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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일본기업의 몰락을 닮아가는 한국의 장수기업들
  •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21-07-24 오전 7:30:05
  • 수정 2021-07-24 오전 7:30:05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글로벌 제조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는 과거의 상식과 가치관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글로벌 제조 기업은 제품력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제품과 인재, 관리 프로세스가 세계적인 기업 못지않은 국내 제조업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면서 수 십 년 쌓아 온 업력(業力)에 비해서 핵심 역량뿐만 아니라 정작 업무를 추진하는 관리 프로세스(process)는 그에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도 수 십 년간 습관화에 의해서 형성된 “이미 지나간 성공 경험”, 즉 과거 성공의 저주가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만의 독특함이 차별화 전략으로 인식되어 “감히 우리 제품을 따라올 곳은 없다”라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 시대가 시사(示唆) 하는 것은 세계를 무대로 경쟁하는 상황에서 제품력만으로 승부가 가능한 시장은 이미 지나갔다고 봐야 한다.

제품 생산에 혼을 불어넣어 만든다는 일본 제조업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까닭도 제조 현장의 장인 정신 때문이었다. 그런데 세계 최고일 것 같던 일본 기업들은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무엇이 문제 였을까? 그들만의 독특함이 차별화 전략으로 인식되어 온 일본 제조업들은 제조 활동을 장인 정신의 틀 속에 가둬 잘 만드는 쪽만 생각했고 관리 프로세스와 선진 시스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다시 말해 제품력, 기술력, 생산력, 수행력 부분과 관리 프로세스 사이의 괴리(乖離)가 크고 기술 발전과 정보통신기술(ICT) 변화에 따라 제조 경영을 변화시키는 속도(speed)가 선진 글로벌 제조업에 비해서 너무 느렸다. 국내 제조업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업력이 오래된 기업일수록 흉보면서 배우듯 일본 기업을 닮고 있는 제조업이 많다.

반면 선진 관리 프로세스(global best practices)가 내장된 글로벌 수준의 시스템(ERP, SCM, PLM, CRM)을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 환경과 생태계를 갖춘 제조업들은 삼성전자처럼 세계 1위에 당당히 올라서고 있다. 기술력과 제품력은 범용화되고 있어서 얼마든지 짧은 시간에 모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나 관리 부분과 프로세스 혁신(PI)는 많은 시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인재 육성과 기업문화 등 다양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혁신, 즉 변화관리는 제품이 아니라, 그 제품을 제조하는 프로세스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스마트 팩토리이다. 아래 그림은 30년간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 변화표이다. 8, 90년대 제품력 기반 기업들의 순위와 2000년대 관리 Process 기반 글로벌 기업들의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및 적용은 어느 혁신과 마찬가지로 왜 하는지가 매우 중요하고, 거기에 구성원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 좀 더 나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 방법이 없을지 항상 고민하고 논의하는 제조업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제조업마다 서로 다른 핵심 역량과 시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모두가 알고 있으면서도 실행이 어려운 이유는 대부분의 제조업들이 관리 프로세스는 그대로 둔 채, 마치 그 프로세스들이 핵심 역량인 것으로 착각하는 리더들에 의해서 거창한 구호만 내세우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과거 시스템뿐만 아니라 관리 프로세스 관점부터 전환해야 한다.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만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항상 혁신이 일어나는 자율과 자발성이 향상되어 변화관리의 자율화가 일어나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이 자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제조의 혁신은 모든 프로세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관점을 디자인하여 플랫폼 그 너머를 바라봐야 스마트 팩토리의 지속 가능성이 향상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로봇과 인공 지능 (AI), IoT(사물의 인터넷), IoB(행동인터넷) 등을 도입하여 자동화와 자율화 제조와 품질 향상 등을 도모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구축해 온 공장 자동화를 지능화 관점에서 설계하여 추진하는 것이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이다. 따라서 스마트 팩토리는 제조 산업에 있어서 대단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품질 향상,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기간 단축, 인력 부족, 부가가치 제공 가치의 향상, 리스크 관리 · 추적 등 점점 까다롭게 나타나는 과제와 그 해결책을 제시하여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전략의 수단으로 설계해야 한다. 이를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 프로세스를 3 단계로 구분하여 생각(design thinking)해야 할 것이다.

