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아닌 세계보건기구(WHO) 승인을 선택했다.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자금지원을 받은 노바백스가 자국 보건당국의 허가 신청을 먼저 못한 배경에는 생산 공장 문제가 있다. 향후 선진국 진출을 위해서는 품질 이슈에 대한 소명이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 임상에 사용된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사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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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외신에 따르면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 FDA 긴급사용승인은 지연 끝에 결국 하지 않는다. 정식승인 절차인 생물학적제제 품목허가(BLA) 신청을 4분기 중 진행할 계획이다. 당초 노바백스는 올해 초 글로벌 임상 3상을 마치고 영국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보건 당국에 1분기 중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 2분기 품목허가를 투자자들에게 강조해왔다. 5월 3분기로 연기, 8월에는 4분기 중으로 미루는 등 품목허가 신청이 계속 지연되는 중이다.
자국 기업 우선주의가 명확한 미국에서 노바백스가 허가 신청을 못하고 있는 이유는 후지필름 텍사스 공장 때문이다. 노바백스는 지난해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로부터 코로나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OWS)’의 일환으로 17억5000만 달러(2조700억원)를 지원받았다. 노바백스는 일본 회사 후지필름의 텍사스와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임상용 및 상업용 백신 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FDA 후지필름 공장 실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 미국 정부에서 요구하는 표준에 맞추기 위해 후지필름 텍사스 공장이 품질 문제가 발생, 잠시 가동이 정지됐다. 미국 정부는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제조 부분에 한해 자금 지원 중단까지 결정했다. 이 같은 발표 이후 품질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노바백스에 코로나 백신 미국 제조를 다시 진행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FDA와의 조정을 우선시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진행 중인 임상 시험 및 비임상 연구, 규제 상호 작용, 제조된 백신의 분석, 프로젝트 관리 등을 포함해 다른 모든 활동과 관련해 OWS 계약에 따라 작업을 진행하도록 회사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FDA 허가 문제는 인도 보건당국의 승인 지연으로도 이어졌다. 노바백스는 2분기 세계 인구수 2위 인도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나, 품목허가 소식은 아직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백신 생산 업체이자 노바백스 파트너사 인도혈청연구소(Serum Institute of India, SII)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FDA 승인 때문으로 추측할 수 있다. 사이러스 푸나왈라 SII 회장은 “우리는 FDA로부터 허가를 받아야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승인을 노력하고 있지만,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임상 참여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노바백스 백신이 2분기 중 허가를 약속했지만, 연내 승인이 불투명해지면서 출장이나 여행에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부터 영국 정부는 임상 참여자 1만5000명에게 코로나 백신 화이자와 모더나 투여를 결정했다. 부스터샷(추가접종)이 아닌 정식 접종 용량 2회분을 투여한다.
노바백스 코로나 백신 허가는 국내 기업 중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노바백스 위탁개발생산(CDMO)과 라이선스인 물량이 집중적으로 생산될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현재 시험생산(PPQ)을 하면서 무한 대기 중이다. 지난 3월 상장 당시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추정했던 증권가는 하향 전망을 내놨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2021년 연매출 8800억원, 2022년 8180억원을 예상했다. 올해 1~3분기(3분기 실적은 키움증권 추정치)까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실적은 매출 4319억원, 영업이익 2226억원이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