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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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영양과잉시대지만 빈혈 환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성별로는 ‘여성’, 나이대로는 ‘40대’에서 가장 환자 수가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빈혈로 진료받은 환자는 62만7023명이며 20~40대 환자 중에서는 여성이 51만623명으로 같은 나이대 남성(4만976명)보다 12배나 됩니다. 기본적으로 생리로 인한 출혈 때문에 철분의 하루 권장섭취량 자체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습니다.
빈혈은 혈액 속 적혈구 수가 정상보다 적거나 적혈구의 크기가 비정상적이어서 적혈구에 들어있는 단백질인 헤모글로빈 양이 줄어든 상태를 말합니다. 헤모글로빈은 혈액을 통해 신체 조직에 필요한 산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므로 부족하면 일상생활에 다양한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이 빈혈의 대표증상으로 꼽히지만 어지럼증이 없어도 빈혈일 수 있습니다. 만약 피부나 입술의 양 끝이 창백하거나 손톱이 쉽게 부서지고, 쉽게 숨이 가빠지며, 얼음을 씹어먹고 싶은 기분이 든다면 빈혈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빈혈이 생기는 이유는 △철분부족 △비타민B₁₂·엽산부족 △신부전·항암화학요법 부작용 △자가면역질환 및 비타민E 결핍 △고혈압·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등 다양합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은 철 결핍성 빈혈인데요, 오늘 살펴볼 내용도 철분약의 올바른 복용법입니다. 철분약은 다른 영양제나 약, 음식과의 궁합이 안 좋은 편이라 복용시 주의해야할 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철분약 복용시 가장 먼저 명심해야 하는 것은 ‘공복섭취’입니다. 철분제제의 흡수율을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까지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복에 섭취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철분약을 아침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라고 권장합니다. 하지만 공복에 섭취했을 때 속쓰림이나 메스꺼움, 설사를 경험한다면 흡수율이 낮아지더라도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장장애가 심한 편이라면 철분제의 종류를 바꾸거나 용량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통 많이 쓰이는 철분제 흡수율이 높고 저렴한 2가 철분제인데, 2가 철분제의 주 성분인 ‘황산제일철’은 위장관 자극이 커 속쓰림 부작용이 많은 편입니다. 속쓰림 때문에 철분제를 복용하기 꺼려진다면 흡수율은 좀 더 낮고 가격도 비싸지만 위장장애가 적은 3가 철분제로 약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속이 쓰리다고 제산제나 위산분비억제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제산제나 위산분비억제제에 들어있는 ‘칼슘’이 철분흡수율을 낮추기 때문입니다. 칼슘과 철분은 둘 다 무기질의 일종으로 체내 흡수과정에서 서로 경쟁하는 대표적인 성분입니다. 만약 이와 같은 약들을 반드시 복용해야한다면 철분약과의 복용간격을 최소 2시간 이상 두는 것이 좋습니다. 철분제 복용의 흔한 부작용 중 하나로 변비가 꼽히기도 하는데, 이때도 칼슘이 들어있지 않은 변비약을 골라 복용해야 합니다. 철분약과 우유를 함께 복용하면 안 되는 이유도 우유가 칼슘이 많이 든 대표적인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녹차, 홍차 등에 든 ‘타닌’이나 커피나 초콜렛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도 철분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철분약을 복용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카페인은 철분과 결합해 철분이 체내 흡수되기도 전에 소변으로 배출되게 만듭니다. 식사와 함께 카페인 음료를 마셨을 때 철분 흡수가 최대 90%까지 줄어든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장기적인 카페인 섭취 자체가 철분 저장 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식사 중이나 식사 직후 커피 마시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유일하게 철분제와 함께 복용하면 시너지를 내는 영양소가 있습니다. 바로 ‘비타민C’입니다. 철분 30mg 흡수에 비타민C 200mg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200mg 이상의 비타민C가 들어있는 영양제나 오렌지주스를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다만 다른 무기질이 들어있을 수 있는 종합비타민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철분흡수율을 오히려 낮출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