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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산독식 바이오 소부장]①무늬만 K바이오, 원료 90%는 수입산
  • 국산 바이오 원·부자재 14%, 원료의약품 10%
  • 중국 등 수입 단절되면 의약품 제조 올스톱
  • 머크 코로나19 치료제, 중국 원료 공급사 등장
  •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 배지와 레진 절벽
  • 해외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 결국 직격탄
  • “원료 공급 문제 가능성 대비 국산화 시급”
  • 등록 2021-12-21 오전 7:38:07
  • 수정 2021-12-21 오후 1:45:12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바이오 원·부자재 공급 부족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나치게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에서 수입 원·부자재 비중은 90%에 육박했다. 바이오 소재는 물론, 부품과 장비 수입에 차질을 빚을 경우 제2 요소수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국산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최근 머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미국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바이오 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였다. 티엔위, 우시앱텍, 투오신, 청위 등 주가는 몇 주 만에 100~200% 급등했다. 이들 중국 상장사가 의약품 원료를 세계 빅파마들에 공급하고 있어서다. 티엔위는 머크의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몰누피라비르 주요 성분을 제공한다.

반면 국내 제약·바이오 주들은 잠잠했다. 한국에는 머크와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는 바이오테크 업체가 단 한 곳도 없다.

글로벌 바이오 및 합성의약품 원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1775억 달러(209조원) 규모다. 한국이 이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1.9%(35억 달러, 4조원)에 불과하다. 중국은 20.2%로 미국과 유럽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이다.

한국의 의약품 원료 자체 조달 비중은 2020년 기준 13%에 불과하다. 중국과 인도를 통한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원료 수입길이 막히면 국내 의약품 제조가 중단될 수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면 산업계에 직격탄을 줬던 요소수 사태보다 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바이오 원·부자재 수급 불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직면하면서 실태가 드러났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이 정부 차원에서 자국 업체에 바이오 원·부자재를 우선 공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백신 및 치료제 등에 들어가는 바이오 의약품 원·부자재 국산 비중은 10% 내외로,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소재 하나만 부족해도 생산이 불가하다.

대표적으로 배지는 세포 배양을 할 때 세포 먹이로 사용되고, 레진은 배양된 세포에서 단백질과 항체를 정제하는 필수 원자재다. 현재 레진과 배지를 수입하려면 입고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소보다 최대 1년까지 연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에 사용되는 의약품 생산이 중단되고, 신약 개발 속도가 지연되면서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업계는 주요국 상황변화에 따라 원료의약품 공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코로나19가 거세게 확산한 인도에서는 기초의약품은 물론 산소통도 부족해 치료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인도가 의약품 원료 수출 금지를 내리자 미국, 유럽 등에서 기초 필수의약품들의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며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세계 각국에서 의약품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제약주권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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