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중소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이 ‘부스터샷(추가 접종)’으로 개발 방향을 바꾸고 있다. 예상보다 임상시험 과정이 순탄치 않은데다, 그 사이 1차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다. 뒤늦게 백신 출시에 성공한다더라도 시장의 환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향후 실적 측면에서도 부스터샷이 승산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부스터샷이 시작될 예정이다.
3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095700)과 이노비오(티커 INO)가 중국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용도로 개발 방향을 정했다.
셀리드(299660)도 현재 진행되는 임상 시험에 추가적으로 부스터샷을 개발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GX-19N’의 임상시험 대상을 건강한 성인에서 기존에 백신을 맞은 성인으로 변경했다고 전날 밝혔다. 예방에서 방어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다. 제넥신 부스터샷은 중국 시노백이나 시노팜 백신 접종자를 위한 것으로 개발된다. 인도네시아 식약처에 임상시험 계획 변경을 신청한 상태다.
|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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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비오가 방향 설정은 빨랐다. 이노비오는 한국계 미국인 조셉킴 대표가 인수해 2014년에 나스닥에 상장시킨 회사다. 이달 초 중국 백신 부스터샷 용도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정식 승인을 받았다. 현지 파트너사인 애드백신 바이오파마수티컬스 쑤저우(Advaccine Biopharmaceuticals Suzhou)와 진행한다.
이들이 부스터샷으로 개발 방향을 바꾼 이유는 1차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다. 이날 기준으로 국내 1차 백신 접종률은 56%를 넘어섰다. 50세 이상은 90%를 넘어섰다. 이들 개발사는 코로나19가 독감처럼 형태를 달리해 지속될 것이라 보고 개발을 진행해왔지만 하루라도 빨리 실적을 내는 것이 실익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들 기업이 대상으로 삼은 백신은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이다. 돌파 감염률이 가장 높아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가장 높은 백신으로 여겨진다. 시노팜의 경우 돌파감염에 따른 사망률이 화이자 백신보다 3배가 높다는 콜롬비아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제넥신에 대해 “보다 빠른 사업화를 위해 돌파 감염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백신을 타겟으로 부스터샷 개발 전략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변이 바이러스로 부스터샷이 점차 일반인 대상으로 확대되면서 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리적인 이유도 일부 작용했다는게 제넥신의 설명이다. 기존 1차 백신 임상시험은 임상시험 대상자 일부에 위약군을 투여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1년 동안 실제 백신을 접종받지 못하게 돼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인도네시아 정부가 백신 미접종자의 공공장소 출입을 금하는 정책을 고려해서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