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CNS 치료제 글로벌 강자로 부상하나
  • 6일 ‘카리스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 착수했다 밝혀
  • FDA 승인된 엑스코프리·수노시 이어 단계 앞선 약
  • CNS 치료제 한 우물, 기술 반환 대응책, 현지화 전략 긍정적 작용
  • SK바이오팜 “고형암 치료제로 영역 확장 중”
  • 등록 2022-01-07 오후 4:55:46
  • 수정 2022-01-07 오후 5:28:29
이 기사는 2022년1월6일 16시5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구독하기
[이데일리 김명선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글로벌 중추신경계(CNS) 시장에서 선두주자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수노시(솔리암페톨)’에 이어 ‘카리스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 SK바이오팜이 개발이 까다롭기로 이름난 CNS 치료제 시장에서 신약으로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던 데는 ‘한우물 파기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은 6일 카리스바메이트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진=SK바이오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캡처)


중추신경계 치료제 강자 된 SK바이오팜

6일 SK바이오팜은 레녹스-가스토 증후군(희귀 난치성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소아 및 성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환자 250여 명을 대상으로 미국·유럽 등 60여 개 기관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2025년 글로벌 시장 출시가 목표다. 미국에서는 약 4만8000명의 환자가 질환을 앓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10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리스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의 신경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중 세 번째로 단계가 앞선 약이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재즈 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에 기술수출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는 2019년 3월 FDA로부터 허가받아 그해 7월 미국 판매를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는 같은 해 11월 FDA 허가를 받아 2020년 5월 정식 출시됐다.

이들 두 약물은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엑스코프리 처방 수(TRx)는 최근 10년간 출시된 뇌전증 경쟁 신약의 17개월 차 분기 평균 대비 74%를 상회한다. 다만 미국 시장에서의 엑스코프리 매출은 199억원으로 2분기 매출(188억원) 대비 6% 성장에 그쳤다. 당시 SK바이오팜은 “도매상 재고수준의 일시적 변동 영향”이라 밝혔었다. 수노시도 지난해 3분기 1925만달러(약 231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1.2% 오른 수치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을 ‘CNS 치료제 분야 강자’로 평가할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사무국장은 “CNS 치료제만 놓고 보면 국내에서는 필적할만한 상대가 없다. CNS 치료제의 경우 통계적·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하기 어려운데, 여기서 고무적인 결과를 내고 실제 상업화했다는 데서 글로벌 CNS 강자라고 감히 얘기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중추신경계 신약을 출시한 제약사 13곳 중 SK바이오팜이 국내기업으로는 유일하다.

한 우물 파고 기술 반환 대응책 잘 짜…현지화 전략 승부수

SK바이오팜이 CNS 시장에서 주목받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우선 CNS 치료제 한 우물만을 팠다. SK바이오팜은 1993년 신약 연구 개발을 시작한 이후 약 30년째 CNS 분야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해오고 있다. 현재 엑스코프리·수노시·카리스바메이트 세 파이프라인 외에도 5개 CNS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CNS 질환은 발병 원인이 잘 규명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장 내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이다. 아직 블록버스터 신약이 많지 않아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CNS 치료제 개발에 매진해왔다. (사진=SK바이오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캡처)


기술 반환 대응책을 잘 짠 점도 긍정적이었다. 이번에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한 카리스바메이트는 1999년 존슨앤존슨(J&J)에 기술 이전됐다가 권리가 반환된 약이다. J&J는 2008년 16세 이상의 부분 발작 환자 대상 치료제로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FDA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후 SK에 권리가 돌아왔다. 당초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됐던 수노시도 2000년 J&J에 기술 수출됐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못해 반환됐었다.

업계에 따르면 기술 반환된 약이 실패 약물이라는 각인 탓에 개발이 흐지부지되거나 상업화되지 못하는 사례도 적잖다. SK바이오팜은 ‘적응증’을 바꿔 다시 개발해 약을 살려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CNS 분야 전 주기에 걸쳐 R&D(연구개발) 경험과 데이터가 있었기에 신약 재창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도 한 수로 작용했다. SK바이오팜은 미국 현지에 SK라이프사이언스(SK life science)를 설립해 여러 현지 전문가를 영입했다. J&J에서 뇌전증 치료제 토파맥스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마크 케이먼 최고의학경영자(CMO)가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이 CNS 치료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장기 전략이 관건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뇌질환 치료제 개발 과정 중에 축적된 뇌혈관 장벽 투과 약물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뇌종양 및 뇌전이 비율이 높은 고형암 치료제로 R&D 영역을 확장 중”이라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sun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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