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과학칼럼]커피 부작용? 인류가 몇 백년간 섭취...식품으로 검증 끝나
  • 박종현 과학컬럼 8편. 커피 마시는 '이런저런' 이유
  • 커피, 알고 보면 단맛과 신맛 뿐
  • 커피는 예로부터 ‘정신 작용제’
  • 커피처럼 효능 논란 많은 식품도 드물어
  • "커피, 인류가 몇 백년간 섭취한 식품"
  • 등록 2021-06-26 오전 8:02:36
  • 수정 2021-06-26 오전 8:02:36
과학지식을 그저 알기만 하고, 실생활에 사용해보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본 칼럼을 통해서, 과학지식을 우리가 어떻게 실생활에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생명과학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등의 과학교양서를 저술했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 속의 원두를 볶고 분쇄한 가루에 물을 넣어서 추출한 음료를 말한다. 원래는 유럽인들과 미국인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우리나라에도 조선 후기에 처음으로 유입되면서 전파됐다. 그리고 1999년에는 세계적인 카페 체인점 스타벅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하면서 본격적인 커피 전성기가 시작됐다.

스타벅스의 한국 상륙 이후 이십 여년이 지난 오늘 한국인들은 커피 없이 일상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커피를 사랑하게 됐다. 커피와 함께 아침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점심 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 것도 이제 당연하게 여겨진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


모두가 즐겨 먹는 커피, 알고 보면 단맛과 신맛 뿐?

커피가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은 게 한편으론 아이러니하다. 커피는 알고 보면 쓴맛과 신맛밖에 안 나는 음식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커피에서 혀로 느낄 수 있는 맛은 쓴맛과 신맛뿐이다.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맛인 단맛과 감칠맛은 나지 않는다. 실제로 어린아이들에게 커피를 한입 주면 이렇게 쓴맛이 나는 음료는 왜 먹는 거냐며 경악한다. 반면 커피를 즐겨 먹는 사람들은 원두 종류에 따른 맛을 구분하며 ‘커피가 맛있다’는 말을 즐겨 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혀가 잘못된 건 아니다. 사실 커피 맛이 좋다는 말은 향기가 좋다는 말과 같다고 봐도 무방하다. 커피 풍미는 혀로 느끼는 맛보다는 코로 느껴지는 향기에서 온다. 커피를 목으로 넘기는 순간 느껴지는 커피 향이 커피 맛을 더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커피가 쓴맛이 난다며 마시지 않는 사람들은 있어도 커피 향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류에게 커피는 예로부터 ‘정신 작용제’였다!

커피는 맛보다는 향으로 마시는 음료에 가깝다. 이 시점에서 또 다른 의문점이 생긴다. 인류는 왜 커피를 ‘맡는’게 아니고 ‘마시기’ 시작한 걸까. 혀로 느껴지는 맛이라고는 쓴맛과 신맛뿐인 데다 많이 마신다고 해서 배가 든든해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냉정히 생각해서 커피 향이 마음에 들어서였다면 그냥 좋은 향을 풍기는 제품을 만드는 것 정도도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인류가 커피를 마시게 된 이유는 커피 효능과 관련이 높다. 커피를 마시면 피곤하다가도 정신이 번쩍 든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이 정신작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과거 인류는 카페인 존재를 알지 못했지만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또렷해진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었다.

커피, 정신 작용제 효능, 누가 처음 발견했을까

누가 처음으로 커피 효능을 발견했는지는 여러 추측이 있다.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최초 발견자는 ‘칼디’다. 칼디는 염소치기 일을 하던 에티오피아 평범한 소년이었다. 어느 날 자신이 기르는 염소가 어떤 나무 열매를 먹으면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칼디는 이 일 이후 나무 열매를 들고 수도원 원장을 찾아가 열매 효능을 설명했다. 하지만 원장은 열매를 불 속으로 집어던졌다. 고작 열매 하나가 사람 정신을 또렷하게 만든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열매가 불에 익으면서 좋은 향이 나기 시작했다.

원장은 향을 맡고 나서야 이 열매에 호기심이 생겼는지 실험삼아 열매를 갈아 물에 녹여 마셨다. 그런데 갑자기 정신이 너무 또렷해져서 밤늦게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한다. 정말 칼디 말대로 열매가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효능이 있었던 것이다.

이 일 이후 수도원에선 수도사들이 밤늦게까지 기도를 할 때 이 열매로 만든 음료를 마시게 된다. 이 열매가 바로 커피나무 열매다. 그러므로 커피가 지금과 같이 퍼지게 된 데는 정신 작용제 기능이 제일 컸다.다음으론 먹는 데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 좋은 향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요즘은 건강을 위해서도 마신다?

최근 커피가 당뇨병 예방, 심장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등장하면서 건강을 위해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있다. 커피가 건강에 좋은 식품이라며 찬양하는 글도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모든 연구가 커피에 우호적이진 않다. 커피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의 연구가 나오면 커피를 과연 마셔도 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아마 우리가 먹는 수많은 식품 중 커피처럼 효능 논란이 많은 식품은 없을 것이다.

필자는 커피 효능정보에 혼란스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다. 커피는 인류가 최소 몇백 년간 먹어 온 식품이다. 이것만으로 식품으로써의 검증은 충분히 이뤄졌다. 커피는 단지 맛과 향을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지, 건강을 위해 마시는 약이 아니다. 건강을 떠나 스스로가 커피를 좋아한다면 마시고 싶은 만큼만 적당히 마시면 그걸로 충분하다.

김지완 기자 2p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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