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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버리, 감사의견 거절…상장 5년 만에 상폐 위기
  • 10만원대 주가 기록 ‘성장성 추천 특례 1호’ 기업의 몰락
  • 셀리버리, 23일 ‘의견 거절’ 감사보고서 제출…거래정지
  • 등록 2023-03-24 오전 8:11:43
  • 수정 2023-03-24 오후 7:09:29
이 기사는 2023년3월24일 8시11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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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2018년 ‘성장성 특례 상장 1호’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해 한때 10만원대 주가로 정점을 찍었던 셀리버리(268600)가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외부감사인이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으로 ‘의견거절’을 제시한 탓이다. 이데일리가 제출된 감사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셀리버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자본잠식률이 43%인 것으로 나타났다.

셀리버리 로고 (사진=셀리버리)
앞서 셀리버리는 23일 오후 2시 50분께부터 장 마감을 앞둔 10분간 주가가 급락하면서 하한가로 직행했다. 전일 대비 2850원(29.91%) 하락한 6680원에 거래를 마친 것이다.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이라 감사보고서 제출 마감일인데도 제출이 지연된 탓이다.

결국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이날 오후 5시59분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해 다음날(23일) 오후 6시까지 조회 공시할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풍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주권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셀리버리는 이날 오후 7시43분에 ‘의견거절’을 당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감사의견 거절 사유는?…유동성 ‘빨간불’

감사를 수행한 대주회계법인은 셀리버리가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주회계법인은 의견거절의 근거로 △계속기업의 불확실성 △투자·자금 거래의 타탕성 및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들었다.

특히 셀리버리의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봤다. 셀리버리의 지난해 유동부채는 551억원으로 유동자산(300억원)보다 251억원 많았다. 오는 10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하는 전환사채(CB) 규모는 350억원(액면가 기준)인데 현금성자산은 146억원에 불과했다. 앞서 셀리버리는 2021년 10월 1일 155억원에 이어 같은달 15일 195억원 규모의 사모 CB를 발행했다.

또한 감사인은 “회계처리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정이 필요할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살펴보니…자본잠식률 43%

이날 제출된 감사보고서상 수치는 1개월 전 공시한 실적 잠정치와도 상이했다. 손익의 경우 매출액은 232억원으로 동일했지만 영업손실은 657억원→669억원, 순손실은 658억원→75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자산은 915억원에서 847억원으로 줄고 부채는 717억원에서 743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은 198억원에서 105억원으로 급감했다.

그 결과 자기자본(105억원)이 납입자본금(183억원)보다 낮아지는 자본잠식(자본잠식률 43%)이 발생했다. 회사의 자금 동원력을 나타내는 유보율도 -204.6%로 나타났다. 별도 기준으로는 자본총계가 -43억원으로 아예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결손금이 2028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자기자본을 까먹은 영향이 컸다.

지난해 초 750억원이었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순손실 752억원이 발생하면서 급감했다. 그나마 주식기준 보상(55억원), 전환사채 전환(22억원), 종속기업 지분 변동(25억원) 등에 따른 자본 유입이 자본총계를 마이너스에서 105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러한 손실에는 연구개발비 영향이 가장 컸을 것으로 보인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경상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135.2% 증가한 202억원을 집행했다. 임상 가속화와 파이프라인 리모델링에 따라 연구개발비가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화장품 자회사 인수 독 됐나…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셀리버리 리빙앤헬스 ⓒ이데일리DB
연결 기준 자회사인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셀리버리는 2021년 11월 149억원을 들여 아진크린을 100% 자회사로 인수했다. 이후 추가로 140억원을 출자하면서 사명을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로 변경했다. 셀리버리는 지난해 셀리버리 리빙앤헬스 지분율을 92%로 줄이면서 25억원의 자본이 유입되는 효과를 얻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매출 371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던 위생용품 제조업체 아진크린은 셀리버리에 인수된 이후 화장품 사업을 추가했다. 2021년 27억원으로 급감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228억원으로 회복세에 들어갔다. 그러나 같은 기간 2억원에 불과했던 순손실이 309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로 인해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자본총계 -29억원)로 들어섰다.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2021년 자본총계가 25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빨리 자본이 소진된 셈이다.

셀리버리 리빙앤헬스의 손실 급증에는 판매관리비가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셀리버리 리빙앤헬스는 지난해 화장품 브랜드 ‘더 라퓨즈’, 티슈 브랜드 ‘바이오늘’, 생활건강 브랜드 ‘셀리그램’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했다. 신사업 브랜딩과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에는 막대한 판관비가 뒤따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셀리버리는 감사의견 거절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거래 정지 기간도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 신청 기간 만료일 또는 이의 신청에 대한 상장폐지 여부 결정일까지로 연장됐다. 셀리버리는 내달 13일까지 이의신청을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 신청이 없을 경우 상폐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셀리버리는 약리물질 생체 내 전송기술(TSDT) 플랫폼 및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셀리버리는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2021년 2월까지 주가가 상승하며 장중 한때 10만346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던 업체다.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거래정지 전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66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상장 이후 셀리버리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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