첫째, 데이터의 수집 · 축적 및 기능과 연계된 사용자 관점 디자인 역량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제조 현장의 사물과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고 가시화하여 얻어진 제조 현장 정보를 데이터 관리 기술을 적용하여 현장 전문가 노하우(knowhow)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식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검사를 자동화하여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그래프나 그림 등으로 구성하여 활용을 위한 접근 용이성(easy-to-access)이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디자인되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분석 · 예측이다. 방대한 정보를 분석 · 학습함으로써 제조 현상 요인의 특성과 다양한 변수를 모델링 하여 미래 예측을 할 수 있다. 통계 분석에 의한 요인 분석과 인공 지능에 의한 기계 학습 등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공지능의 기계학습은 통계학 관점에서 진화되고 있는 영역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셋째, 데이터에 의한 제어 및 최적화 운용(operation)이다. 분석 결과와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최적의 판단 · 실행을 할 수 있다. 분석을 통해 발견된 결함을 개선하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이렇게 보면, 스마트 팩토리의 실현은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전의 “자동화”는 아날로그의 디지털화, 아날로그의 깊이와 넓이 더 나아가 정밀성을 디지털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은 단순화 한 크기와 무게 등의 수치 데이터뿐이었다면,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는 더 넓은 대상을 가리키고 있다. 수치(數値) 데이터뿐 아니라 이미지와 소리, 사람의 움직임과 같은 “생산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것”을 정량화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취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최근 지능정보통신기술(IICT)을 활용한 기기의 엄청난 발전 덕분이다. 그러므로 스마트 팩토리는 지능정보통신기술의 약진에 의해 실현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은 지능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실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위의 3 단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예를 들어, 생산 시스템의 과제가 ‘품질 향상’이라면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불량률 감소”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작업자의 실수나 가공 불량을 감지하여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의 수집 · 축적”의 단계다. 그런 다음 “데이터 분석 · 예측 ‘단계로 과거의 실수와 가공 불량을 분석하여 실수나 가공 불량이 발생하기 쉬운 공정을 확인인 해야 한다. 그런 실수가 발생한 작업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거나 가공 불량이 발생하는 공정을 회피하는 설계 변경을 시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데이터에 의한 제어 및 최적화“ 운용의 단계이며 스마트 팩토리 h-CPS(Human Cyber Physical System)의 기본 기능인 피드백(feed-back)이다.

제조 공장에서는 공작 기계를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가공 상태의 확인 및 가공 종료를 알리는 기능을

갖게 해야 한다. 이른바 제조 현장의 사물인터넷(IoT) 화이다. 또한 가공 시간을 데이터로 취득 · 축적 할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데이터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은 실질적인 경험이 풍부한 현장 전문가 중심 ”데이터의 수집 · 축적“에 해당된다. 또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공 시간의 최적화 운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데이터 분석 및 예측에 의한 제어 및 최적화가 이루어지고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경험화 된 데이터가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되어 새로운 제조 역량을 창출할 것이다. 이 3 단계를 반복함으로써 가공 조건과 가공 시간의 최적화를 일상적으로 할 수 있고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제조 대응 역량 향상과 제조 원가의 절감 등을 지속 가능하게 실현할 수 있다.

또한 마찬가지로, 공작 기계에 센서를 설치, 연마 시에 걸리는 연마 능력 등을 데이터로 측정 · 취득 · 축적할 수 있도록 관리 프로세스를 정립하면, 여기에서도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가공 조건의 최적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현장 수준에서의 노력은 지금까지의 현장 수준에서의 원가 절감 활동 등의 연장 선상에 있지만, 스마트 팩토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품의 공급망 모두에 있어 지능화 및 자동화를 추진해나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자율화가 점진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데이터가 매우 중요하다. 데이터 수집이 제조 스마트화의 핵심이다. 그러나 공급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스마트 팩토리를 실현하게 되면 데이터의 양은 엄청나고 스피드와 다양성까지 포함시켜 이들을 신속하게 처리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데이터의 수집 · 분석 · 축적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빼놓을 수 없지만, 공장 현장과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 에지 컴퓨팅을 도입 적용해야 한다.

이번에는 스마트 팩토리 개념의 기본적인 극히 일부를 소개했다. 그러나 스마트 팩토리 개념은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 팩토리의 개념은 이미 언급 한 바와 같이, 제조 문제의 해결 ·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뉴노멀(new normal) 제조 생태계를 지속 가능하게 조성하여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스마트 팩토리의 생각이다. 말하자면 공장을 진화시키기 위한 기술적인 노력과 기능적인 필요성 모두가 스마트 팩토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핵심 중에 핵심에 ‘관리 프로세스’ 역량이 엄존(儼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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