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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치료제 ‘토퍼센’&치매 치료제 '아두헬름', 네 가지 공통점
  • 1차 지표 미충족부터 심사 기한 한차례 연장까지
  • 공통점 많은 바이오젠의 '토퍼센'과 '아두헬름'
  • FDA 개발 독려 기조 속 내년 4월 토퍼센 심사 결론 예정
  • 업계 "토퍼센 득보다 실이 많을지 꼼꼼히 따져 봐야"
  • 등록 2022-10-24 오전 9:43:41
  • 수정 2023-06-02 오후 2:26:31
이 기사는 2022년10월24일 9시43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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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루게릭병) 치료제 후보물질 ‘토퍼센’의 허가 심사 기간이 연장됐다.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 지표(1차 지표)를 총족하지 못한 토퍼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가 자료를 요청하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치매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같은 진행 절차를 보이고 있는 토퍼센에 대한 부작용 이슈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토퍼센’은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루게릭병) 환자 중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OD)1’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극소수에 환자를 타깃하는 약물이다.(제공=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


지난 17일(현지시간) 바이오젠은 “FDA가 추가자료를 요구하며 토퍼센의 허가 심가 기간을 내년 1월에서 3개월 뒤인 4월 25일로 연장했다”며 “FDA가 요구한 주요 정보에 대한 수정 사항에 대한 답변서를 최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토퍼센은 ‘슈퍼옥사이드 디스뮤타제(SOD)1’ 유전자 변이로 인한 루게릭병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SOD1 돌연변이로 인한 루게릭병 환자는 전체(약 35만 명)의 2%인 7500여 명 정도뿐이다.

그런데 토퍼센의 임상 3상 연구에서 1차 지표인 ALS 기능평가 척도를 달성하지 못했었다. 그럼에도 지난 7월 토퍼센의 허가신청서(NDA)를 수락한 FDA는 내년 1월 25일까지 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다.

바이오젠 측은 “토퍼센이 2차 지표인 ‘뇌척수액 내 SOD1 단백질 수치 증가’ 및 ‘미세신경섬유 경쇄’(NfL) 농도 등을 투여용량별로 각각 26~38%, 48~67%씩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며 치료제로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인 신약개발에서 1차 지표를 미충족한 약물이 승인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퇴행성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면서, FDA가 지난해 아두헬름을 승인하는 전례를 남긴 바 있다.

당시 아두헬름은 1차 지표인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었다. 다만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Aβ)를 없애는 효과만 확인된 상태였다. 아두헬름 역시 2021년 3월에서 같은해 6월로 심가 기간이 한차례 연장되기도 했다.

미국의사학회 등의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기전의 여러 후보물질이 가진 뇌부종 등 부작용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FDA는 추가 조치 없이 6월 말 아두헬름은 최초의 치매치료제라는 품목 허가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예견됐던 뇌부종으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 등이 나와 이슈가 됐다. 바이오젠도 유럽과 한국 등에서 아두헬름의 도입 절차를 포기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접게 됐다..

이처럼 토퍼센과 아두헬름 등 두 약물은 △바이오젠이 개발 △희귀 퇴행성신경질환 치료제 △1차 지표 미확보 △심사 기간 1차례 연장 등 네 가지 공통점을 공유하는 상황이다. 토퍼센의 임상 3상에 참여한 108명 중 14~18%에서 척수염 등 신경학적 부작용이 확인됐다. 또 해당 임상 참여자 중 6%가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했으며, 1명이 사망했지만 당시 토퍼센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FDA 토퍼센에 대해 내년 4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업계와 학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승인된 미국 아밀릭스 파마슈티컬스(아밀릭스)의 루게릭병 신약 ‘렐리브리오’(프로젝트명 AMX0035)의 사례에서 답을 엿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9월 빌리 던 FDA 신경과학 사무국장은 “생명을 위협하는 ALS에 대한 치료법이 없고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렐리브리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토퍼센이 역시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한 이유다.

퇴행성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FDA 자문위가 데이터 부족을 이유로 지난 3월 렐리브리오에 허가 반대 의견을 냈지만, 지난 9월 초 승인 권고로 의견을 수정했다”며 “추가자료가 기존 내용을 재해석한 결과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9월 말에 렐리브리오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FDA의 담당 국장이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을 촉진하겠다고 밝히며, 기업을 장려하는 추세다”라며 “어떤 부분을 자세히 검토할지 모르지만, 단연 부작용 등의 영역이 포함될 것이다. 안전성만 뒷받침하는 자료가 기준 이상이라면, 2차 지표를 충족한 토퍼센도 극소수에 환자들을 위해 시도해볼 수 있도록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퍼센이 비록 아두헬름과 승인 과정에서 닮은 점이 많았지만, 실보다 득이 더 많은 약물이 될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인 셈이다.

한편 국내외 환자들이 널리 쓰는 약물은 루게릭병 완화제는 프랑스 사노피의 리루텍(성분명 리루졸)과 일본 미쓰비시다나베제약의 ‘라디컷’(성분명 에다라본) 등이다. 이밖에 국내에서는 코아스(071950)템이 개발한 루게릭병 지연제 ‘뉴로나타-알’이 승인돼 사용되고 있다. 코아스템은 루게릭병이 인종에 큰 영향이 없는 질환인 만큼 국내에서 시판후 임상 3상 중인 뉴로나타-알의 결과가 나오는 2024년경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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