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제약·바이오 섹터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기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인 성장 섹터인 제약·바이오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이데일리는 개인 투자자의 멘토인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를 만나 제약·바이오 섹터 전망과 현재 대응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보유 종목의 펀더멘탈(기업의 기초체력)이 우수하고 확신이 있다면, 현재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길 권했다. 오히려 펀더멘탈이 확실하면 추가 매수도 가능한 시점으로 진단했다.
또 신약 개발 바이오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병원과 의료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모두 아우르는 헬스케어로 시야를 넓히길 조언했다. 수명이 길어지고 기술이 발달하는 등 헬스케어 섹터는 유망하다고 보고 적은 돈으로 꾸준히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유튜브 채널 ‘약오른 기자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유 제약·바이오 종목이 평가손실이 난 상황이라면=연준의 긴축 기조 등으로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의 주가가 낮아진 상태입니다. 평가 손실이 난 투자자라면 지금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존 리 대표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바이오 투자하더라도 길게 봐야 합니다. ‘올해 어떻게 될 것 같아요’와 같은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바이오(신약 개발은)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거잖아요. 요새 정치적 이슈라든가 이자율, 인플레이션 때문에 성장주들이 하락했는데 결국 펀더멘탈이 제일 이슈가 되겠죠.
내가 산 주식이 펀더멘탈이 좋으면 좋은 거고, 너무 ‘일희일비’하면 안 됩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이 성장성이 높은지, 높다면 걱정할 필요 없는 거고. 높지 않으면 잘못 판단했나(하고 되짚어 봐야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라도 내가 산 종목의 펀더멘탈을 봐야 한다?
△존 리 대표
많은 분이 바이오건 아니건 간에 주식 투자를 가격을 맞추는 것으로 착각해요. 얼마나 힘들어요. 내가 이 회사의 펀더멘탈을 보고 샀다면 걱정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더 매집해야 하는 거죠. 제가 말씀을 많이 드리는데도 와 닿지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원론적인 얘기라고 하는데 사실 원론적인 게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이 주식에 왜 투자했는지, 이 바이오 기업이 무엇을 하는지, 대부분의 사람이 투자하고 나서도 잘 몰라요. 그러니 가격이 내려가면 불안하곤 하죠.
제약·바이오 섹터 유망…“헬스케어로 시야 넓혀라”=제약·바이오 섹터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존 리 대표
앞으로는 수명이 길어지잖아요. 그러니까 인생을 살면서 아픈 기간이 더 많아요. 헬스케어는 어떻게 보면 나에 대한 헷징(hedging)을 하는 거예요. 내가 나이가 들어가니까 병원비가 많이 들어갈 거잖아요. 투자해놓으면 헬스케어에 제공을 하는 회사에 내가 투자를 하기 때문에 병원비가 많이 나오더라도 대상에 투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헷징하는 효과가 있는 거죠.
헬스케어라는게 바이오와 좀 다른 게 굉장히 광범위해요. 바이오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헬스케어, 의료 업종 전반적인 거거든요. 병원에 투자할 수 있고. 또 신약만 있는 게 아니라 메디컬 디바이스죠, 요새 새로운 거 많이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런 거에 투자하는 거고요.
바이오 헬스케어에 투자하는 건 인간 수명이 길어진다는 사실, 테크놀로지(기술)가 발전한다는 것, 예전에는 치료할 수 있지 않았는데 치료가 가능하거든요. 또 소득이 늘어나잖아요. 그동안에 병원에 안 가던 사람이 병원에 가게 되니까 산업이 굉장히 커지죠. 관심을 받아야 할 섹터는 맞아요.
길게 보고 나에 대한 헷징을 한다는 생각하고 적은 돈으로 꾸준히 투자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 다른 얘기지만 자녀들에게 사교육 시키지말고 그 돈으로 학원주식 사는게 100배 낫다고 얘기하거든요. 같은 원리에요. 내 돈이 가장 효과적으로 일하는게 은퇴한 후에 어떤 삶을 살 거냐 하면 헬스케어 주식 사는 게 100배 나은거죠.
