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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우리가 가진 ‘모사체 방식의 엑소좀 대량 생산 기술’과 ‘엑소좀을 전달체로 활용하도록 내부 물질을 없애는 기술’ 등은 국내외 어떤 기업과 비교해도 확실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고용송 로제타엑소좀 대표는 1일 이데일리와 만나 “엑소좀의 특성을 안다면, 이를 치료제나 약물 전달체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기술적 허들(장애물)이 곳곳에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 고용송 로제타엑소좀 대표(제공=김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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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좀은 포유동물에서 유래한 세포 내 ‘소낭’(주머니·베지클)을 의미한다. 하지만 박테리아를 포함한 모든 생물이 이런 소낭을 내놓는다. 학계에서는 이를 통틀어 ‘자연유래소낭’(EV)라 부르고 있다.
고 대표는 2000년부터 현재까지 경희대와 포스텍(POSTECH) 등에서 엑소좀 연구 수행하며, 100편 이상의 논문을 작성한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그람양성균은 세포벽이 두꺼워 엑소좀을 내놓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를 처음으로 찾아낸 논문을 2009년에 발표하면서 학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며 “EV라는 용어도 처음으로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소량의 엑소좀은 항암 효과가 있으며, 그 양을 높이면 백신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게 알려졌다”며 “엑소좀 치료제 역시 다른 약물처럼 상업화하려면 대량 생산 기술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2007년 엑소좀을 만드는 ‘1세대 유핵세포 모사체’(1세대 모사체)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수용액 내 세포들에 압력을 가하면서 미세 구멍이 있는 세포막을 통과시킨 다음, 이때 분해된 세포의 조각을 엑소좀의 모사체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고 대표는 “엑소좀 표면에 손가락 모양으로 튀어나온 특정 부위가 치료 효과를 띤다. 해당 부위의 모양이 변하지 않도록 모사체를 만드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밀가루 반죽을 구멍이 뚫린 판에 밀어 넣어 면을 뽑는 것처럼 세포를 작은 관에 통과시키는 기술로 이를 해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09년에 1세대 모사체 기술 등을 바탕으로 첫 회사를 차렸다”며 “하지만 당시 엑소좀에 대한 관심이 적은 때였고 투자받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회사를 접는 과정에서 해당 기술이 ‘엠디뮨’에게 넘겨 졌다. 이를 개선한 엑소좀 생산 및 약물전달 플랫폼 ‘고스트 나노 베지클’(GNV 혹은 2세대 모사체)과 박테리아 기반 엑소좀 신약 발굴 등에 초점을 맞춰 로제타엑소좀을 재창업했다”고 말했다.
2016년 설립된 로제타엑소좀은 고 대표가 개발한 엑소좀 관련 22개의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엑소좀 내 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이다. 엑소좀 안에는 핵이나 다른 찌꺼기가 존재한다. 여러 연구에서 이런 물질이 생체 내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고 대표에 따르면 1세대 모사체 기술은 기존 엑소좀에 들어 있는 핵 등의 물질을 그대로 넣은 채로 쪼갠다. 반면 2세대인 GNV 기술은 엑소좀 내부의 물질을 모두 없앤 다음 관을 통과해 모사체를 생성하는 방식이다.
그는 “pH를 높이면 엑소좀의 막이 열려 물질을 뺄 수 있다. 이를 적용한 GNV 기술의 수율은 1세대 대비 100배 이상 높다”며 “우리가 가진 특허 기술들은 국내외 업계에서 차별화된 특수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제타엑소좀은 현재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REX101’을 발굴해 비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 대표는 “박테리아 엑소좀 경우 1960년대 발견돼 물질특허가 없다”며 “우리가 박테리아를 면역항암제로 활용하는 용도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독점적으로 개발할 권리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상반기경 ‘REX101’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위스 노바티스의 박테리아 엑소좀 기반 B혈청군 뇌수막염 백신 ‘백세로’가 2012년 유럽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았다. 현재까지 박테리아 엑소좀을 면역항암제로 개발하는 사례는 전무하다. 로제타엑소좀의 용도 특허로 후발주자의 진입이 더 어렵게 된 셈이다.
로제타엑소좀은 프리A 및 시리즈A 투자를 통해 현재까지 114억원을 확보했다. 고 대표는 “REX101의 임상 1상을 완료해 기술이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해 회사를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와 연세대 등에서 활발히 연구 중인 5명의 연구자와 협업해 엑소좀 관련 프로젝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자체 연구 및 협력 연구 등을 통해 포유류 엑소좀 기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찾아 차기 성장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제타엑소좀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하는 엑소좀 치료제 후보물질은 42건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물질이 미국 코디악사이언스(코디악)가 보유한 ‘exo-STING’, ‘exoIL-12’, ‘exoASO-STAT6’ 등이다.
고 대표는 “2016년 코디악 설립 당시 과학 고문으로 참여했다. 해당 회사의 주요 후보물질인 exo-STING을 저의 제자가 만들었다”며 “엑소좀 관련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주요 인사와 소통하고 있다. 관련 기술의 발전과 산업적인 성장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