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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나일람’이 선점한 RNA 간섭 신약 시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
  • 앨나일람 RNA 간섭 신약 '앰부트라'...최근 FDA 승인
  • RNA 간섭 치료제는 5종 뿐...모두 앨나일람이 발굴
  • 유전질환→만성질환...RNA 간섭 치료 영역도 확대 中
  • 노보노디스크, 올릭스 등 국내외 후발주자도 개발 박차
  • 등록 2022-06-21 오전 8:00:19
  • 수정 2022-06-21 오전 8:00:19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희귀 유전질환에 국한됐던 차세대 리보핵산 간섭(RNAi) 치료제 시장이 고혈압이나 간염 등과 같은 만성 질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해당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앨나일람)를 뒤쫓기 위한 국내외 후발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제공=앨나일람)


지난 20일 앨나일람은 ‘유전성 트렌스티레틴 매개’(hATTR) 아밀로이드증을 겪고 있는 성인 환자에서 나타나는 다발성 신경증 치료를 위해 자사의 RNAi 치료제 ‘앰부트라’(성분명 부트리시란)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RNAi 치료제는 마이크로리보핵산(microRNA)이나 짧은간섭RNA(siRNA) 등과 같은 매우 짧은 RNA 조각이다. 이들은 세포 내에서 유전물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RNAi 전문기업 올릭스(226950)의 자회사인 엠큐렉스의 홍선우 대표는 “1998년 RNAi 현상이 발견됐고, 이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siRNA의 구체적인 길이 등을 포함한 구조적인 원천 특허가 등록됐다”며 “관련 특허를 갖고 일찍 개발을 시작했던 앨나일람이 해당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2년 독일 막스플랑크 생화학 연구소에서 분사한 앨나일람은 이듬해 독일 리보파마와 합병된 뒤 RNAi 치료제 개발에 줄곧 매진했다. 그 결과 회사 측은 2018년 세계 최초의 RNAi 치료제 ‘온파트로’(성분명 파티시란)에 대한 FDA의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온파트로는 이번에 승인된 앰부트라와 같은 적응증에 쓰는 약물로 3주에 한 번씩 정맥주사로 주입해야 했다. 반면 앰부트라는 3개월에 한 번씩 피하주사로 주입하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을 크게 높인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

앨나일람이 자체 개발 완수한 4번째 리보핵산간섭(RNAi) 기반 유전성 트렌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 치료제 ‘앰부트라’(성분명 부트리시란). (제공=앨나일람)


앨나일람은 FDA로부터 각각 2019년과 2020년에 승인받은 ‘기브라리’(성분명 기보시란)와 ‘옥슬루모’(Oxluma, 성분명 루마시란)등 현재까지 직접 개발 완수한 총 4종의 RNAi 치료제를 확보하고 있다. 기브라리는 유전자 결핍으로 인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합성이 저해돼 발작을 일으키는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 치료제이다. 옥슬루모 역시 유전성 대사장애인 옥살산뇨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두 약물 모두 해당 적응증 대상 최초의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앨나일람은 지난 2013년 ‘더 메디슨스 컴퍼니’(더 메디슨스)에게 자사의 RNAi 치료제 후보물질 ‘인크리시란’에 대한 제조 및 개발, 세계 판권 등을 기술이전한 바 있다. 스위스 노바티스가 2019년 더 메디슨스를 97억 달러(한화 약 12조원)에 인수하면서 해당 물질을 확보했다.

이후 노바티스는 유럽의약품청(EMA)과 FDA로부터 인크리시란에 대한 품목 허가를 각각 2020년과 2021년에 획득했으며, ‘렉비오’란 이름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에 사용되는 렉비오는 희귀 유전질환이 아닌 일반 만성 질환 대상 최초의 RNAi 치료제로 기록됐다. 이처럼 사실상 현재까지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의약 당국으로부터 판매 승인된 모든 RNAi 치료제가 앨나일람에서 출발한 셈이 됐다.

현재 앨나일람은 ATTR 아밀로이드증 관련 적응증을 확장(파트리시란, 임상 2상) 및 유전성 망막이영양증(부트리시란, 임상 2상), 중증 PH1 재발성 신장 결석(루마시란, 임상 3상) 등 기존 치료제 성분에 대한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B형 간염(ALN-HBVO2), 고혈압(지레베시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ALN-HSD) 등 총 6종의 서로 다른 질환 관련 RNAi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해 기초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홍 대표는 “현재 대부분의 RNAi 치료제 개발사는 비교적 효과가 크다고 알려진 siRNA를 활용하고 있다. 마이크로RNA 치료제는 개발이 더딘 편이다”며 “노바티스가 더 메디슨스를 큰 금액에 인수한 것처럼 RNAi 치료제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고 있으며, 해당 시장도 크게 성장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외에서 앨나일람 뒤쫓는 후발주자들도 잰걸음을 내고 있다. 2004년 설립된 미국 애로우헤드 파마슈티컬스는 RNAi 기반 항트립신 결핍증 치료제 후보물질 ‘ARO-HBV’과 심혈관계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MG 890’ 등의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RNAi 전문기업 다이서나 파마슈티컬스를 33억 달러(당시 한화 약 3조9000억원)에 인수하고 NASH나 2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련 RNAi 치료제 후보물질 확보와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올릭스도 ‘비대칭 siRNA’(asiRNA) 설계 관련 4종의 원천 특허를 한국과 유럽, 미국 등에서 두루 확보하며, NASH 치료제 ‘OLX792A’ 등의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올릭스에서 asiRNA 연구를 수행했던 홍 대표는 “기존에 siRNA관련 특허를 회피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asiRNA 관련 기술을 발명했다”며 “현재는 올릭스가 여러 기업과 협력해 관련 치료물질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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