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 사례는 다르게 봐야 =
신라젠(215600)과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같은 종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존 리 대표
신라젠과 오스템임플란트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신라젠은 신약개발 실패를 했고,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펀더멘탈이 굉장히 좋은 회사에요. 시가총액이 2조원(거래정지 되기 직전 종가 기준 2조386억원)되잖아요? 비슷한 회사가 스위스에 있거든요. 오스템은 매출이 8000억원, 곧 1조원된다고 하는데요. 경쟁사인 스위스 회사는 2조원되거든요. 시가총액은 30조원에 가까워요. 오스템임플란트가 굉장히 싸죠. 외국인 지분 40%넘었고요. 상장폐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고요. 횡령할 것을 (미리) 알 수는 없죠. 횡령 이슈만 빼면 굉장히 좋은 회사라고 할 수 있어요.
제약·바이오 펀드 고르는 방법은△존 리 대표
대부분 과거 6개월 수익률을 보고 추천하는데 제일 잘못된 방법이에요. 제일 중요한 것은 펀드가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지, 예를 들어 헬스케어라고 가정하면 어떤 분야에 투자하는지, 어떤 나라에 투자하는지 살펴보고 누가 운용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 턴오버(Turn over, 주식매매)라고 하죠. 얼만큼 주식을 사고파는지, 장기철학을 갖고 있느냐도 봐야 합니다. 수수료도 중요하죠. 총 수수료가 판매수수료 포함해서 1년에 얼마나 떼어가는지 정도를 봐야겠죠.
펀드 운용보고서를 읽어보세요. 펀드 매니저가 어떤 지식이 있고 어떻게 결정하는구나를 간접적으로 알 수가 있죠.
=턴오버가 왜 중요한 건가요?
△존 리 대표
예를 들어 내가 바이오 헬스케어 투자를 하는데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펀드 매니저가 샀다 팔았다 하면 나의 투자철학과 정 반대잖아요. 그런 펀드는 갖고 있으면 안 되겠죠.
=펀드에 투자하더라도 내 투자철학과 같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군요.
△존 리 대표
그리고 펀드는 절대 바꾸는 것이 아니에요. 사람들은 펀드도 주식처럼 팔았다가, 저기로 옮겨가고,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됩니다. 관심사가 추가되면 새로 사는 거지 옮기는 것이 아니에요. 주식도 마찬가지지만 펀드도 5년, 10년, 20년 갖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나중에 큰돈을 벌게 되겠죠.
주식 매도 시점은 =투자철학과 맞지 않거나, 펀더멘탈에 의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요?
△존 리 대표
그러면 무조건 팔아야 해요. ‘내가 잘못 샀구나’, ‘내가 모르는 걸 샀구나’ 하는 상황이라면 매각해야죠. 주식을 매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틀렸다고 생각할 때, △더는 펀더멘탈이 좋지 않았을 때, 아니면 △더 좋은 주식이 나타났을 때입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시장을 예측해서 사고 파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현금화해서 시장 좋아질 때 들어가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극히 아마추어적인 겁니다. 항상 투자돼 있어야 하는 겁니다.
내 돈이 일하는데 비도 오고 눈도 오고 하는 거예요. 눈 온다고 팔고, 비 온다고 팔고, 날씨 갠 다음에 사야겠다고 하지만 알 수 없거든요. 반복적으로 실수하면서도 새로운 위기가 오면 잊어버립니다. 현명한 투자가가 되는 것은 훈련이지 테크닉이 아닙니다.
지금 추가 매수해도 될까 =펀더멘탈만 확실하다면 지금 추가 매수할 수도 있을까요?
△존 리 대표
너무 좋습니다. 내가 너무나 갖고 싶었던 주식인데 더 싸게 살 수있는 권리가 생긴 거죠. 그거는 영리한 사람들의 몫이죠. 남을 무조건 따라가는 사람과 자기만의 투자철학 가진 사람은 (다르죠).
평소에 갖고 싶었는데 가격이 올랐다고 생각해서 살까 말까 했는데 30% 마이너스에요. 훨씬 자신 있게 살 수 있죠. 대부분 사람은 거꾸로 얘기해요. 30% 손실이면 큰일났다, 망하는 거 아니냐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