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이데일리 프리미엄 기사를 무단 전재·유포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 처벌 대상입니다.
이에 대해 팜이데일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합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삼천당제약의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올랐지만 상승세는 여전히 꺾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회사 주력이 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때문으로 보고 있다. 유럽 기술이전 계약 내용과 임상 3상 결과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특히 회사 측이 아일리아 시밀러 퍼스트무버로 강조하고 이에 따른 기대치가 주가를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일리아 독점권이 연장되면서 첫번째 바이오시밀러 수혜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천당제약(000250)은 지난 1년간 주가가 약 154% 급등했다. 지난해 4월 11일 3만4400원이던 주가는 올해 1월 2일 4만2850원을 찍은 뒤, 4월 10일 8만7500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9월 삼천당제약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 임상 3상 종료 소식을 전했다. 두달 뒤인 11월 28일에는 유럽 기업과 유럽 15개국에 690억원 규모 SCD411 공급 계약 체결 공시를 냈다. 다음날 삼천당제약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에 올랐고, 주가도 전일 3만4300원에서 4만4550원으로 약 30% 급등했다.
올해 3월 24일에는 SCD411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오리지널 치료제와 동등성을 입증했다는 내용을 공시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공시 당일 전일 대비 2300원 오른 6만1300원으로 마친 주가는 27일 7만8800원(28.5%↑)으로 상승했고, 28일에는 8만1800원으로 8만대에 안착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천당제약 주가 상승은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시밀러 관련 주요 이벤트가 공개될 때마다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였다”며 “회사가 자사 바이오시밀러가 퍼스트무버로 진입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온 만큼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그래픽=김정훈 기자) |
|
아일리아 독점권 돌발변수...“퍼스트무버 사실상 어려워”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기업은 8개사에 달한다. 삼천당제약을 비롯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196170) 등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으로는 산도스, 암젠, 마일란, 포마이콘이 있다. 이 중 삼천당제약, 삼성바이오에피스, 마일란은 임상 3상을 완료했다.
셀트리온(068270)은 3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 상태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임상 3상 결과까지 발표하는 등 마일란과 함께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다.
삼천당제약은 IR 등을 통해 자사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첫 번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진입할수 있다는 것과 그에 따른 프리미엄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출시는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 및 독점권 만료 시기와 맞물려 있는데, 아일리아 독점권에 변수가 발생했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독점권이 연장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일리아 미국 물질특허는 올해 6월에 만료된다. 하지만 신약 독점권이 올해 11월에서 내년 5월까지 연장됐다”며 “올해 11월까지 불가능했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내년 5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아일리아 개발사 리제네론은 적응증 확대를 위해 미숙아망막증 임상을 진행해왔고,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아일리아에 대한 독점권이 6개월 연장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을 제일 먼저 완료하고 허가받았다고 하더라도 내년 5월 이후에나 출시가 가능해졌다. 삼천당제약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 및 시장 전략에 수정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은 그동안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퍼스트무버를 굉장히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개발 속도 차이가 크지 않았고, 아일리아 독점권이 연장되면서 같은 선상에서 경쟁하게 됐다. 퍼스트무버가 아닌 퍼스트무버 그룹에 속하게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경쟁사들은 연내 허가 신청을 예고하고 있고, 내년 5월 이후 출시 경쟁이 예상된다.
SCD411 출시 전략 고심 중?삼천당제약은 지난해 3월 IR 자료를 통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SCD411은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시장에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first biosimilar)로 진입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2021년 10월 낸 IR 자료에서도 일본,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퍼스트 바이오시밀러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며, 지역별 공급 계약 마일스톤에 ‘1st 바이오시밀러 프리미엄’까지 반영했다. 특히 2021년 두 번의 IR을 통해 지역별 시장 점유율에 대해 미국 25%, 유럽 20%, 일본 15%, 중국 15% 목표치를 내세웠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지역별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 규모는 미국 7조원, 유럽 4조원, 중국 4조원, 일본 8000억원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삼천당제약의 시장점유율 목표치는 미세하게 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2021년에는 15~25%를 목표로 했었지만, 지난해 IR 자료에서는 최소 15%에서 최대 20%를 제시해 소폭 변화가 있었다. 특히 최근에는 최소 시장 점유율 목표가 10%까지 내려갔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최소 10% 이상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특히 현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아일리아 시밀러 경쟁 상황이 삼천당제약에 유리한 상황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회사 관계자는 “계약 및 시장 진입 전략과 관련된 사항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미국 및 유럽 출시 시기는 파트너사의 결정에 달려 있어 지금 시점으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연내 미국 및 유럽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출시는 △특허 및 독점권 만료 시점 △적응증 특허 문제 해결 △오리지널사와 합의 △경쟁사 출시 시점 고려 △공급 물량 확보 및 안정적 공급 가능 시기 등을 파트너사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인한 삼천당제약 기업가치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삼천당제약 시가총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773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아일리아 매출이 약 12조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삼천당제약의 목표치인 10% 점유율은 약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의미한다”며 “아일리아 시장이 크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주가나 시가총액이 과도하게 오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