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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샛길 가는 PHC, 이번엔 돌봄서비스 진출?
  • 작년에도 사업 연관성 떨어지는 업체에 지분 투자해 손실
  • 유동부채 58억원인데 현금성자산 26억원뿐…현금난 심각
  • 돌봄서비스 진출이 돌파구 될까…“수익성 좋은 사업 아냐”
  • 등록 2023-04-11 오전 9:46:06
  • 수정 2023-04-11 오후 5:14:52
이 기사는 2023년4월11일 9시46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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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피에이치씨(057880)(구 필로시스헬스케어, PHC)가 돌봄서비스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자 본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사업에 무리하게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피에이치씨 로고 (사진=피에이치씨)
10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피에이치씨는 지난 6일 23개 사업목적을 추가하기 위해 내달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기로 했다. 피에이치씨가 추가하려는 사업은 △노인복지사업 △가사간병 지원업 △간병인 파견업 △노인돌봄 종합서비스업 △산후조리도우미 서비스업 등 돌봄서비스다.

진단키트업체가 돌봄서비스 진출?…작년엔 게임사에 지분 투자

피에이치씨는 2년 연속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상태다. 외부감사인은 재무제표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고, 내부통제가 미비해 적합한 검토를 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피에이치씨는 지난 4일 상장폐지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해 내년 4월 10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다. 이후 이 같은 사업 진출 계획을 내세운 것이다.

피에이치씨 측은 사업다각화 목적에서 돌봄서비스 사업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체외진단업계에서는 해당 사업들이 기존 진단키트사업과 연관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충분히 있어서 요양병원을 사서 해당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사업적 연관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 같다”며 “진단키트 관련 상장사라면 제조업에 투자해 제품을 생산하고 매출을 발생시키는 게 건전한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피에이치씨는 지난해에도 본업과 거리가 먼 업체의 지분을 투자하는데 175억원을 들였다. 경영 참여 목적으로 지난해 3월 상장사 드래곤플라이(030350) 지분 11.29%를 101억원어치 매입한데 이어 6월에는 비상장사 더조인의 지분 49%를 취득하는데 54억원을 쓴 것이다. 또한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인 요즈마글로벌 AI펀드 4호에 20억원을 투자해 지분 36.49%를 확보했다.

드래곤플라이는 1세대 게임 개발사이며, 더조인은 응용 소프트웨어개발·공급업체로 피에이치씨와 사업적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더구나 지난해 현금이 아쉬운 상황에서 175억원 이상 들여 해당 업체들의 지분을 취득했음에도 뚜렷한 실익을 거두지 못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지난 2월 시티랩스 대상으로 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최대주주를 피에이치씨에서 시티랩스로 바꾸기로 했다. 드래곤플라이 측은 “이번 유증을 통해 기존 대주주 리스크에 대한 부분이 해소됐다”고 언급했다. 경영권 개입 목적으로 봐도 성공적이지 못한 투자였지만, 드래곤플라이의 지분 가치도 101억원에서 지난해 말 35억원으로 쪼그라들면서 평가손실 66억원이 발생한 상태다.

현금난 심각…돌봄서비스 사업이 돌파구 될까

이처럼 피에이치씨가 다양한 사업에 손을 벌리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현금을 벌어들이기 위한 자구책일 것으로 추정된다.

피에이치씨는 당장 1년 내로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58억원인데 반해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26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현금성자산에 기타유동자산(22억원)과 기타유동금융자산(6억원)을 합쳐도 54억원으로 유동부채보다 4억원 적다. 여기에 최근 3년간 판매관리비가 △2020년 80억원 △2021년 105억원 △2022년 14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운영자금으로 최소 80억원가량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피에이치씨는 지난해 공장 부지를 매각해 101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100억원어치의 단기금융상품을 해지했지만 677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현금이 고갈됐다. 당기순손실이 큰 데에는 매출원가가 높아 이익율이 낮은 상황에서 판관비가 높아진 탓이 컸다.

금융자산 투자로 인한 손실도 순손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분상품에 282억원, 채무상품에 117억원을 투자했지만 해당 상품의 지난해 말 장부가치는 각각 3억원, 37억원에 불과했다. 드래곤플라이 등 타법인 지분 투자로 인한 평가손실 66억원도 순손실을 증가시켰다.

하지만 가장 악영향을 미친 것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542억원 규모의 배임 혐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45.21%에 해당하는 규모인데다 지난해 코스닥 기업 횡령·배임 금액 중 오스템임플란트(048260)(2215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기록했다. 피에이치씨는 배임 혐의 발생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됐다.

문제는 피에이치씨가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는 돌봄서비스 사업이 수익성이 뛰어난 사업도 아니라는 점이다. 주로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운영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재무적 안정성도 중요한 평가요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돌봄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노인복지 서비스 등 돌봄서비스는 주로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운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을 바라보고 하는 사업은 아니다”라며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서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업체의 재무적 안정성도 중요한데 자금난이 심각한 회사라면 요양 사업을 영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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