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JW중외제약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을 찾아 이에 특화된 혁신신약, 이중에서도 희귀약물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른바 ‘환자 맞춤형 혁신신약’이죠.”
| 박찬희 JW중외제약 최고기술책임자(CTO)(사진제공=JW중외제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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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희
JW중외제약(001060)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신약 연구개발 목표와 전략에 대해 “최근 글로벌 약물 개발 동향은 ‘환자의 특정 질환에 관여한 타깃을 발굴하고 이를 얼마나 잘 컨트롤 하는 약물인가’에 맞춰져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예컨대 폐암, 위암 등으로 분류되던 종양을 이제는 ‘EGFR 키나제 변이형 비소세포폐암’, ‘C-Kit 키나제 변이형 위암’ 등으로 세분화해 알 수 있다. 이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면 타깃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신약도 개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는 얘기다.
JW중외제약은 지난 10년간 ‘중개임상’ 역량을 강화해왔다. 중개임상이 환자 맞춤형 혁신신약 개발의 핵심이라고 판단해서다. ‘중개임상’은 비임상과 임상 간 불일치를 최소화해 연결해줌으로써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연구개발 활동이다. 박 CTO는 “임상에서 낮은 성공률 원인을 약물 자체보다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지를 의미하는 바이오마커, 이에 특화한 임상디자인 부재에 있다는 관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바이오마커 전략과 환자 계층화가 가능하려면 비임상 연구결과를 잘 중개할 수 있는 데이터가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JW중외제약이 약 10년 전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 ‘주얼리’를 구축한 것도 중개임상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다. 300여종 이상의 세포주, 다양한 질환 동물모델로부터 얻은 조직샘플, 상용 약물과 JW중외제약이 개발한 20여종 이상의 약물 디자인 프로그램 등 방대한 데이터가 담겨있는 플랫폼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도입해 한 차원 더 고도화했다. 박 CTO는 “환자 맞춤형 혁신신약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게 ‘명확한 TPP(Target Product Profile) 전략’이고 이게 자사 중개임상 전략의 핵심”이라며 “플랫폼과 같은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개임상 연구의 리더가 되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한 혁신신약이 환자와 시장 모두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희귀약물에 집중된 혁신신약 개발전략 관련 높은 난이도와 시장성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없진 않다. 박 CTO는 “모두 유사한 이슈를 말하나 그렇지 않다”며 “항암제의 경우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 사례의 82%가 희귀약물 지정을 받았고 이중 85%의 약물이 향후 3~4년 내 시장성 예측에서 2억달러(약 2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얻을 것으로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정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그에 비해 제공할 수 있는 의료적 혜택이 크다면 시장에서 크게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며 “환자 맞춤형 신약이 시장성이 있냐 없냐를 논하는 시대는 갔다”고 덧붙였다.
현재 JW중외제약은 종양, 면역 및 재생의학을 타깃으로 신약을 개발 중이다. 박 CTO는 “모두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에 핵심으로 작용하는 타깃 단백질에 대해 특화된 약물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STAT3 고발현의 삼중 음성 유방암을 주적응증으로 하는 JW2286, 항소양과 항염증 모두에 관여하는 히스타민 수용체4 선택적 억제제 JW1601, 탈모 관련 줄기세포의 Wnt신호에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JW0061 등이 그것이다. 또 특정 단백질이 질환의 주요 원인을 제공하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폐섬유증 등을 타깃으로 하는 약물도 초기 개발 단계에 있다. 이중 JW1601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될 예정이며 JW2286, JW0061은 2023년 이후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