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GC
녹십자(006280)가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렸던 면역글로불린 제제 ‘ALYGLO(국내 제품명: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 10%)’의 품목허가 신청에 다시 실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현장 실사(Pre-License Inspection) 미비를 이유로 허가를 연기했다.
GC녹십자는 28일 FDA로부터 ‘ALYGLO’의 품목허가 신청서(BLA)에 대한 ‘검토완료서한(CRL, Complete Response Letter)’를 수령했다고 밝혔다. CRL은 FDA가 품목 허가를 위해 의약품 허가 신청서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 경우 회사에 보내는 보완요청공문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FDA가 허가를 연기한 것은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가 FDA 목표 검토 기간 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장 현장 실사는 의약품 허가를 위해 필수적인 단계다. 회사 측은 “이번 허가 연기의 유일한 사유”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FDA가 GC녹십자 오창 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를 마쳤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비대면 평가(Remote Interactive Evaluations)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현장 실사와 관련해 언급한 바는 없다”고 했다.
문제는 향후 현장 실사가 다시 재개될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FDA는 지난달 “오미크론 확산으로부터 FDA와 FDA가 규제하는 회사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심사 활동을 일시적으로 변경했다”며 “2월 시작할 예정이던 해외 실사 계획을 연기했다”고 공지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세계적 유행 중인 상황에서 공장 실사가 재개될 시점이 언제인지 예단하기 어렵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서 현장 실사를 대기 중인 회사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추후 FDA 심사 재개의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다. 현장 실사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FDA와 긴밀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제제는 인간 혈액의 액체 성분인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한 의약품이다. 혈장에서 분리한 면역글로불린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데 ALYGLO는 혈액제제 중에서 면역글로불린제제로 분류된다.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면역글로불린 함유 농도에 따라 5%와 10% 제품 등으로 나뉘는데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5% 제품으로 FDA 승인을 노렸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제조공정 관련 자료의 보완을 지적받고 5% 제품 대신 10% 제품을 먼저 미국 시장에 내놓기로 전략을 수정했으나 다시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