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과학칼럼]집·학교·직장이 한 곳에? 마천루는 과시용 아닌 미래
  • 박종현 과학칼럼 10편. 마천루에 우리 미래가 있다
    고층빌딩 건축에 현대기술 집약
    마천루 과시 목적? 현대 사회문제 해결 가능
    "미래엔 마천루 생활이 당연하게 여겨질수도"
  • 등록 2021-07-24 오전 8:02:04
  • 수정 2021-07-24 오전 8:02:04
과학지식을 그저 알기만 하고, 실생활에 사용해보지 못한다면 너무 아깝지 않은가. 본 칼럼을 통해서, 과학지식을 우리가 어떻게 실생활에 편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는 ‘생명과학을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과학을 쉽게 썼는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등의 과학교양서를 저술했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 마천루 기술의 화려한 발전, 과시용에서 일상용으로의 변화를 촉진하다.

마천루는 현시대 최고 수준 과학기술이 모두 집약된 구조물이다. 실제 마천루 하나를 지으려면 하중을 견딜 만한 소재에 관한 재료공학, 바람과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구조공학, 머무르는 사람들의 쾌적한 삶을 보장할 방안을 모색하는 환경공학, 건물의 아름다운 외관을 디자인하는 건축공학까지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박종현 과학커뮤니케이터.


마천루의 핵심 기술은?

일단 마천루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코어월(핵심벽체)이다. 코어월은 사람으로 치면 척추에 해당하는 부위로, 마천루의 정중앙에 위치한다. 마천루는 높이만큼이나 하중이 엄청나기에 이 하중을 잘 지탱해줄 거대한 기둥이 필요한데, 이 기둥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코어월이라고 보면 된다.

마천루를 지어 올릴 때도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코어월을 지반에 단단하게 고정하는 것이다. 그다음 코어월을 건물 모양에 맞춰 위로 올린다. 코어월은 마천루의 척추 역할을 하는 만큼 튼튼하게 만들어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웬만한 재료공학 기술로는 엄두도 못 내는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코어월 하나만으로 건물의 하중을 버티는 것은 무리다. 높은 건물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코어월 주변에 콘크리트로 만든 거대한 기둥을 여러 개 배치한다. 그리고 코어월과 거대한 기둥을 아웃리거로 서로 연결해 코어월을 더욱 튼튼히 자리 잡게 해 준다.

그리고 이 거대한 기둥들은 또 벨트 트러스로 서로 단단하게 연결해서 튼튼함을 더해준다. 코어월이 사람의 척추 역할을 한다면 그 주변의 거대한 기둥들은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하는 지팡이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바람의 영향 최소화가 ‘관건’

코어월, 아웃리거, 벤트 트러스 등을 동원해서 무작정 튼튼하게 짓는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바람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하늘 위로 높이 올라갈수록 바람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이건 바람이 잘 불지 않는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지면에서 약한 바람이 불 때 초고층 마천루 높이에서는 태풍 수준의 바람이 불 정도다.

바람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천루를 설계할 때 바람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롯데월드타워를 포함한 전 세계의 마천루를 잘 살펴보면 위로 갈수록 가늘어진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모양의 건물은 아래가 든든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버틸 수 있다.

이런 방법 외에도 건물의 단면을 사각형 모양 대신에 원 모양으로 만들어서 외벽이 매끈한 경사면을 이루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 단면의 마천루가 조금 식상하다면 위로 올라갈수록 마름모 모양으로 매끄럽게 비틀 수도 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마천루인 세계금융센터는 바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굉장히 파격적인 설계를 했는데, 바로 마천루의 윗부분에 거대한 구멍을 뚫는 것이었다.

비효율적인 마천루, 왜 짓나

이처럼 마천루는 수많은 공법과 과학기술 그리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필요하다. 좋게 말하면 첨단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비효율적이다. 사람들이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장소를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건물을 짓는 거라면 그냥 낮은 건물을 여러 개 건설하는 게 비용이 훨씬 덜 들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 전 세계의 도시에서는 이제 갓 개발된 값비싼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마천루들이 수도 없이 지어진다. 왜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마천루라는 타이틀이 가지는 상징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개의 마천루가 모여 형성된 도시의 화려한 스카이라인만으로 한 국가의 기술력과 경제력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 외국 여행을 가는 관광객들도 그 나라의 건물들이 얼마나 높고 화려한지를 보고서 그 나라의 생활 수준과 경제력을 느끼고 온다고 하니 말이다.

마천루가 과시용이라고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마천루가 머지않은 미래에는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다. 만약 과학기술이 발전해서 마천루가 비효율적인 구조물이 아니게 된다면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넉넉해져서 녹지와 광장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칙칙한 도시에서 쾌적한 도시로 발돋움하는 거다. 거주지를 늘리기 위해 자연환경을 파괴할 필요도 없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생각해보자. 미래에는 초고층 마천루 하나가 수만 명이 머무르는 마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초고층 마천루에서 거주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학교도 다니는 식으로 말이다. 그럼, 사람들은 차나 대중교통을 타고 출퇴근을 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덕분에 도시의 교통 문제가 해소되고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우리 인류는 초고층 마천루에서 거주하고 사회생활(?)도 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는 미래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지완 기자 2pa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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