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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기존 조영제보다 ML-101 간 조영제가 10배 이상 밝다는 사실에 놀라 먼저 자문을 제안했다”.
| 코켄 샴지 레드MD 회장이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점에서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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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켄 샴지(Kohkan Shamsi) 래드MD(RadMD) 회장에게 비엘팜텍과의 인연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ML-101은 비엘멜라니스가 인공 멜라닌을 이용해 개발한 간 조영제다. 비엘멜라니스는
비엘(142760)의 손자회사,
비엘팜텍(065170)의 자회사다.
샴지 회장은 세계 최대 규모 영상학회인 ‘북미방사선학회’(RSNA)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로 꼽힌다. 래드MD는 임상 영상 분석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로 300여 명의 생명공학자가 근무 중이다.
그는 조영제 개발에 있어선 학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42개국에서 조영제 품목허가를 주도한 경력을 보유했다. 그는 이 같은 다채로운 이력으로 학계와 산업계 양쪽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덕분에 샴지 회장은 글로벌 조영제 시장에서 개발자와 산업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샴지 회장은 인도에서 방사선학 의학박사를 받았다. 이후 벨기에 앤트워프대학에서 간 영상학 전공으로 두 번째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과 독일에서 활동하며 여러 조영제 임상과 품목허가에 참여했다. 현재 세계 시판 중인 대부분의 조영제가 그의 손을 거쳤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가 조영제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는 배경이다.
샴지 회장은 자문 중인 조영제 국내 임상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이달 초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이데일리는 지난 9일 그가 묶고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점을 찾아 단독 인터뷰했다. 다음은 샴지 회장과 일문일답.
△ ML-101에 후한 평가를 내렸는데.ML-101을 이해하기 위해선 글로벌 조영제 시장 상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 조영제 시장에선 양 끝이 뚫린 선형 가돌리늄 조영제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가돌리늄은 몸속 칼슘·아연 이온을 쉽게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가돌리늄이 몸에 쉽게 축적된다.
가돌리늄이 태아의 뇌, 뼈, 피부 등에 축적되면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가돌리늄 자체가 독성이 아주 강한 물질이기 때문이다.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은 선형 가돌리늄 조영제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고한다. 선형 조영제가 양쪽 끝이 막힌 거대 고리형 조영제로 세대 교체된 배경이다.
문제는 여타 장기와 달리 간은 고리형 가돌리늄 조영제로 조영이 안 된다. 아직 선형 가돌리늄 조영제를 간 조영에 사용하는 이유다. ML-101은 가돌리늄 자체를 쓰지 않고도 간 조영에 성공했다. ML-101이 인체 멜라닌 색소를 모사해 조영제를 만들었단 사실 자체가 경이롭다. 인체 친화적인 색소를 이용해 간 조영제 개발했기 때문에 높은 안전성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나뿐만 아니라 세계 의료영상 분야 학계와 산업계 전체가 ML-101에 관심 둘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왜 고리형 간 조영제 개발은 왜 어렵나.간 조영제가 되기 위해선 충족 조건이 있다. 조영제를 인체에 투입시켰을 때 절반은 신장에, 나머지 절반은 간으로 흘러들어 배설돼야 한다. 간에만 100% 흡착되면 간 독성이 높아져 위험해진다. 신장에 너무 많이 유입되면 간 조영 자체가 어려워진다. 간 독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조영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준은 50%는 간, 50%는 신장으로 각각 유입돼야 하는 것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기가 무척 어렵다.
△ML-101은 이 조건을 충족한 것인가.그렇다. ML-101은 정확하게 간 50%, 신장 50%를 각각 타깃한다. ML-101은 조영제 완전 배설을 위한 자연대사 경로를 완벽하게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조영제 밝기가 기존 조영제 대비 최소 10배 이상 밝았다. 투약량을 1/10 수준으로 줄여도 기성 조영제 품질을 낼 수 있단 의미다. 만에 하나 ML-101 임상에서 독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지라도 투약량을 줄이면 된다.
△간 조영제 시장을 독점 중인 ‘프리모비스트’와 비교한다면.독성 문제는 차치하고 바이엘 ‘프리모비스트’는 종양을 잡아내는 데 최적화돼 있다. 간 섬유화까진 잡아내지 못한다.
하지만 ML-101은 간 섬유화까지 잡아낸다. 우리 피부도 상처가 나면 아물면서(섬유화되면서) 살 색깔이 짙게 변하지 않나. 멜라닌 색소가 상처부위에 흡착돼서 그런 것이다. ML-101도 인공 멜라닌으로 간 섬유화 진행 부위에 흡착된다.
현재 간 섬유화를 보기 위해선 초음파나 조직검사 말곤 방법이 없다. 조직검사는 횟수에 제한이 있고 초음파로는 간 섬유화를 제대로 살피기 어렵다.
△ML-101의 시장가치가 기존 조영제보다 크단 얘긴가.그렇다. 현재의 간 조영제 시장 규모가 얼마만큼이고, ML-101 예상 점유율에 따른 계산은 틀렸다. 주기적으로 간 섬유화를 겪은 환자의 진행상태를 살피고, 치료에 따른 경과를 살피는 수단으로 ML-101이 활용될 수 있다. 이런 시장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ML-101이 프리모비스트 대체재로 인식하는 건 협소한 시각이다. 특히 가돌리늄 조영제는 안전성 우려로 여러 번 쓸 수도 없었다. ML-101이 등장하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다.
△ML-101 전망은.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ML-101이 실험실 수준의 약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대량생산까지 성공했다. FDA는 균질한 품질로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여부를 품목허가에 아주 중요한 평가 척도로 여긴다. ML-101은 이 부분을 충족했다.
또 하나 하고 싶은 얘기는 FDA는 현재 간 조영제에서 가돌리늄 부작용 해소에 혈안이 돼 있다. ML-101처럼 가돌리늄을 쓰지 않음에도 불구 우수한 조영 품질을 보이는 조영제에 대해선 상당한 특혜를 줄 가능성이 크다. ML-101의 상업화 시계가 여타 약물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픈 얘기는.내년에 ML-101이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걸로 알고 있다. 기대하고 지켜봐 달라. 나는 성공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