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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로봇 팔이 움직이며 자동으로 뼈를 깎는다’ VS. ‘의사가 핸드드릴을 쥐고 로봇 지시에 맞춰 뼈를 직접 깎는다’.
우리 상상 속의 로봇은 후자보단 전자에 가깝다. 하지만 두 로봇 모두 ‘수술로봇’으로 불린다. 앞서 언급한 로봇을 만들어 낸 곳은 국내 의료기업 큐렉소다. 뒤는 현재 글로벌 인공관절 의료로봇 시장을 평정한 기업들 제품이다.
|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cuvis-joint). (제공=큐렉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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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점으로
큐렉소(060280)의 ‘큐비스-조인트’는 지난 2020년 하반기 출시 후 1년 반 만에 국내외에서 30대가 팔려나갔다. 2020년에 6대, 지난해 24대가 팔렸다. 이 로봇은 오는 3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앞두고 있다. 앞선 지난해 1분기 유럽 CE는 획득했다.
큐렉소는 가격, 크기, 편의성 등에서 글로벌 업체와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는 완전 자동화를 이뤄냈다”며 “CT 촬영을 통해 촬영된 이미지와 환자의 몸을 80개 점을 통해 일치시킨 뒤, 로봇이 알아서 자동으로 뼈를 절삭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만 고정해 놓으면 로봇이 알아서 움직이면서 수술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경쟁사 로봇은 수술 가이드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인공관절 로봇의 경우 로봇은 뼈를 더 깎아야 하는지, 말지를 표시해주고 가이딩해준다”면서 “집도의는 이에 맞춰 드릴을 손에 들고 직접 뼈를 깎는 방식”이라고 비교했다. 현재 글로벌 인공관절 수술로봇 1~3위가 모두 이런 형태다. ‘수술로봇’ 개념에 보다 가까운 것은 큐렉소의 큐비스 조인트라고 볼 수 있다.
큐비스 조인트는 CT 촬영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인공관절 수술 시뮬레이션을 반복한다. 이렇게 수립된 수술계획에 맞춰 로봇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수술을 진행한다. 이에 반해, 경쟁사 수술로봇은 수술 가이드 역할에 그치기 때문에 집도의의 컨디션이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1~2㎜까지 무릎 각도를 계산해 정확한 위치에 임플란트를 삽입해야 한다.
큐비스 조인트는 정확한 수술 계획과 정밀한 절삭으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이재준 대표는 “인공관절 수술에서 골반-허벅지뼈-무릎뼈-정강이뼈-발목뼈가 정확하게 일직선이 돼야 한다”면서 “그래야 인공관절을 삽입해도 이물감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 환자 대부분이 ‘O’(오)다리 형태로, 컴퓨터로 정확하게 계산해서 뼈를 일직선으로 맞춰 깎아야 한다.
큐렉소의 또 다른 장점은 오픈플랫폼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큐비스 조인트는 코렌텍, 짐머바이오멧, 임플란트 캐스트, 메릴헬스케어 등 한국은 물론 독일, 미국, 인도 등의 국내외 인공관절 임플란트 회사 제품과 호환된다. 반면 글로벌 경쟁사는 임플란트 회사가 수술로봇 자회사로 두는 형태다. 해외 인공관절 수술로봇이 특정 임플란트만 쓸 수 있는 폐쇄적 구조를 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대표는 “각 사의 임플란트마다 형상이 다르다”면서 “이 때문에 해외 협력 첫 단추로 소프트웨어 계약부터 맺는다. 이들이 우리에게 형상 데이터를 주면 이걸 어떻게 깎으면 될지에 대한 절삭 데이터를 만드는 순서로 일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큐렉소는 임플란트 회사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최적의 절삭 데이터를 확보한다.
더욱이 환자 신체에 적합한 인공관절 임플란트를 선택하는 것도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준다. 환자의 무릎뼈 크기와 현재 상태, 성별에 따라 적합한 인공관절이 달라진단 얘기다. 이런 점에서 큐비스 조인트는 다양한 인공관절 임플란트와의 호환돼 집도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은 물론, 수술 성공률까지 높인다.
큐렉소의 이러한 개방성은 확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메릴헬스케어는 인도 최대 인공관절 임플란트 회사다. 이 회사는 큐렉소 수술로봇과 호환이 되면서 자사 임플란트를 병원에 공급하면서 큐비스 조인트 영업을 대신해주고 있다.
이 대표는 “각국의 모든 병원을 접촉하긴 쉽지 않다”며 “인공관절 임플란트사가 자사 제품을 판매하면서 집도의가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수술로봇 호환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곁들이며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