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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진단업계 선두주자 루닛 vs 뷰노, 최후승자는
  • 국내 시장 포화…포트폴리오 중복 등 경쟁 격화
  • 실적도 암울…연매출 100억 넘는 업체 전무
  • 연평균 50.2%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에 희망
  • 루닛, 상반기 매출 중 84%가 해외 매출
  • 등록 2022-10-12 오전 8:28:10
  • 수정 2022-10-13 오후 3:16:15
이 기사는 2022년10월12일 8시28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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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실력을 갖춘 국내 인공지능(AI) 진단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규 산업인데다 경쟁이 격화되면서 대부분 업체는 아직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일부 국내 업체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AI 진단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 도약을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AI 진단시장 포화…실적도 부진

11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AI 진단산업계에는 제이엘케이(322510), 루닛(328130), 뷰노(338220), 딥노이드(315640) 등 상장사 외에도 코어라인소프트, 에임즈, 휴런 등 비상장사들이 포진해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 의료AI 시장은 포화 상태에 도달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글로벌 AI 진단시장 규모는 2020년 45억달러(한화 약 6조3000억원)인데 이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추산되고 있다.

수천억원대에 불과한 좁은 국내 시장에서 AI 진단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각 업체들의 포트폴리오가 중복되는 등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AI진단 업체들은 거의 이익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연매출 100억원을 넘는 곳은 없는 상태다.

업계 매출 1위 기업인 루닛의 지난해 매출액은 6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제이엘케이와 뷰노의 매출액은 각각 38억원, 2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딥노이드의 매출은 9억원에 그쳤다. 내년 상반기 기술특례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코어라인소프트는 22억원의 매출을 냈다.

연평균 50.2%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선점 나선 국내 업체들

AI진단업체들은 부진한 실적에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면 충분히 만회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아직 규모가 크진 않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AI 진단시장을 선점하면 실적 개선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라는 판단에서다. AI의료진단시장(Markets and Markets Artificial Inteligence in Medical Diagnostics)에 따르면 글로벌 AI 진단시장은 2018년 21억달러(약 2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50.2% 성장해 2025년 362억달러(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루닛은 해외 주요 거점에 판매·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루닛은 주요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를 해외에 공급하기 위해 지이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후지필름(Fujifilm), 홀로직(Hologic) 등 글로벌 의료기기 제조사·유통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에는 글로벌 액체생검 선두 업체인 가던트 헬스(Guardant Health)와 포괄 사업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위주로 공략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6월 일본 최대 원격영상진단기업 ‘닥터넷’과 폐질환 솔루션 ‘메디허브 CXR(MEDIHUB CXR)’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일본 시장 진출의 포석을 깔았다. 닥터넷은 일본 전역에 약 1200개 병원과 클리닉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다. 올해 5월에는 태국 식약처(Thailand FDA) 로부터 AI 뇌졸중 진단 솔루션 ‘JBS-01K’가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했으며, 같은해 7월에는 뇌노화 분석 솔루션 ‘ATROSCAN’이 태국 인허가를 받았다.

뷰노는 미국, 일본 시장을 집중 공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뷰노는 일본 최대 의료데이터 기업 M3와 2020년 흉부CT 영상판독보조솔루션 ‘뷰노메드 흉부CT AI’에 대한 일본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M3는 지난 4월 의료AI 전문 자회사 ‘M3 AI’를 설립하며 AI 진단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한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과 뷰노메드 흉부CT AI 성능평가를 위한 임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딥바이오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디지털 병리 플랫폼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스탠퍼드 의과대학, 다나-파버 암센터, ARUP 연구소 등 해외 대학·의료기관과도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딥바이오는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딥바이오의 입지를 강화하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업체별 차별화된 경쟁력은

루닛은 2013년에 설립된 딥러닝 스타트업으로서 글로벌 1세대 의료AI 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루닛은 제품 수가 3개 정도로 다른 국내사들에 비해 적지만 실질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매출액 55억원 중 84%가 해외에서 발생했을 정도로 글로벌 진출의 성과가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뷰노는 지난 5월 AI 진단업계에서 최초로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가 지난 5월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포함됐다. 이로써 올해 4분기부터 국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뷰노는 해당 제품의 출고가를 5000원으로 가정할 경우 국내 시장 규모는 연간 209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뷰노는 당분간 해외 매출이 증가하더라도 내수 비중이 높은 상태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뷰노의 올해 상반기 내수 비중은 84.3%다.

제이엘케이는 자사의 경쟁력이 뇌질환 토탈 솔루션인 ‘메디허브 스트로크(MEDIHUB STROKE)’에 있다고 봤다. 메디허브 스트로크는 CT 기반 뇌출혈 검출부터 MRI 기반 뇌졸중 검출, 진단까지 모든 과정을 커버하는 패키지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제이엘케이는 세계 유일 전주기 뇌질환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규모인 약 5만여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양질의 연구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딥노이드는 환자 진료·진단, 치료제 개발, 디지털병원 등을 지원하는 의료AI뿐 아니라 금융, 보안, 스마트팩토리 등 산업 AI 분야와 교육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비전 AI 기술은 의료기관 외에도 자동차, 디스플레이, 스마트팩토리, 물류 보안, 기업 보안 등 기존 시큐리티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 초기에는 의료AI만 겨냥했던 딥파이도 범용 플랫폼으로 개발 방향을 돌렸다. 아울러 딥노이드는 잠재 고객을 양성하기 위한 AI교육 사업도 펼치고 있다.

국내 의료AI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국내 시장은 좁다 보니까 국내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회사들이 보유한 기술력을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안정화된 수익 구조를 갖추지 못했지만 해외 진출을 통해 점차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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