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급성장세를 거듭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자동차, 반도체 등에 이어 한국의 차세대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데일리의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뉴스서비스 ‘팜이데일리’에서는 한국을 이끌어 갈 K-제약·바이오 대표주자들을 만나봤다. 이번 주인공은 소형 방사선 부품·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고 있는 레메디다. [편집자 주]세계 최고 방사선 전문가, 국내 소형 엑스레이 사업 선구자, 포기하지 않는 혁신가... 이레나 레메디 대표를 상징하는 표현이다. 이 대표는 1992년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원자력공학 석·박사를 마치고 30년 넘게 한우물을 팠다.
| 이레나 레메디 대표. (사진=레메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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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족적을 살펴보면 이 같은 표현으로도 다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미국 맥킨지 컨설팅 컨설턴트, 하버드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전임강사, 한국여성원자력전문인협회(WiN Korea) 회장,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한국수력원자력 방사선보건원 원장 등이 그의 주요 이력이다.
현재는 이화여자대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주임교수,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요 부처 의료기기 자문 및 정책위원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에서는 전문가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기업에서는 연구자이자 경영자로 국내 방사선 산업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소형 방사선 부품·제품 개발업체 레메디 창업해 오늘날까지 키워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회사를 창업하며 한 가지 더해진 것이 있다면 ‘소형 엑스레이(X-ray) 기술로 인류의 생명을 구하자’라는 경영철학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아프리카 등으로 제품을 수출하며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실 의대를 가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스스로 기술을 개발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석사 시절 인생의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탄탄대로만 걸었을 것만 같은 그의 인생도 부침이 컸다. 레메디에 앞서 2009년 창립한 엑스레이 장비 제조업체 웰메드의 경영에 나서면서였다. 원천기술을 갖고 있었기에 시장에 자리잡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창립 6년 만인 2015년에 연매출 250억원의 탄탄한 기업으로 키웠을 정도다.
하지만 이 대표는 성공을 둔 내부적인 갈등에 한계를 느끼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경험은 오히려 그를 연구자에서 경영인으로 한층 성숙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많은 수상 실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는 홀로서기를 한 첫해인 2012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여성창업경영진 우수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제14회 의료기기의 날 대통령상도 수상했다. 레메디의 경우에도 2018년 강원도지사 강원도유망중소기업 인증서, 중소벤처기업부 수출유망중소기업 지정,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우수기업연구소 지정, 2020년 중기부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 선정, 2022년 강원중기청장상 등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다.
신뢰할 수 있는 연구진들도 레메디의 성장에 주인공이다. 레메디는 50여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연구인력이다. 석·박사급의 인력이 전체 20%다. 특히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 의학물리사 출신의 최진호 책임연구원, 전 고글텍 대표이사인 최재혁 책임연구원, 리스템연구소장을 역임한 김영환 책임연구원 등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LG전자 등도 레메디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2022년 3월 말 기준으로 인터밸류2호 혁신창업투자조합(5.28%), 인터밸류고급기술인력창업1호조합(4.75%), LG전자(4.59%), 주식회사 다원시스(1.74%), 케이비증권(1.33%), 나녹스(1.05%) 등이 대표적이다. 최대주주는 이 대표(46.10%)다. 레메디의 장외주식 주가는 1만 8000원, 시가총액 1150억원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