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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서정진 회장이 전격 복귀한 셀트리온이 대규모 인수합병(M&A)를 예고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 신약개발 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기업을 품겠다고 선언한 만큼 어떤 플랫폼 기업들이 서 회장의 선택을 받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규모 M&A를 공식화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M&A를 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서 회장이 밝힌 M&A 기준은 명확했다. 단순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아닌 플랫폼 기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가지고 있지 않은 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의미있게 검토하고 있다”며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고, 해당 플랫폼으로 많은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할 여지가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 회장이 국내 바이오벤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M&A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힌 만큼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 투자 규모는 얼마나 될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셀트리온 측에 따르면 현재 M&A는 국내외에서 여러 기업을 살펴보고 있는 단계이며, 해외에서는 월가 관계자를 통해 매물을 물색 중이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과 함께 검토 중이다. 다만 극비로 진행되는 만큼 검토 단계로 알려진 박스터 사업부 외에는 구체적인 파악이 어려운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M&A에 대한 정보는 한정적이지만, 서 회장과 셀트리온 측이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신약 플랫폼 기업들을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신약개발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mRNA, ADC, 마이크로바이옴, 이중항체 등이다. 이중 셀트리온이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확보한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 플랫폼 기업들을 눈여겨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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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항체-마이크로바이옴 등 플랫폼 기업 광범위 눈독업계는 서 회장이 올해부터 필요하다면 상시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국내 바이오 벤처들에도 여러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M&A를 위한 준비는 작년이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회장님 말씀대로 플랫폼 기업들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분야 플랫폼 기술을 폭넓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셀트리온(068270)은 이중항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에이비프로 코퍼레이션과 협력하고 있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은 고바이오랩과 협력하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들 기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에이비프로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셀트리온이 지난해 9월 총 17억6000만 달러(개발 마일스톤 1000만 달러(약 139억원), 상업화에 따른 매출 달성 마일스톤 17억5000만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만큼 잠재적인 M&A 후보군이 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서 회장이 에이비프로 기술에 대해 극찬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서 회장은 “이중항체 분야는 에이비엘바이오 등 유망 기업들이 있지만 에이비프로 플랫폼 기술은 T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하면서 면역과민 반응을 최소화하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효능은 기업마다 비슷하지만 부작용 측면에서 충분히 검증됐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차별 포인트가 있어 에이비프로와 공동개발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에이비프로는 한국
에이비프로바이오(195990)의 관계사다. 2007년 로버트 랭거 교수가 설립했고, 에이비프로바이오가 2019년부터 두차례에 걸쳐 616억원을 투자해 지분 37.88%를 갖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에이비프로 이중항체 신약 아시아헤드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에이비프로가 독자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은 ‘테트라바이’로 이중항체 반감기를 연장해 오랜시간 효능을 지속시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고형암 등 7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 고바이오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 회사는 스마티옴이라는 신약개발 플랫폼을 갖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CJ제일제당, 유한양행, 아미코젠이 각각 천랩, 에이투젠, 비피도를 인수하는 등 활발한 M&A가 일어나고 있다. 셀트리온이 아직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해당 분야 M&A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서 회장-셀트리온그룹, M&A 가용 규모는 ‘4조원+α’서 회장과 셀트리온그룹에 따르면 M&A에 가용할 수 있는 자산은 최대 8조원까지 거론된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5511억원, 자사주 5400억원, 차입금 5548억원까지 더하면 약 1조6000억원을 가용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활용할 수 있는 자산도 현금 및 현금성 자산 4580억원, 자사주 223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채권과 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지분(약 1조1000억원), 등을 합치면 약 4조 원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최대 8조원까지도 언급된다. 서 회장이 필요시 투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현금과 현금성 자산, 채권, 개인 주식을 스와핑 방식 등을 통해 4~5조원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며 “미국 월가와 다른 투자자들이 같이 참여하고 싶어 해서, 필요하다면 그 규모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 측은 “M&A와 관련된 투자 규모 예측은 현재로서는 큰 의미가 없다”며 “8조원이라는 숫자는 공식적인 것은 아니다. M&A가 본격화되면 구체적인 수치가 나올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