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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3년간 멈춰있던
코오롱(002020)의 바이오 시계가 다시 본격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룹 차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외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과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그룹이 바이오 분야에 45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바이오 사업 본격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인보사 사태 이후 멈춰있던 바이오 사업을 3년만에 다시 본격화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코오롱그룹은 지난달 30일 주요 사장단이 참석한 원앤온리(One&Only) 위원회에서 미래성장동력 6개 분야에 총 4조원 규모를 투입키로 결정했다.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 및 고용 전략을 통해 첨단소재분야, 친환경에너지분야와 함께 바이오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선택했다. 신약개발에 필요한 연구와 임상시험, 공정개발 등 설비투자에 5년간 4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3년만의 바이오 재도전...왜?코오롱그룹의 이번 바이오 투자는 업계 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코오롱그룹 내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인보사 사태 후폭풍으로 이제까지 몸살을 앓아왔다. 미츠비시타나베 제약(약 5000억원), 먼디파마(약 6677억원)와 체결했던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미츠비시타나베 측과는 계약금 반환소송까지 갔으나 패소해 수령했던 계약금 250억원을 포함해 이자, 손해배상금, 소송비용 등 약 430억원을 지급했다.
여기에 인보사 투약 환자들에 대한 장기추적조사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곡 코오롱 원앤온리타워 토지 및 건물까지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양도했다. 2019년 114명이던 R&D 연구인력도 2021년 84명으로 급감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12.2%에서 8.65%까지 떨어졌다. 인보사 사태가 회사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고, 코오롱생명과학 홍보조직도 해체됐다. 19년간 약 1100억원을 들여 개발해 연 매출 6조원을 목표로 하던 인보사가 악재로 되돌아오면서 바이오 사업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번 코오롱그룹의 투자에 대해 업계는 바이오 사업을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도 “그룹 내에서 이번에 투자를 발표한 분야는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선택한 것”이라며 “바이오 분야 역시 미래 성장 동력으로 5년간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들의 바이오 진출이 가속화되고 유망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세포 문제가 있었긴 하지만 혁신신약을 개발해 본 경험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바이오 사업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회사 측에서 판단한 것 같다. 이번 투자 발표는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 (사진=코오롱바이오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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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파이프라인 발굴-CDMO 사업 투트랙코오롱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그룹이 발표한 바이오 투자는 큰 틀에서 5개년 계획으로 발표한 것이다. 구체적인 부분보다는 마스터 플랜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며 “인보사 미국 임상 3상과 기존 코오롱생명과학 파이프라인 개발을 구체화하고, 추후 파이프라인 추가 확보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CDMO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외 요천골 신경근병증 치료제 ‘KLS-2031’이 미국 임상 1/2a상을 승인받아 환자 투약을 완료한 상태다. 지난 2020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받은 바 있다. 또한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KLS-3021은 미국 IND 신청 예정이다. 이들 파이프라인 임상이 본격화 되고, 향후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후보물질 도입 등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핵심 캐시카우던 인보사가 허가 취소된 후 코오롱생명과학은 새로운 매출 창출을 위해 2020년 12월 CDMO 기업 코오롱바이오텍을 물적분할 했다. 충주에 인보사를 생산하던 시설 포함 17000㎡ 규모의 대형 첨단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을 갖추고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은 당장 세포치료제 및 엑소좀 CDMO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인보사 사태 이후 신뢰 회복과 공정개발 및 인력 충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코오롱그룹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캐시카우 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코오롱바이오텍 CDMO 사업 투자를 이미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생산공정개발 연구직과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 서비스 및 마케팅 기획, 신규 고객 발굴 및 계약관리, CDMO 프로젝트 관리자 등 다양한 인력을 충원 중이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미래 신사업 투자 일환으로 코오롱바이오텍이 영위하고 있는 CDMO 사업 관련 설비 투자와 공정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