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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美 진출' 안갯속…애브비, 8년만에 권리반환(종합)
  • 2013년 약 3900억원 규모 기술수출 계약 체결
  • 업계선 "경쟁사 발목잡기" "안정성 이슈 발목" 분분
  • 美 보톡스 시장 60%…메디톡스 "여러 방안 검토 중"
  • 등록 2021-09-08 오후 7:52:21
  • 수정 2021-09-08 오후 7:52:21
[이데일리 박미리 기자] 미국 앨러간(현 애브비 계열사)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메디톡스의 미국 진출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메디톡스는 글로벌 1위 보톡스 회사인 앨러간을 통해 미국 시장에 간접 진출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메디톡스 본사 전경(사진=메디톡스)


메디톡스(086900)는 앨러간과 지난 2013년 체결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신경독소 후보제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됐다고 8일 공시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해당 제품에 대한 애브비와의 개발 및 상업화가 중단됐다”며 “앨러간 측이 진행한 모든 임상 자료, 해당 제품에 대한 개발과 허가, 상업화 등 모든 권리를 넘겨받는다”고 전했다. 다만 앨러간 측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및 마일스톤은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

이번 권리 반환은 8년간 이어온 메디톡스와 앨러간 간 관계가 끊어졌다는 의미다. 즉 메디톡스의 미국 진출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3년 앨러간과 약 3900억원 규모 액상형 보톡스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국내 업계에서 최대 규모였다. 메디톡스가 경쟁사인 앨러간 손을 잡은 것은 후발주자인 국내 바이오사가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직접 진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판단에서였다. 제품 형태도 액상형으로 앨러간과 겹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해를 지나도 임상 진전이 늦어지자 업계에선 앨러간의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메디톡스가 국내 업체들 중 가장 빨리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임상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후발주자인 대웅제약이 앨러간 출신 연구자들이 설립한 에볼루스와 2013년 계약을 맺은 후 2016년 4월 임상 3상 결과 발표, 2019년 5월 미국 판매를 시작하는 등 빠른 진전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앨러간의 이번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예견된 결과라는 시각이다. 보톡스업계 관계자는 “보톡스가 신약만큼 임상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가 아닌데도 8년을 끌고 이번에 계약까지 파기했다”며 “앨러간이 경쟁사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메디톡스와 계약을 체결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힘이 실린 이유”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각에선 앨러간이 후발주자를 막기 위한 카드로 메디톡스를 활용했다는 시각도 있다”며 “이번 계약 파기가 대웅제약이 로열티 지급을 조건으로 미국 판매가 재개된 후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식약처가 메디톡스가 액상형 보톡스가 의약품 품목허가 및 변경허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위조한 사실을 확인, 품목허가를 취소한 점이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메디톡스와 갈등을 벌여온 대웅제약도 지난 5월 이를 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조작된 자료가 제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다른 제품이라고 선은 그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동일한 제품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며 “앨러간에서 안정성 이슈로 인해 임상 3상 이후 판매 승인까지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 경우에 해당하면 자료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돼 전 자료를 돌려받아도 큰 의미가 없다. 메디톡스로선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 8년에 이어 추가로 몇 년을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메디톡스가 최대 보톡스 시장인 미국시장을 포기하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미국 보톡스 시장은 2018년 기준 3조3000억원으로 전 세계 시장의 60%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자력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다른 파트너사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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