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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로셀, CAR-T 제조·검증 기간 40일→2주로 줄인다
  • 기술평가 기관 배정 완료
  • CAR-T 제조·검증 기간 파격 단축
  • 임상2상 환자 절반 이상 등록·투약
  • "기평 통과 긍정적… 표준 평가모델 변수"
  • 등록 2023-01-03 오전 8:30:14
  • 수정 2023-01-03 오전 8:30:14
이 기사는 2023년1월3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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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인 큐로셀이 IPO(기업공개) 재도전에 나선 가운데 기술성 평가 통과를 위한 ‘업그레이드’ 작업에 한창이다. 회사는 기존 약 40일 정도 소요되던 CAR-T 치료제 제작·품질 검증 기간을 최소 2주로, 절반 이상 단축시킨다는 목표다. 시장에서는 일단 기술성 평가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지만, 다음달부터 ‘표준 기술평가모델’이 적용된다는 점은 변수라고 분석한다.
올해 3월 완공 예정인 큐로셀의 CAR-T 치료제 상업용 생산 공장.(제공= 큐로셀)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큐로셀은 지난해 12월 초 기술성 평가를 위한 외부 전문 기술평가기관을 배정받았다. 전문평가기관은 6주 내 기술평가 결과를 한국거래소와 주관사에 제출해야 한다. 올해 초 평가 결과가 나오면 상반기 안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을 청구, IPO를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CAR-T, 14일 내 받아보나

큐로셀은 2022년 초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IPO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수출 이력이 없고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 CAR-T 치료제 임상 환자 수가 적다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이같은 문제점을 감안한 큐로셀은 이번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앞두고 임상시험 진행률을 높였다. 특히 CAR-T 치료제 제작과 품질 검증에 걸리는 시간을 현재의 절반 이상 수준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CAR-T 치료제는 환자 혈액에서 얻은 면역 세포를 암을 잘 인식하도록 유전자를 조작, 다시 환자 몸 속에 넣는 의약품을 말한다. 기존에는 환자 혈액 채취 후 치료제를 제조하는 기간이 평균 7~9일, 치료제 품질을 검증하는 기간은 4주 가량 걸렸는데, 큐로셀은 제조와 품질 검증 기간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다. 현재 기간 단축을 위해 진행 중인 시도가 성공하면 40일 가량 걸렸던 치료제 제조 기간이 14일로 대폭 줄어드는 셈이다.

큐로셀 관계자는 “말기암 환자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기존 4주에서 1주로 줄이는 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생산 공정도 변경해서 치료제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도 줄이려고 한다. 제조 1주, 검증 1주로 2주 안으로 치료제 제조부터 검증까지 마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환자 투약도 목표 인원의 절반을 넘겼다. 큐로셀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CAR-T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을 시작한 기업이다. 회사는 지난해 혈액암 일종인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 ‘CRC01’ 임상을 시작했다. 현재 65명 환자 모집 및 투약을 목표로 임상 2상 중이며, 현재까지 32명 환자에 대한 투약을 마쳤다. ‘모수가 적다’는 지적을 받았던 지난 기술성 평가 때와는 달리 이번엔 임상 2상 환자 데이터도 포함되기 때문에 기평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큐로셀의 임상 1상 결과에 따르면 혈액암 환자 11명 중 9명이 완전관해(암세포 완전 소멸)에 도달했다. 지난해 6월 회사가 발표한 CRC01의 임상 중간결과에 따르면 완전관해율(CR)은 82%로, 킴리아의 CR(32%)을 크게 웃돌았다. CAR-T 치료제는 이미 허가를 받은 해외 제품들이 임상 2상 후 3상 없이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듯, 큐로셀도 같은 절차를 통해 상용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는 CAR-T 치료제 플랫폼 기술인 ‘오비스(OVIS) CAR-T’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PD-1(T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능을 막는 단백질)과 TIGIT(면역세포 활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의 발현 억제를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회사 측은 OVIS CAR-T를 쓰면 PD-1과 TIGIT 등이 각각 평균 70%와 90%씩 감소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OVIS CAR-T 관련 특허가 등록됐으며, 미국에서 출원 등록이 진행 중이다.

회사는 향후 CRC01를 2차 치료제로도 승인받겠다는 목표다. 현재는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를 제외한 모든 CAR-T 치료제는 3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예스카타는 지난 5월과 10월 각각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거대 미만성 B세포 림프종(DLBCL) 및 B세포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앞단에 쓰이는 치료제일수록 투약 환자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큐로셀도 향후 추가 임상 등을 통해 한층 높은 시장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큐로셀은 이미 대전에서 치료제 상업화를 위한 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공장을 세우고 있다. 오는 3월 완공될 예정이다. 현재 임상용 CAR-T 치료제 생산은 삼성서울병원 내 GMP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으며 대전 공장은 상업용으로 활용된다.

올해는 상장할까

시장에서는 큐로셀의 기술성 평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유럽 혈액학회에서의 긍정적 임상1상 데이터 발표, 임상 단계 진전, 임상 환자 수 증가 등 여러 이슈들이 회사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사 제약바이오 연구원은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텍을 보면 두 평가기관에서 각각 A, BBB 받아도 올라온 기업들이 5개 정도 된다”며 “큐로셀이 한 기관에서 BB보다 하나만 높은 등급을 받아도 통과될 가능성은 높다. 학회 데이터나 2상 진입, 삼성병원 환자 수 등을 기반으로 신청했다면 기술성 평가 통과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다음달부터 시장되는 기술성 평가의 ‘표준화’ 모델 적용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올 상반기의 경우 증권사들도 기술특례상장 요건들을 보면서 눈치도 볼 수 있고 활발히 IPO가 이뤄지긴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며 “큐로셀 자체 기술력이 탄탄하다 해도 IPO 기준 때문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거래소 측은 기술특례상장 문턱이 높아지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기술 평가 기관마다 가중치가 달랐던 평가 지표들을 모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다듬는 작업일 뿐, 상장 요건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종식 한국거래소 기술기업상장부장은 “서로 지표도 다르고 가중치도 다른 평가기관 지표들을 모아, 동일한 기술을 평가할 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도록 손을 보는 것일 뿐”이라며 “기술 문턱이 올라갔다기 보다는 좀 더 폭넓게 기술들을 검토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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