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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대표 이종장기기업 제넨바이오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종장기이식 임상시험은 아직 첫발도 내딛지 못한 상태고, 캐시카우 확보를 위해 뛰어든 동물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사업도 본격적인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영업흑자로 전환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만큼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제넨바이오(072520) 이종췌도이식 임상 1상시험계획 승인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회사는 2020년 8월 이종췌도이식 연구자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하지만 두 번의 보완 요청을 받았고, 지난해 임상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이후 의뢰자 주도 임상으로 변경해 신청했지만, 역시 식약처로부터 보완을 요청받았다. 지난달 15일 두 번째 보완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이달 5일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었지만, 식약처가 이를 9월 16일까지 미룬 것이다.
재정 악화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이종췌도이식 사업은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넨바이오는 이종장이종장기 적용을 통한 인류의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회사기 때문이다. 이종장기이식 시장성은 풍부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인공장기 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53억70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제넨바이오 이종장기이식 사업은 2년 넘게 지연되고 있고, 캐시카우 사업인 동물 CRO(임상시험수탁기관)도 지지부진해 기업 운명이 존폐 갈림길에 서있다는 분석이다.
| 이종장기이식 종합 연구단지 ‘제넨코어센터’.(사진=제넨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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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승인 지연 이유는 ‘안전성’ 때문제넨바이오 이종췌도이식 1상 시험이 본 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데는 안전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넨바이오가 시도하는 이종췌도이식 1상이 사실상 세계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미국 등에서 과거 임상이 진행된 바 있지만, 국제 규제기관의 기준이 확립되고 난 후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진행되고 있는 임상은 제넨바이오가 최초다. 따라서 식약처도 장기간 안전성에 대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식약처는 안전에 대한 신뢰성을 주는 장기간 안전성 데이터를 요구했다. 이번 임상은 췌도 세포를 몸에 주입, 인슐린을 분비해서 당뇨를 치료하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췌도 세포를 주입하고 1개월, 2개월, 3개월, 6개월이 지나도 몸 안에서 의도한 기능만 하는지, 잘못 발현돼 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는지 등을 좀 더 긴 시간 테스트 하라는 게 식약처 입장”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식약처 요구대로 장기간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식약처로부터 추가 보완 요청받은 후 장기간 안전성 실험을 수행했다. 보통은 설치류를 통해 1개월 정도 실험하는 것이 기본 시험법으로 잡혀있다”며 “1개월이 아닌 6개월 동안 실험했고, 실험데이터를 정리해서 보고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식약처가 임상 승인 여부 시점을 한 달가량 늦춰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속도 못 내는 동물 CRO, 상장폐지 우려까지궤도에 오르지 못한 이종췌도 임상도 문제지만 더욱 큰 문제는 기업 존립 여부다. 제넨바이오는 4년 연속 영업손실로 현재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2018년 약 24억원, 2019년 약 119억원, 2020년 약 117억원, 2021년 약 124억원으로 4년째 영업 적자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21억원을 기록했지만 2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영업적자가 올해까지 이어지면 제넨바이오는 상장폐지 심사 대상이 된다. 위기 속에서 회사가 선택한 사업은 동물 CRO였다. 지난 2월 평택 드림테크산업단지 약 6370평 대지에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이종이식 종합 연구단지 제넨코어센터까지 완공해 가동 중이다. 회사는 동물 CRO 등을 통해 올해 흑자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동물 CRO 부문 1분기 신규 수주 금액은 약 5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수주 잔액도 약 8억2000만원 수준이다. 제넨코어센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가동을 위한 준비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고, 수익성이 높은 영장류 유효성 평가를 하기 위한 GLP(비임상시험 관리기준) 인증은 아직 신청도 못한 상태로 확인됐다.
제넨바이오 관계자는 “제넨코어센터 준공이 완료된 시점은 2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직원들이 센터에 투입되고, 동물실험실 가동 등에 시간이 걸렸다”며 “제넨코어센터가 제대로 가동되는 것은 현시점부터다. GLP 인증은 현재 문서 작업을 진행 중이고, 신청 후 인증까지 최소 1년 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특히 회사 측은 재무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임상 승인이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재무적인 부분은 풀어야 할 숙제다. 이종췌도이식 임상이 승인되면 자사의 기술력이나 R&D에 대한 역량을 간접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사업 시너지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