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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롯데지주(004990)가 “엔지켐생명과학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뒤늦게 밝히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의 주가는 롯데 테마주가 되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1년이 넘도록 롯데 측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사이 엔지켐생명과학 개인투자자만 피해를 입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 롯데지주 바이오산업 진출설에 대한 확정 공시. (자료=금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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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롯데 바이오 사업부는 현재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 인수 및 협업에 대해서 검토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려고 계획했던 초반에 다양한 업체들과 여러 방안에 대해서 논의를 한 건 맞다.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 및 협업을 검토하긴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검토도 하지 않으며,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3월 22일 롯데그룹이 엔지켐생명과학과 손잡고 바이오산업에 진출한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롯데가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투자에 참여해 2대주주로 오르고, 엔지켐생명과학과 별도의 조인트벤처(JV)도 설립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당시 롯데 측은 언론을 통해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를 논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보도 다음 날 롯데지주는 한국거래소의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현재 바이오 사업을 검토 중에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국내 재계 5위 롯데의 지분 인수 소식만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한 달 만에 11만원대에서 15만7000원대로 폭등했다. 하지만 롯데지주는 올해 4월까지 6차례에 걸친 해명공시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반복,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롯데 인수설이 지연되자 실망감으로 매물이 출회됐고, 엔지켐생명과학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현재 1만5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롯데 인수를 기대하고 초기 투자한 주주들은 90% 이상 손해를 본 셈이다.
롯데지주의 바이오 진출설에 대한 해명 공시는 지난 5월 13일자로 마무리됐다. 글로벌 제약사 BMS(Bristol-Myers Squibb Company)로부터 미국 뉴욕주 소재 의약품 제조공장을 2060억원에 취득한다는 ‘유형자산취득결정’ 공시였다. 롯데 측은 지난해 3월 23일자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공시’에 대한 확정사항이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 해당 공시에서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에 대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롯데가 1년 넘게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엔지켐생명과학 일부 주주들은 아직도 ‘롯데 인수설’에 대한 기대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활동하는 포털사이트 종목토론 게시판과 주주 커뮤니티에는 “엔지켐생명과학 최대주주 KB증권의 물량을 롯데 측이 인수할 수도 있다”, “롯데가 국내 업체들과 M&A 미팅 중이니 희망이 있다” 등의 게시글이 여전히 올라오고 있다.
롯데지주 측은 엔지켐생명과학 인수설에 대해 정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사업이라는 게 방향이 갑자기 바뀔 수도 틀어질 수도 있다. 확정이 뜨기 전에는 아무도 모르는 내용이다 보니 미확정 공시가 계속 나간 거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엔지지켐생명과학 지분 인수 검토를 중단한 시기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시기는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