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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단백질 의약품 전문 개발 기업인 이니바이오가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에만 해외 기업들과 무려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12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톡신 시장 진출도 임박한데다, 올해 기업공개(IPO)도 예정돼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이니바이오에 따르면 최근 브라질 제약사인 아렐라 파마슈티카와 4억4700만 달러(약 6352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지사화 사업과 연계해 브라질 상파울루 무역관의 지원과 협력으로 이뤄졌다. 아렐라는 브라질에 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다. 의약품, 건강 기능 식품 및 식품 보조제 등 다양한 제품을 제조·유통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일반의약품(OTC) 시장 8위, 발포비타민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자국 내 인지도가 높은 기업이다.
업계는 아렐라 파마슈티카가 자회사가 메디컬 에스테틱 제품 유통 업체 메이스킨 (Meiskin) 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 인허가와 더불어 단기간 내 브라질 시장 유통까지 가능한 유리한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정부 인정 균주·우수한 기술력, 1.2조 메가딜로 이어져이니바이오 측은 브라질 외에도 중국과 페루 등 주요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2월 중국 메디컬에스테틱 전문 유통기업과 3억7000만 달러(약 5180억원) 규모 보툴리눔 톡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달 페루 제약사 파마솔루션과도 약 30억원 상당의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올해 중국, 페루, 브라질 제약사와 맺은 보툴리눔 톡신 공급 계약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보툴리눔 톡신 후발 기업들 대비 이니바이오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명확한 균주 출처에 기반한다. 여기에 한발 빠르게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균주 출처 논란이 몇 년째 제기된 상태다. 정부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감염병예방법)을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균주를 반입한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따라서 균주 출처가 시장 퇴출 여부를 판가름할 가장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이니바이오 관계자는 “연구 단계에서부터 균주 출처를 명확히 하기 위해 스웨덴 미생물 분양 기관이자 균주은행(CCUG)에 등록된 ‘CCUG 7968’을 정식 수입했다. 질병관리청, 산업통상자원부 등 8개 정부 기관의 수입 승인도 받았다”며 “균주 전체 염기서열 자료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에 제출해 균주 존재와 출처를 모두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니바이오 균주는 알러간을 인수한 애브비 보톡스에 사용되는 Hall A 균주와 95% 동일하고, 유전자 서열 또한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니바이오는 사업 초기 벤처기업으로는 쉽지 않은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100% 순도 원액 생산공정 특허, 비활성 단백질을 최소화한 특수 감압 건조 기술 특허를 획득해 기술력을 차별화했다. 지난 7월에는 산업부로부터 국가 핵심전략기술로 인정받아 동종업계 최초 ‘소재·부품·장비 산업 전문기업 확인서’를 획득했다.
| 이니바이오 연구실 모습.(사진=이니바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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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용화 초읽기, 中-美 진출 박차이니바이오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올해 하반기 국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월 식약처에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업계는 허가 시기를 연말쯤으로 예상한다. 생산라인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이니바이오 관계자는 “국내 허가 예상 시점인 올해 하반기 이후 기존 생산 규모로는 국내 및 수출 물량까지 감당하기 어렵다. 우선 신규 2개 라인 증설을 완료했지만, 중국과 브라질 등 글로벌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신규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수출용 보툴리눔 톡신에 대해 허가를 받은바 있는 이니바이오는 중국과 미국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연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임상 3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올해까지 중국에 정식 출시된 톡신 제품은 애브비 ‘보톡스’, 란저우생물학연구소 ‘헝리’, 입센 ‘디스포트’,
휴젤(145020) ‘레티보’ 등 단 4개뿐이다. 특히 이니바이오 측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손을 잡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빅 마켓인 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재 글로벌 제약사와 진출 전략을 논의 중이다. 이미 공장 실사 및 GMP 평가를 마무리하고 정식 계약을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니바이오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연내 기업공개(IPO)와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에 나선다. 지난 9월 나이스평가정보와 이크레더블이 진행한 기술성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이은 해외 공급 계약으로 신규 공장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한 자금 사용 목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프리미엄 톡신과 필러, 마이크로니들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 계약 및 실적을 바탕으로 하반기 예비 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