, 2020년 717억원, 지난해 265억원이었다.

10조원 규모 미국 시장 진출, 점유율 확보에 1조원 매출 달성 달렸다

시장에서 기대감을 거는 것은 IVIG-SN 10%의 미국 진출이다. 현재 미국 IVIG 시장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미국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다는 평가여서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IVIG-SN 10%는 IVIG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일차 면역결핍증 환자를 대상으로 IVIG-SN 10%(GC51070)에 대해 미국 및 캐나다 13개 기관에서 진행한 임상3상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IVIG-SN 10%를 투여해 12개월간 급성 및 중증 세균성 감염 빈도를 측정한 결과, FDA 기준인 1보다 낮은 0.02의 수치를 보였다. 임상 환자 삶의 질을 평가하는 부가 지표는 기존 제품보다 양호했다. 약물로 인한 사망이나 심각한 수준의 이상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IVIG-SN 10% 제품에 대해 녹십자는 FDA에 허가 신청을 했다. 당초 올해 허가가 유력시됐지만 FDA가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 현장 실사를 요구하며 허가가 지연됐다. 시장에서는 2024년경 미국 시장 출시가 가능하리라 예측한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허가를 받게 될 경우 2025년 보수적으로 매출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허가가 지연되면서 시점도 함께 밀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제품이 허가를 받는다는 가정하에 미국 시장에서 녹십자가 IVIG-SN 10%는 2032년께 3억5800만달러(약 45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녹십자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2.75%로 산정한 수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녹십자가 IVIG 10% 제품 출시 4~5년차에 보수적으로 최대 5%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내년 허가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5년 후인 2028년경 시장 규모 추정치(약 12조7550억원)의 5%는 6375억원 정도다. 점유율을 얼마나 확보하는지에 따라 2030년대에 미국 시장에서만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경기도 용인시 녹십자 본사. (사진=녹십자 제공)


현재 미국 시장에는 10개 정도 제품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 그리폴스, 다케다, CSL 등이 각각 15% 정도를 점유한다. 녹십자는 혈액제제 생산 경험을 앞세운다. 혈액제제는 제조 공정상 대규모 생산 설비와 고도화된 생산 경험이 필수다. 녹십자는 1971년 국내에서는 최초, 세계에서는 6번째로 혈액제제 공장을 세웠다. 2017년부터 오창 혈액제제 공장 설비를 2배 확장했다.

회사는 후속 적응증 확보도 추진 중이다. 소아 면역결핍증을 대상으로 한 IVIG-SN 10% 제품(GC5107D)과 면역결핍증을 적응증으로 가진 IVIG-SN 5% 제품(GC5101B)도 미국 임상 3상 단계다. 이미 그리폴스 등 여러 기업이 내놓은 제품이 일차 면역결핍증에 더해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 적응증을 추가한 터라 적응증 확보는 필수다.

녹십자 입장에서는 IVIG-SN의 미국 진출이 절실하다. 2015년 IVIG-SN 5%를 FDA에 허가 신청했다가 제조공정과 품질관리에 대한 데이터가 발목을 잡았고, 전략을 바꿔 IVIG-SN 10% 제품 우선 출시를 추진해왔다. 이 제품을 개발하는데 지금까지 361억원을 투입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경우 면역글로불린 시장 가격이 국내보다 4배 이상 약가가 높게 형성돼 있어 미국 진출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세계 면역글로불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 시장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다른 시장 진출 계획은 구체화된 후에 말할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는 “(수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이미 인정받은 제품력을 기반으로 미국 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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