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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바이오니아가 유한양행과 체결했던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이 사실상 껍데기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임상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던 글로벌 제약사 대신 유한양행과 기술수출 계약을 극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술이전 후 지지부진한 연구 성과에 공동개발이 9년째 답보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000100)은 2015년 SAMiRNA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던
바이오니아(064550)에 100억원(지분 8.65%)을 투자했다. 이와 별개로 110억원 규모 SAMiRNA 후보물질(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종양치료제 등 3개 신약)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니아와의 기술이전 계약 및 지분 투자는 유한양행의 첫 오픈 이노베이션 행보였던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니아에 따르면 해당 기술이전 계약은 유한양행이 SAMiRNA 기반 3종의 약물표적 저해제에 대한 전세계 독점적 권리를 갖고, 임상시험부터 생산 및 상업화 등을 진행한다. 단 바이오니아가 임상 1상까지 진행하고, 유한양행이 이후 임상개발을 진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 2015년 9월 진행된 유한양행과 바이오니아 협정식 모습.(사진=바이오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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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iRNA 플랫폼, 빅파마는 확신 없었다유한양행과의 계약은 바이오니아 핵심 플랫폼인 SAMiRNA의 유일한 기술이전 계약이다. 2015년 9월 체결된 이후 양사 분기보고서와 연간 사업보고서에 꾸준히 명시돼왔다. 하지만 2018년을 2분기를 기점으로 유한양행 보고서에서는 바이오니아 기술이전 계약 내용이 자취를 감췄고, 현재까지 같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유한양행 측은 바이오니아와 지분 관계가 정리된 만큼 굳이 표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실제 유한양행은 2015년 9월 확보했던 바이오니아 지분 132만6260주(8.65%)를 확보했다. 하지만 2017년 4분기부터 2020년 1분기까지 2년여 동안 지분 모두를 처분했다. 2019년 3분기 전까지 바이오니아는 유한양행의 경영참여 기업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굳이 2018년부터 바이오니아 계약만 일부로 누락한다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반응이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생각했던 만큼 바이오니아와의 연구가 진전되지 않았고, 비전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판단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바이오니아가 임상 1상을 완료하고, 유한양행이 후속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임상 단계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니아는 유한양행에 앞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전임상 결과를 토대로 기술수출 협상을 진행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임상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2016년 당시 윤평오 바이오니아 책임연구원은 (재)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기고문을 통해 “다수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 및 기술이전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며 “하지만 대부분의 글로벌 제약기업은 본사의 전임상 연구 결과 및 원천기술에 대한 기술력은 인정했지만, 실제 임상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을 갖기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바이오니아는 바이오 1세대 기업으로 SAMiRNA 분야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었다. 유한양행도 첫 번째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기업으로 바이오니아를 선택했던 이유”라며 “하지만 SAMiRNA 신약 연구가 지지부진하면서 바이오니아에 대한 기대치가 꺾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계약 유지” 주장하지만...서로 떠넘기기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유한양행과 바이오니아의 공동연구가 사실상 중단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과 바이오니아 측은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지만 계약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2021년 계약 변경이 이뤄졌다”고 답했다. 하지만 2015년 기술이전 이후 SAMiRNA 치료제 개발은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연구 지속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바이오니아)연구 진행 상황 등이 양사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지지부진했다. 관련 연구가 답보상태인 것은 맞다.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과제는 아닌 것 같다”면서 “바이오니아 입장을 확인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유한양행과의 계약은 해지되지 않았다”면서도 “기술이전에 따라 유한양행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연구 협력을 제공할 뿐 유한양행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하는지는 당사가 알 수 없다”고 했다.
한편 바이오니아는 2001년부터 미래 신약 플랫폼화 가능성을 보고 세포 내 전달을 위한 연구와 합성법, 고효율 전달법을 수십 년간 연구한 끝에 RNAi 치료제 플랫폼 SAMiRNA를 개발했다. 2007년부터 관련 치료제 개발에 본격나서 10여개 파이프라인과 탈모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은 전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