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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바이오파마,동원에 인수되나…오너들 '미시간대' 인연 주목
  • 단독 실사 후 배타적 우선협상권 부여…이르면 다음 달 본계약 체결 전망
  • 김정균·김정남 미시간대 동문 인연도…신성장 동력과 자금 확보 등 윈윈
  • 등록 2023-02-27 오전 8:30:59
  • 수정 2023-02-28 오전 7:15:28
이 기사는 2023년2월27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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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동원그룹이 매각 중인 보령(003850)바이오파마의 단독 실사를 진행하며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그룹 오너들간 인연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너 2세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과 오너 3세인 김정균 보령 대표 모두 미국 미시간대학교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적 명문대로 손꼽히는 미시간대 한국 동문들은 매년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통해 끈끈한 우애 관계를 맺고 있다. 동원과 보령그룹의 오너들이 인연이 있는 만큼 인수가 성사되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제약·바이오라는 신성장 동력을, 보령그룹은 우주사업 등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균 보령 대표(왼쪽)와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각 사)
장두현 보령 각자 대표도 미시간대 동문 인연

24일 제약·바이오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산업(006040)은 곧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한 단독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한 단독 실사 결과에 따라 배타적 우선협상권을 부여받기로 했다.

앞서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의 69.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로써 동원그룹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를 눈 앞에 두게 됐다. 동원산업은 곧 실사 절차를 착수해 이르면 다음 달 중에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만약 인수가 최종 성사할 경우 자금 납입은 오는 3분기 안에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희망 매각 가격은 6000억원이다.

동원 그룹이 제약·바이오산업을 영위한 이력이 없는 만큼 보령바이오파마가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을 개발하는 등 동원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제약·바이오분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된 뒤 보령에서 백신과 신약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인수전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두 오너간 인연이다. 김남정 부회장은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김정균 대표는 미시간대 산업공학과 학사 출신이다. 다만 김남정 부회장이 1973년생, 김정균 대표가 1985년생으로 나이 차이가 적잖은 만큼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닌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시간대 한국총동문회가 매년 ‘자랑스러운 동문상’을 수상하며 교류가 활발한 만큼 서로 안면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정균 대표와 보령에서 각자 대표를 맡고 있는 장두현 보령 대표도 미시간대 동문이다. 장두현 대표는 미국 미시간대 경제학·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이 제약·바이오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동원 그룹이 뛰어들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동원 부회장과 보령의 각자 대표들이 미시간대 출신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우주헬스케어 신사업에 공들이는 보령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전에 성공하면 제약·바이오라는 신성장 동력을 얻게 된다. 동원그룹은 1969년 창립 54년 만에 제약·바이오 사업에 처음 뛰어들지만 ‘건강’이라는 큰 틀에서 제약·바이오는 식품과 같은 카테고리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보령바이오파마의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만큼 동원그룹으로서는 인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령바이오파마의 2021년 연결 기준 매출은 1391억원, 영업이익은 19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 75%가량 증가한 수치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동원산업이 연매출은 8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주력인 참치 어획 사업의 경우 시황에 따라 매출과 이익 변동이 심해 안정적인 수익구조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동원그룹의 모태 격인 동원F&B의 영업이익률 역시 지난해 3.1%로 수년째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3년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지난 10년간 한진피앤씨, 동부익스프레스 등 굵직한 인수 합병을 성공시키며 그룹 가치를 끌어올린 경험이 있어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보령그룹도 이번 인수전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금 사용처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보령바이오파마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보령그룹 오너 3세인 김정균 대표의 승계 자금 마련에 사용될 수 있다.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 주주는 보령파트너스(지분 69.3%)인데 보령파트너스 지분을 김정균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100% 보유하고 있다.

김장균 대표가 보령을 지배하려면 지주사격인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돼야 하며 이를 위해 상속세를 비롯한 자금 여력이 필요하다. 보령홀딩스의 최대주주(2021년 기준)는 김은선 회장과 특수관계인(97.6%)이다. 김은선 회장은 김정균 대표의 모친이다.

보령그룹이 신사업 발굴에 투자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정균 대표가 보령홀딩스의 대표를 맡으며 사실상 그룹을 총괄하는 만큼 승계 작업은 급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보령그룹은 우주 바이오·헬스케어라는 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다국적 제약사들은 우주에서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다.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온전한 단백질 결정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의 단백질 구조를 연구하고 대응되는 신약개발을 위해 단백질 결정화 과정은 필수여서 우주는 신약개발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령은 지난해 12월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세계 최초의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선도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달러(약 6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보령그룹은 액시엄 스페이스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향후 보령이 매년 개최할 글로벌 CIS챌린지와 더불어 새롭게 열리는 민간 중심의 우주 산업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령바이오파마 인수전은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양사 오너 인연과 더불어 윈윈도 가능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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