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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가
휴마시스(205470) 지분과 경영권을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넘기기로 했다. 이에 아티스트코스메틱의 모기업
미래아이앤지(007120)의 남궁견 회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 남궁견 회장은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며 눈총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아이앤지는 지난 1일 자회사 아티스트코스메틱과 특수관계인이 휴마시스 지분 11.58%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티스트코스메틱이 지난달 27일 휴마시스와 맺은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로 확보한 지분 7.65%보다 3.93%p 증가한 수치다. 아티스트코스메틱 관계자는 “휴마시스의 주력인 체외진단키트는 물론, 신규 사업 진출에 추진력을 확보하고 경영권 안정화를 위해 향후 지분 추가 취득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정학 대표, 휴마시스 경영권 매각…소액주주 ‘멈칫’앞서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 외 3인은 지난달 27일 아티스트코스메틱과 650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차 대표가 넘길 지분은 259만3814주(지분율 7.65%)로 주당 인수가액은 2만5060원이다. 차 대표는 경영권과 지분 매각을 통해 650억원의 현금을 챙길 전망이다. 이 중 경영권 프리미엄은 198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휴마시스의 창업자인 차 대표가 경영권을 매각한 데에는 경영권 분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휴마시스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10월 구희철 씨가 소액주주 4명과 5.45%의 지분을 모아 경영권 행사를 선언하면서 본격화됐다. 휴마시스 지분 4.25%를 보유하고 있던 ‘슈퍼개미’ 구 씨는 최근 관련 소송을 취하하고, 소액주주와의 지분 관계도 끊었다. 그는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차 대표보다는 남궁견 회장이 주주들한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휴마시스 소액주주연대는 아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향후 임시주총에서 어떤 안건이 상정되는지에 따라 움직일 방침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남궁 회장이 경영권을 인수한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분위기다. 휴마시스의 현금성 자산이 남궁 회장의 새로운 기업 인수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휴마시스의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은 2022년 3분기 말 3446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는 지난달 30일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주식매매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제이더블유에셋매니지먼트 측은 휴마시스의 경영권을 ‘무자본 인수합병(M&A)업자’로 알려진 남궁 회장에게 넘기는 계약이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 무효임을 주장하고 있다. 제이더블유에셋의 휴마시스 지분율은 밝혀지지 않았다.
남궁견 회장, M&A의 큰 손인가 기업사냥꾼인가투자업계에서 남궁 회장은 ‘M&A의 큰 손’이자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요주의 인물이다. 남궁 회장이 인수한 세종로봇, 삼성수산, 하나물산(구 뉴켐진스템셀), 삼현글로벌(구 에프와이디), 에이치원바이오(구 실미디어), 디에이치패션(구 대한종합상사) 등은 상장폐지를 당했다. 남궁 회장은 부실기업을 인수해 감자·상장폐지→유상증자→매각·재상장의 과정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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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회장은 남산물산→미래아이앤지→아티스트코스메틱→판타지오→온누리미디어→골드퍼시픽→인콘 등으로 구성된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있는 인물이다. 남궁 회장이 지배력을 갖고 있는 회사들 중 일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는 등 복잡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중 코스피 상장사로는 미래아이앤지가 있으며 코스닥 상장사로는
판타지오(032800),
골드퍼시픽(038530),
인콘(083640) 등이 있다.
남궁 회장이 보유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1000원 미만의 ‘동전주’라는 점도 눈에 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인콘(1196원)을 제외한 미래아이앤지(469원), 판타지오(532원), 골드퍼시픽(468원)은 1000원 미만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날 종가가 1만4890원인 휴마시스는 지난해 2월 4일 장중 한때 3만6450원까지 올랐지만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오랫동안 1000원대의 주가를 유지해 왔다.
기존에 남궁 회장이 이끌었던 코스피 상장사 플레이그램(구 엔케이물산)도 같은 날 종가가 830원인 동전주다. 남궁 회장은 2006년 11월 하나모두와 세종로봇을 통해 인수한 플레이그램(당시 고려포리머)을 회장으로서 오랫동안 이끌어왔다. 플레이그램은 2021년 11월 트라이콘1호투자조합이 유상신주를 취득하면서 남궁 회장과의 지분 관계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플레이그램의 기존 최대주주는 하나모두 외 4인(16.38%)이었다. 남궁 회장의 장남 남궁정 대표가 이끌고 있는 하나모두는 기업 인수, 투자컨설팅을 주로 하는 업체다.
플레이그램은 최대주주 변경 무렵 사명을 변경하고, 지난해 3분기 말에는 미래아이앤지(11.99%), 아티스트코스메틱(49.72%)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따라서 플레이그램은 아직 남산물산과 지분 관계가 남아있지만 남궁 회장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남산물산의 실제 경영자는 남궁 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궁 회장은 최근에는 플레이그램 대신 엑스와 남산물산을 통해 미래아이앤지그룹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엑스의 출자자는 3명이며, 대표 조합원이 남궁 회장이다. 최대주주인 온누리프로덕션의 출자자는 2명인데 대표 조합원이 임장섭 씨다. 나머지 1명은 미공개 상태다.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 중에는 대표이사가 동일한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예를 들어 김학수 미래아이앤지 대표이사는 아티스트코스메틱의 대표이자 호재에프앤씨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남산물산의 김성태 대표는 남산홀딩스와 온누리투어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또한 하나모두, 엑스, 남산물산, 남산홀딩스, 아티스트코스메틱, 스튜디오인빅투스는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건물 3층에 위치하고 있다. 같은 건물 2층에는 온누리투어, 지하 1층에는 호재에프앤씨가 있다.
미래아이앤지 측은 “2006년 고려포리머(현 플레이그램)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러 기업의 M&A를 진행하고 정상화시킨 후 매각한 몇몇 기업이 상폐되면서 일부에서 기업사냥꾼이라고 불리게 된 것 같다”며 “남궁 회장은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의 생존을 위해 역할을 하는 ‘기업생존 전문가’”라고 해명했다.
휴마시스 측은 “제이더블유에셋이 인수자인 아티스트코스메틱에 대해 근거없이 비방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악의적 소송에 적극 대응해 회사 및 주주가치 훼손을 막겠다”고 맞섰다. 이어 “미래아이앤지는 코스닥 상장법인 판타지오 등 13개 계열사를 두고 구체적 사업내용과 재무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