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한 주(7월11일~7월17일)의 글로벌 제약·바이오업계 이슈를 모았다. 이번 주에는 영국 아스트라 제네카 제약회사가 뇌종양 치료제로 개발한 실험 신약 ‘ADZ 1390’과 ‘항암 유전자 p53’의 예상치 못한 임상 결과가 주목받았다.
| (사진=이미지투데이) |
|
UPI 통신은 ADZ 1390이 척수 부상 회복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영국 버밍엄 대학 의대 신경과 전문의 주바이르 아메드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ADZ 1390은 현재 미국과 영국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뇌졸양 치료제로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운동실조 모세관 확장증 돌연변이 키나제 억제제’다.
교수팀은 1390이 시험관에서 배양한 신경세포의 성장을 자극하고 DNA 손상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ATM 키나제 경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근거해 연구팀은 척수가 손상된 생쥐에 ADZ 1390을 경구 투여했다. 이 결과 ATM 키나제 경로가 크게 억제되면서 손상된 척수 부위 넘어 신경이 재생됐다. 재생된 신경은 손상된 부위를 건너서 전기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생쥐는 4주도 안 되어 척수가 손상되지 않은 생쥐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각과 운동 기능이 회복됐다. 신체의 DNA 손상 반응 시스템이 계속 활성화되면 척수 손상의 회복을 막을 수 있다. ADZ 1390으로 이 시스템을 차단하면 손상된 척수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임상 약리학·치료 학회 학술지 ‘임상 중개의학’(Clinical and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반대로 ‘유전체의 수호자’(guardian of the genome)라고도 일컬어지는 p53의 부작용도 발견됐다. 만성 간 질환(CLD) 환자의 간세포에 p53이 지속해서 활성화하면 간암의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만성 간 질환에 대해서는 p53이 알려진 것과 정반대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일본 오사카대 의과대학원의 마케하라 테쓰오 위장병학 간장학 교수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 암 연구 협회 저널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에 논문으로 공개했다.
교수팀은 간세포에 p53이 많이 발현하게 조작한 생쥐 모델에 실험했다. p53의 수위를 조절하는 Mdm2 단백질이 아예 생기지 않게 이 단백질의 생합성 암호를 가진 같은 이름의 유전자를 제거했다.
이로 인해 간세포에 p53가 축적된 생쥐 모델은 더 높은 빈도로 간 종양이 발생했다. 줄기세포와 비슷한 특성이 있는 ‘간 전구세포’(HPCs)의 급격한 증가도 있었다. 이 HPCs를 분리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뒤 다른 생쥐의 피하에 주입하면 역시 종양이 생겼다.
Mdm2 유전자에 더해 p53 유전자까지 제거하면 간 종양의 발달이 빨라지지도, 노화 관련 분비성 표현형이 증가하지도 않았다. p53이 지속해서 발현하는 게 간 종양의 형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교수팀은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 조직 샘플을 건강한 23명의 대조군과 비교해 p53의 활성화가 간세포의 자멸사 수위, 노화 관련 분비성 표현형, 간 전구세포 관련 유전자 발현, 추후의 암 발생 등과 연관돼 있다는 걸 재차 확인했다. 만성 간 질환 환자의 간세포에서 p53이 활성화하면 간 전구세포로부터 종양이 생기기 쉬운 미세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