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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포기한 이노비오… '비슷한 플랫폼' 진원생명은
  • 진원생명과학 코로나19 백신 성공 가능성에 '회의론'
  • "글로벌 수요, 재정 지원 감소 등이 원인"
  • 진원생명, 사실상 비슷한 물질로 임상 중
  • 이미 개발 일정 지연… "성공 가능성 의구심"
  • 등록 2022-11-03 오전 9:15:15
  • 수정 2022-11-04 오후 5:27:30
이 기사는 2022년11월3일 9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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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DNA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추진하던 나스닥 상장사 이노비오(Inovio Pharmaceuticals)가 코로나19 부스터샷 백신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이노비오와 비슷한 DNA 백신 플랫폼을 통해 코로나19 후보물질을 도출한 진원생명과학(011000)의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노비오가 ‘INO-4800’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포기하겠다며 지난달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자료= 이노비오 홈페이지)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이노비오는 지난달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INO-4800’에 대한 이종 부스터샷(다른 백신으로 추가 접종)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기본 접종용 백신 임상3상을 중단한 데 이어 부스터샷 개발 계획마저 접은 것이다. 이노비오 측은 정부의 재정 지원 감소, 부스터샷 수요 감소, 규제 상황 변화 등 전반적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노비오는 지난해 11월 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INO-4800’의 3상 임상 시험을 승인받았지만, 6개월 만인 지난 5월 임상 3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때 2009년부터 이노비오를 이끌어왔던 조셉 킴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다만 부스터샷 용도로는 개발을 지속하겠다고 했는데, 이마저도 중단키로 한 것이다.

이번 이슈로 진원생명과학 개발 상황에도 관심이 모인다. 두 회사는 같은 후보물질로 메르스 백신 공동개발을 했을 뿐 아니라, 당시 개발했던 메르스 백신 플랫폼을 활용해 각각 코로나19 후보물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앞서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파트너사였던 이노비오로부터 메르스 백신 후보물질을 넘겨받았다. 이 물질은 이노비오와 위스타연구소와 공동 개발한 것이다. 진원은 이 물질을 받아 독성 시험과 임상1/2a상 등을 진행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자, 이노비오와 진원은 메르스 DNA 백신의 연구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코로나19 DNA 백신 후보물질 ‘INO-4800’과 ‘GLS-5310’을 각각 개발했다.

진원생명과학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DNA백신 주 성분의 70%는 정도는 플라스미드 백본(backbone)인데, 이 백본이 플랫폼이다. 바이러스를 타깃하는 항원 유전자 부위만 합성해서 끼워 넣는 것으로 유전자만 차이가 있지 나머진 동일하다 볼 수 있다”며 “더구나 진원생명과학의 메르스 후보물질은 당초 이노비오에서 받은 물질인 만큼 두 개는 상당히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미드 백본은 DNA 백신의 뼈대를 이루는 물질로, 쉽게 말해 안경틀에 해당한다. 여기서 백신 항원은 렌즈로 볼 수 있으며, 렌즈 종류가 다양한 것처럼 다양한 항원에 따라 백신 종류가 달라진다.

사실상 같은 플랫폼에서 도출한 후보물질로 임상을 하고 있는 만큼, 이노비오가 밝힌 개발 어려움과 현재 진원이 당면한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백신 업계 관계자는 “원래 부스터샷 제품은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제품이 있는데 백신 임상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 지 의문”이라며 “또 전 세계적으로도 백신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만큼 이노비오가 당면한 시장 상황이 진원생명과학이 당면한 문제와 크게 다를 것이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백신학회 관계자는 “DNA 백신은 몸에 들어가 RNA 합성 과정을 거쳐 단백질을 만들어 낸 후 백신 효과를 내는 식이다. DNA는 세포 내로 들어가는 효율이 매우 낮다. 그래서 세포벽에 충격을 준 후 DNA가 들어가도록 하는 전기천공이나 흡입압력 방식을 쓰는데, 세포질 뿐 아니라 핵으로도 들어가야 하는 만큼 두 개를 뚫도록 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진원생명과학 임상 개발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의 지난해 11월 23일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부스터샷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DNA 백신의 임상 3상 개발 및 승인은 2022년 1분기 예상, 백신 허가는 2022년 4분기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020년 12월 4일 승인받은 후 2년이 돼 가도록 아직까지 GLS-5310은 국내 임상1/2a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1월 3일 미국에서 승인받은 백신 부스터샷 임상은 아직 1상 단계에 머물러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지난 4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상자들의 GLS-5310 접종이 완료되면 상반기에 중간 분석에 착수해 하반기에 중간분석결과를 확인하고, 현재 미국에서 부스터 백신으로 수행 중인 임상1상의 중간결과를 활용하면 하반기에는 부스터 전용 백신으로 임상2b/3상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이사.(자료= 진원생명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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