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기사는 인쇄용 화면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B형간염 韓시장 3위인데...'베믈리디' 제네릭 경쟁 과열, 왜?
  • 길리어드의 '비리어드' 후속작 '베믈리디'...매출 1조원 세대교체 성공
  • 국내선 비리어드가 선두 유지..."보험 급여 때문, 베믈리디가 결국 앞설 것"
  • 동아ST, 베믈리디 제네릭 첫 출시...내달 3개사 추가 진입 유력
  • 등록 2023-02-08 오전 7:00:30
  • 수정 2023-02-08 오전 10:20:42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디’가 세계 무대에서 1조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베믈리디는 길리어드의 전작인 ‘비리어드’ 등에 밀려 시장 내 매출 3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보험 급여 문제로 인한 시장 점령에 애를 먹는 베믈리디가 결국 최강자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베믈리디 제네릭(복제약) 개발사 중 가장 먼저 부분적인 보험 급여를 확보 동아에스티(170900)가 ‘베믈리아’를 출시했다. 회사는 주요 B형간염 치료제 4종을 가장 먼저 확보한 만큼 해당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제일약품(271980)대웅제약(069620), 종근당(185750) 등도 내달 관련 제네릭을 출시해, 본격적인 시장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B형간염 환자용 항바이러스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왼쪽)다. 지난 1일 동아ST가 베믈리디 제네릭 ‘베믈리아’(오른쪽)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다. (제공=길리어드사이언스)


‘베믈리디’ 전작인 ‘비리어드’ 제치고 세계 시장 압도

길리어드는 기존에 보유한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의 후속작으로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를 개발했다.

이 약물의 성분인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는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서 증식하기 위해 사용하는 역전사사효소 억제제다. 베믈리디는 비리어드 대비 약 10% 수준의 적은 용량으로도 엇비슷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6년 성인의 B형간염 치료제로 베믈리디를 승인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이듬해인 2017년 같은 적응증으로 해당 약물을 승인했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베믈리디는 미국(4억2900만달러)과 유럽(3500만 달러), 기타 국가(3억7900만 달러) 등 지난해 세계에서 총 8억4300만 달러의 매출(한화 약 1조588억원)을 기록했다. 베믈리디가 같은 기간 비리어드의 총 매출(9100만 달러)을 크게 앞지르며, 세계 무대에서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FDA가 베믈리디의 투약 연령을 12세 이상 소아로 확대승인하면서, 올해 세계 시장 내 해당 약물의 매출이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韓점령 못한 ‘베믈리디’...“적응증 확대, 보험 급여가 관건”

하지만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는 여전히 비리어드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2020년 약 4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후 전반적인 약가 인하로 인해 연간 2500억~3000억원 내외로 줄어들었다.

2022년 상반기 누적 기준 국내 B형간염 치료제의 원외 처방액은 총 1295억원이었다. 이중 비리어드가 해당 기간 약 450억원으로 매출 1위에 올랐다.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약 327억원)와 베믈리디(224억원)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세계 시장에서 선전한 베믈리디가 국내에서 동종 질환 대상 약물 중 매출 3위에 머무른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세부 병증이나 진행 과정에 따라 타약물에서 베믈리디로 교체 처방할 경우,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베믈리디가 비리어드나 바라크루드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보험 급여의 적용범위는 차츰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5월부터 비대상성 간경변증과 간암 환자도 초치료 시 베믈리디의 급여를 인정했다. 기존에는 B형 간염으로 베믈리디를 쓰다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된 환자일 경우에만 보험이 인정됐었다.

B형간염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같이 베믈리디의 투약 연령 확대나 보험 급여를 위한 처방 교체 기준 완화 등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B형간염 약물 시장에서 베믈리디의 영향력이 커져갈 것이다. 여러 개발사가 관련 제네릭 출시를 시도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동아ST, “베믈리아, 오리지널과 같은 보험 범위 적용...시장 선점 총력”

지난 1일 동아에스티가 ‘베믈리아’ 1정당 가격을 2474원으로 오리지널인 베믈리디 대비 30% 저렴하게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동아에스티 등 3사는 지난해 3월 염 변경을 통해 베믈리디의 관련 특허를 회피하는 데 성공했다. 같은 방식으로 특허를 회피한 제일약품(테카비어디)과 대웅제약(베믈리버), 종근당(테노포벨에이) 등을 제치고 동아에스티가 베믈리디 제네릭을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게 된 셈이다. 이는 동아에스티의 베믈리아가 먼저 급여에 등재됐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사 역시 오는 3월 급여 등재와 함께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출시일을 기준으로 오리지널과 동일한 보험 급여 기준을 적용받게 됐다”며 “무엇보다 현재 급여에 포함되지 않는 환자 그룹이 존재한다. 오리지널보다 저렴한 베믈리아가 이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선점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동아에스티는 ‘바라클’과 ‘헵세비어’, ‘비리얼’에 이어 베믈리아까지 총 4종의 B형간염 치료제를 확보했다. 헵세비어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자진철수한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헵세라’ 제네릭이며, 비리얼은 비리어드 제네릭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동아에스티는 바라클(약 39억원)과 비리얼(약 16억원), 헵세비어(약 3억원) 등 B형 간염 치료제로 6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바라클은 관련 제네릭 중 선두에 올라 있으며 오리지널 시장의 약 9~10%의 점유율을 확보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바라크루드 제네릭 중에서 바라클이 경쟁사보다 빨리 진입해 점유율 1등을 유지하고 있다”며 “바라클과 같은 전략으로 베믈리아도 성과를 내노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감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어떻게 생각하세요?

필요하다

134명( 82% )

불필요하다

29명( 17% )

저작권자 © 팜이데일리 - 기사 무단전재, 재배포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