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전문기업 바스젠바이오가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청신호를 켰다.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차별화된 기술과 실적으로 호응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바스젠바이오는 시리즈B를 통해 성장궤도에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 (사진=바스젠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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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젠바이오는 최근
셀트리온(068270)과 엔젤투자자로부터 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추가적으로 7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도 앞두고 있으며,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시리즈 B 투자 목표액인 100억원을 달성하게 된다.
2018년 설립된 바스젠바이오가 2021년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에 이어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원천기술이 있다. 바스젠바이오는 AI로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다른 제약·바이오업체와 달리 ‘지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약을 먹지 않고도 약효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솔루션 ‘딥시티’(DEEPCT), 시간에 따른 질병 위험도 변화 예측 및 진단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발굴 솔루션 ‘TLBM’ 등이 대표적인 예다.
초기 모든 역량을 집중해 확보한 약 16만명의 혈액 샘플을 통해 만든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는 이들 기술에 독보적인 차별성도 부여했다. 특히 지난해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물실험 의무화 조항을 삭제하는 식품의약품화장품법 관련 개정안에 서명한 상황이다. 딥시티와 같은 동물실험을 대신할 전임상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의 협업 요청이 이어지는 요인이다.
실제 바스젠바이오는 셀트리온과 최근 ‘공동연구 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전체 분석 역량 확보 및 바이오마커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향후 5년간 관련 10개의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바스젠바이오와 함께 유전체 바이오마커 개발을 추진해 의약품 최적의 환자군 정의, 질환의 표적 발굴, 후보물질 스크리닝은 물론 임상 디자인에도 관련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앞서
삼진제약(005500)과도 발굴한 후보물질의 전임상, 임상시험 등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딥시티로 검증하는 데 손잡았다.
알리코제약(260660)과는 차별화된 제네릭(복제약)과 복합개량신약, 약물전달시스템(DDS)을 접목한 플랫폼 기술개발에 함께하기로 했다.
바스젠바이오 관계자는 “딥시티와 TLBM은 제약·바이오사들이 신약 개발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후보물질에 대한 무모한 투자를 막고, 개발될 신약의 부작용 발생률을 예측하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바스젠바이오 기술에 대한 신뢰도는 정부의 투자와 기술이전으로도 드러난다. 바스젠바이오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주관한 2023년도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국내 분자진단 기업인
젠큐릭스(229000)에 위암 TLBM을 성공적으로 기술이전 했다.
이 같은 사례들을 근거로 바스젠바이오는 매년 전년 대비 배 이상의 매출액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5억원가량의 매출액 시현을 시작으로 올해 25억원, 내년 55억원과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이 목표다. 2025년에는 처음으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스젠바이오는 올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 확대로 내년 기업공개(IPO)의 화룡점정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바스젠바이오는 미국 보스턴에서 5~8일(현지시간) 나흘간 개최하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2023’에서 발표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대면 미팅을 적극 활용해 회사의 경쟁력을 알리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바스젠바이오 관계자는 “시리즈B 자금은 유전체 코호트 데이터의 추가적인 확보와 R&D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바이오 UAS에서는 추가 협력사를 적극 유치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