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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약물전달기술(DDS) 플랫폼 개발사
인벤티지랩(389470)이 약물중독 치료에 쓰는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글로벌 기술이전(L/O)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내년 상반기 중 호주에서 임상 1상 개시를 계획 중인데, 임상 1상 후 기술이전이 목표다. 미국 제약사 알커머스의 ‘비비트롤’을 제형변경한 개량신약인 만큼 인허가 리스크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회사는 이제까지 국내 제약사를 대상으로만 기술이전을 해 왔는데 임상 1상이 마무리되는 2024년경 글로벌 기술이전에 성공하면 인벤티지랩의 자체 플랫폼 기술을 글로벌 기업들에 효과적으로 홍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오리지널보다 부작용 적고 저렴…“기술이전 규모 최소 166억원”26일 인벤티지랩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는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알코올 및 마약중독 치료용 장기지속형 주사제 ‘IVL3004’의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 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는 IVL3004의 임상 1상 종료 시점은 내년 11월, 임상 데이터 도출 시점은 2024년 3월이라고 적혀있다.
| 인벤티지랩 파이프라인(자료=인벤티지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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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L3004는 알코올 중독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비비트롤’(성분명 날트렉손)의 부작용을 줄인 개량신약이다. 한 번 주사시 한 달 간 약효가 지속된다.
인벤티지랩은 기존 치료제에 자체 플랫폼 기술인 IVL-DrugFluidic®를 적용, 비비트롤의 한계로 지적되던 주사 후 7시간 이내의 초기 약물 과다방출 구간을 제거했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구역감, 두통 등 환자들이 경험할 부작용이 줄고 투여 용량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주사바늘 크기를 기존대비 31%가량 줄임으로써 주사 편의성과 수율을 높여 오리지널 대비 50~80%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IVL3004는 약효지속성을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개량신약이기에 업계에서는 인허가 장벽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형기술이 까다로워 임상 성공시 큰 규모의 기술이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앞서 스웨덴 제약사 카무루스는 미국 아편유사제 전문 제약사 브래번에 자사 주사제 데포 기술이 적용돼 장기지속이 가능한 ‘부비달’(성분명 부프레노르핀)을 1억5100만 달러(한화 약 2000억원)에 기술 이전한 바 있다. 인벤티지랩은 앞서 증권신고서를 통해 IVL3004가 최소 1300만 달러(166억원) 이상의 기술이전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부비달 사례와 유사한 수준의 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현재 여러 파트너사와 IVL3004 기술이전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도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첫 글로벌 기술이전 도전…6조 글로벌 시장 겨냥코스닥 상장 2개월 차인 인벤티지랩이 보유한 IVL-DrugFluidic® 기반 파이프라인은 IVL3004를 포함해 총 8개다. 이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은 다섯 개로 IVL3004 외 남성형 탈모치료제(IVL3001, IVL3002), 치매치료제(IVL3003), 전립선비대증 치료제(IVL3013)가
종근당(185750) 등 국내 제약사에 기술이전됐다.
반면 IVL3004은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한다. 이에 따라 기술이전 규모도 이전보다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 인벤티지랩이 체결한 인체의약품의 기술이전 거래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지난 10월
종근당(185750)과 체결한 IVL3003으로, 기술이전 규모가 80억원이었다. 인벤티지랩 관계자는 “비비트롤 같은 경우 글로벌 매출의 89%가량이 미국에서 나온다”며 “국내 약물중독치료제 시장 규모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미국이나 유럽을 타깃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 약물중독치료제 시장 전망(자료=‘Opioid Use Disorder: Market Analysis 2017-20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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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8개국(미국, 캐나다,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위스, 호주)의 약물중독치료제 시장은 2017년 기준 18억 달러(2조3000억원)로 연 평균 약 10%씩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5년 후 약물중독치료제 시장이 48억 달러(6조12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IVL3004가 기술이전에 성공한다면 같은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하는 다른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기술이전에도 청신호가 될 수 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IVL-DrugFluidic® 플랫폼 확장성을 기반으로 최근 임상 1/2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장기지속형 탈모치료제, 임상 1/2상을 앞둔 치매치료제와 알코올 및 마약중독 치료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후속 파이프라인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성과 달성을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남은 임상단계도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