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휴젤(145020) 인수전에
신세계(004170)백화점에 이어
GS(078930)그룹까지 바이오 사업과 무관한 대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보톡스는 신약 개발 없이 기존의 단일 제품 판매로만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중국 현지 사업 다각화까지 가능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대기업들이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시작하기에 보톡스가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다.
| [사진=뉴시스] |
|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휴젤 인수와 관련된 조회공시 및 해명공시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날
SK케미칼(285130)은 “휴젤 인수는 당사와 무관하다”,
SK디스커버리(006120)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GS그룹과 신세계백화점은 투자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히면서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이 휴젤 인수에 눈독들이는 주요한 이유로 보톡스 사업이 바이오 시장에 첫 발을 내딛기에 제격이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보톡스업계 관계자는 “LG와 삼성, SK가 바이오 진출에 성공하면서 국내 대부분 대기업들이 바이오를 하고 싶어한다”며 “다른 바이오보다 보톡스는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보장되는 아이템이다. 바이오에서 영업이익 1000억원 가까이 벌어들이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보톡스업계 관계자는 “제약회사는 전문의약품 제넥릭 매출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대중적이지도 않다. 다른 산업보다 규제가 많아서 바이오와 무관한 대기업이 하기에 부담스럽다. 신약, 바이오시밀러를 당장 하기에도 리스크가 크다”며 “반면 보톡스 시장은 국내는 이미 포화상태지만 해외는 그렇게 치열하지 않다. 단일 약품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가 5조원 이상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휴젤은 매출액 2110억원, 영업이익 782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0%에 육박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매출 상위권 전통제약사의 실적을 살펴보면 대웅제약 매출 1조554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영업이익률 1.6%), 한미약품 매출 1조759억원, 영업이익 487억원(영업이익률 4.5%), GC녹십자 1조5041억원, 영업이익 503억원(영업이익률 3.3%) 등 영업이익률이 1~4%에 불과하다.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19년 기준 49억 달러(5조4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에는 89억 달러(9조80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휴젤은 연내 유럽 허가 승인이 나올 예정이며, 자회사 휴젤 아메리카를 통한 미국 직접 출시도 준비 중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보톡스 중국 시판허가를 획득한 상황이며, 중국 보톡스 시장은 약 2조원 규모를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에서는 휴젤을 통해 중국의 건강기능식품 진출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도 대기업이 관심을 보이는 배경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휴젤을 확보하면 중국 유통망까지 가져갈 수 있다. 휴젤 보톡스와 필러가 중국에서 알려지면, 뷰티, 건강기능식품을 진입하는 좋은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사고가 중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면서, 저렴하고 품질까지 보장되는 한국산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건강식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9.5% 성장률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70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한국산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다롄둥탕상무유한회사의 위하이타우 경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산 홍삼 함유 기능성 음료 및 스낵 매출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