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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제품의 잇따른 세계 시장 공급으로 지난해 국내 의료 AI 기업 최초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200억원대 매출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흑자전환 시기는 당초 예상했던 2024년 대비 1년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루닛(328130)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하다. 회사는 지난 20일 3차원 유방단층촬영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DBT’를 유럽에 판매하기 위한 조건인 MDR(Medical Device Regulation) CE 인증을 획득했다. 이에 따라 3월 말부터 유럽 지역에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싱가포르 최대 의료서비스 기업인 플러턴헬스그룹 자회사 래드링크와 3년간 루닛 인사이트 CXR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에는 다국적 이미징 기업 아그파 헬스케어와 손잡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공공의료원에 루닛 인사이트 MMG 공급하기로 했다.
약 한달동안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주요 시장 진출을 확정한 것이다. 글로벌 의료 인공지능 시장은 2023년 약 156억 달러(약 20조4000억원)에서 연평균 50.2% 성장해 2025년 362억 달러(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유럽은 독일(8.8%), 영국(7.1%), 프랑스(4.9%), 이탈리아(3.5%) 등을 중심으로 미국에 이어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8.5%), 일본(7.3%), 한국(5.7%)과 중동지역이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역시 전체 점유율이 22% 이상으로 글로벌 핵심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세계 주요 시장에 진출하게 됨에 따라 업계와 회사는 빠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루닛은 임상적 근거와 유효성이 쌓이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체결한 기업이 참조가 되면서 다시 글로벌 파트너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 2023년 루닛 실적은 매출 268억원, 영업적자 41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매출은 전년(139억원) 대비 93% 증가한 수치이며, 영업적자는 전년(507억원) 대비 17.75% 감소한 수치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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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으로 늦춰진 흑자전환, 고정비 감소가 관건당초 루닛 측은 루닛 인사이트와 루닛 스코프의 매출 확대가 예상되던 2024년 실적 턴 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회사는 실적 턴 어라운드 시기를 1년가량 늦은 2025년으로 제시했다. 대내외적인 시장 환경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닛 관계자는 “흑자전환 시기 변경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매크로 시장의 경직화로 인해 사업전략 재수립이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 관계자는 “대외적 시장환경 악화에 따른 사업전략 재수립 과정에서 비용 최소화 및 보수적 목표 매출 수립이 진행됐다”며 “영업적자를 줄이기 위해 고정비 최소화 작업을 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를 주로 하고 있기에 비용 대부분이 고정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도 “루닛은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인건비와 연구개발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61~68%를 차지한다. 결국 고정비를 통제하고 외형을 확대하기 시작하면 마진이 빠르게 개선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상장 이후 주요 제품 상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창업 이후 급격히 증가했던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는 올해부터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루닛 인사이트.(사진=루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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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인사이트, 유럽-중동서 1000억 매출 도전루닛 인사이트는 세계 다수 국가에 진출한 만큼 향후 루닛 매출 상승을 이끌것으로 보인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현재 유럽, 북미,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세계 30여 개국에 진출한 상태고, 루닛 인사이트 DBT는 올해 3월 말 유럽 시장에 우선 출시 후 수요가 높은 미국과 호주 등 선진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루닛 인사이트는 2022년 약 8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 중 약 6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 DBT가 진출할 서유럽, 동유럽과 인접한 중동 아프리카 시장 규모는 각각 약 7640만 달러(약 1000억원), 3250만 달러(약 425억원)다. 루닛은 이들 시장에서 약 7810만 달러(약 1023억원) 규모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예상치도 비슷하다. 루닛은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아그파 등과 제휴를 통해 루닛 인사이트를 공급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은 글로벌 영상장비 판매량의 50%인 3만5000대를 점유하고 있다. 이중 루닛 인사이트는 200대(0.6%)에 탑재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루닛 인사이트 매출의 평균 판매가격(ASP)을 따져보면 대당 12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루닛은 파트너 신규 판매 장비의 30%인 1만2000대에 탑재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표가 실현될 경우 루닛의 해외매출은 1000억원 중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닛 측은 향후 다양한 이벤트로 매출 증가를 자신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루닛 인사이트는 싱가폴 래드링크과 3년 공급 계약을 체결해 시기별 마일스톤에 따라 매출이 지속 발생할 예정”이라며 “래드링크와는 루닛 인사이트 CXR과 MMG 추가 공급도 추진 중이다. 홀로직과의 파트너십도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닛은 국내는 물론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아태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태국, 대만, 홍콩, 몽골에 제품을 수출하는 등 해당 시장에서의 시장 경쟁력 확보 및 세일즈 보폭을 넓히고 있다”며 “특히 루닛 인사이트 MMG는 뚜렷한 경쟁사가 없어 유리한 사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