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자신이나 가족의 질환 또는 투자 등 목적은 다를 수 있다. 제약바이오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들어봤을 법한 전 세계 블록버스터 약물을 2020년 기준 매출이 높은 순으로 소개한다. 약의 탄생과정부터 그 특징, 비슷한 계열의 경쟁 약물까지 두루 살펴본다.
이번에는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79억2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9조3456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8위를 기록한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다.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일본 오노약품공업이 공동개발했다.
| (제공=B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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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는 암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면역체계를 자극할 수 있는 단백질을 넣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만드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PD-1나 PD-L1, CTLA-4 등을 방해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오늘 소개할 옵디보의 성분인 니볼루맙은 면역항암제 중 PD-1 억제제 계열의 단일클론항체다. 여러 연구를 통해 몸속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의 막 표면에는 PD-1이나 CTLA-4와 같은 단백질이 박혀 있으며, 일부 암세포의 막 표면에는 PD-L1이라는 단백질이 나타난다는 것이 확인됐다.
T세포의 PD-1과 암세포의 PD-L1이 결합하면 T세포가 활성을 잃고 암세포를 공격할 수 없게 된다. 또 CTLA-4가 면역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고 알려진 수지상세포와 결합하면 T세포의 암 공격 능력이 떨어진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러 제약사가 PD-1이나 PD-L1, CTLA-4의 작용을 방해하는 억제제를 항체로 개발하는 것이다.
니볼루맙은 과거 미국 바이오 벤처 메다렉스(Medarex)와 오노약품공업이 함께 개발한 물질이다. 2005년 양사 협약에 따라 메다렉스는 북아메리카 지역 판권을, 오노약품공업은 이를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BMS가 2009년 메다렉스를 29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니볼루맙에 대한 권리를 획득했다.
이후 BMS와 오노약품공업이 이 물질의 제품명을 옵디보로 결정했고, 2014년 7월 일본 의약당국이 흑색종 환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전 세계 국가 중 최초로 PD-1 억제제 계열의 약물을 승인한 것이었다. 옵디보와 같은 계열의 경쟁 약물인 머크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보다 두 달 늦은 9월이었다.
옵디보 역시 2014년 12월 흑색종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때 BMS는 키트루다가 옵디보의 주요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3년이 지난 2017년 머크가 BMS에게 6억2500만달러의 선지급금과 함께 전 세계 판매액의 6.5%를 로열티로 2023년까지 추가로 건네기로 합의하며 소송이 마무리됐다.
이후 2015년 유럽의약품청(EMA)도 옵디보를 전이성 흑색종치료제로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후 이 약물은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적응증 확대하는데 성공해 현재 비소세포폐암, 신세포암, 호지킨 림프종, 편평세포암, 간세포암, 위암 등 약 20 여종의 암 치료에 두루 쓰이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15년 악성 흑색종의 2차 치료제 대상으로 옵디보의 판매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지난해 6월에는 식약처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선암, 위식도 접합부 선암 또는 식도선암의 1차 치료제로 피리미딘계 화학요법과 옵디보를 병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추가로 허가했다. 옵디보는 현재 국내에서 15가지 암 관련 적응증에 활용되고 있다.
한편 옵디보의 주요 특허가 2026년 만료된다. 이에 따라 국내
알테오젠(196170)이나 디엠바이오 등이 옵디보의 바이오 시밀러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