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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글로벌 빅파마가 RNA 간섭(RNAi) 플랫폼기술 보유 바이오텍을 사들이고 있다. 이는 RNA 간섭이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랫폼으로 검증이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상장사 중에서는
올릭스(226950)가 유일하게 RNA 간섭 기술로 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냈으며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 (자료=올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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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소재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는 지난 18일 RNA 간섭(RNAi) 기술 기반 치료제 전문 개발 나스닥 상장사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공표했다. 거래 금액은 주당 38.25달러로 전날 다이서나의 종가에 79.7% 프리미엄을 반영해 총 33억 달러(4조원) 규모에 사들인다.
현재 RNA 간섭 플랫폼기술 회사 톱5는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스, 더 메디슨스 컴퍼니,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 토종 한국 바이오텍 올릭스가 꼽힌다. 톱5의 기준은 RNA 간섭 신약의 약물전달체 역할을 하는 갈낙(GalNAc)을 활용한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 성과 여부다. 이 중 더 메디슨스 컴퍼니는 스위스 빅파마 노바티스가 지난해 97억 달러(1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노바티스는 나스닥 시총 25조7000억원 규모의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빅파마가 RNA 간섭 회사를 연이어 사들이는 것과 관련해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이 검증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동기 올릭스 대표는 “더 메디슨스 컴퍼니의 인클리시란 개발 성공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기존에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가 허가받은 3가지 신약은 희귀질병이었고, 인클리시란은 블록버스터 약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클리시란은 기존 의약품보다 투약 간격도 길고, 효능도 훨씬 좋다. RNA 간섭 플랫폼기술이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 수 있는 검증이 됐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노바티스 인수회사 더 메디슨스 컴퍼니가 개발한 인클리시란은 고지혈증 신약이며, 1년에 두 번만 주사로 맞으면 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단백질 생산 유전자(PCSK9)의 발현을 RNA 간섭으로 억제,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를 50%까지 떨어뜨린다. 지난해 연말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에 이어 올해 9월 영국 국민건강보험(NHS)도 승인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인클리시란 정가는 284mg 도스 팩당 2000파운드(320만원)이며, 오는 2026년 21억 달러(2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릭스는 지난 10월 중국내 4위 제약사인 한소제약과 체결한 라이선스 아웃 딜은 ‘갈낙(GalNAc)’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올릭스는 지난해 3월 미국 AM 케미컬(AMC)로부터 RNA 간섭 치료제를 간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 기술인 N-아세틸갈락토사민(갈낙)의 특허권과 노하우에 대한 전 세계 권리를 도입했다. 갈낙 도입 1년반 만에 대형 딜이 나온 것이며, 앞으로 라이선스 아웃 주기가 더욱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릭스는 한소제약 딜을 통해 RNA 간섭 치료제 분야 톱5 안에 들어왔으며, 2025년까지 톱3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동기 대표는 “노바티스가 더 메디슨스 컴퍼니를 11조원에 샀다는 건 기본적으로 약물 하나 성공하면 수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올릭스도 갈낙을 적용해 한소제약과 대형 딜 성과가 나왔듯이 RNA 간섭 갈낙의 포텐셜은 무궁무진하다. 간질환 치료제 쪽을 타깃팅 함으로써 심혈관, 대사성 질환 등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