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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경쟁력 강화 골든타임은 5년"...이승규 부회장, 바이오USA서 경고
  • 중국·일본 등 아시아 경쟁국 급성장으로 위기감 고조
  • 정부 역할론과 네거티브 규제 도입 필요성 강조
  • 등록 2025-06-18 오전 3:46:40
  • 수정 2025-06-18 오전 3:46:40
[보스턴(미국)=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한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현장에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대한 냉정한 진단을 내놨다.

이 부회장은 이날 바이오USA 행사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길어야 5년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 경쟁국 급성장으로 위기감 고조

이 부회장이 위기감을 드러낸 배경에는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급성장이 있다. 그는 중국을 가장 큰 경쟁상대로 꼽으며 “중국은 특히 신약개발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에만 중국이 글로벌 기업에 31개의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기술 이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임상 데이터는 믿을 수 없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그건 옛말”이라며 “이젠 기술력까지 갖춘 기업들이 수도 없이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이제는 중국의 정치와 산업은 별개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전 세계 바이오 밸류체인에서도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2025 바이오USA에 마련된 한국관 부스에서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의 CDMO 기업인 후지필름이나 아사히글래스도 미국과 유럽 내 CDMO 공장을 무섭게 사들이고 있다”며 “단일 지역으로 따지면 여전히 국내 CDMO사의 생산 가능 물량이 가장 크지만, 여러 국가로 범위를 넓혀서 본다면 일본도 많이 따라잡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태국이나 인도네시아도 투자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며 “이들이 성장하면 국내 기업들이 지금처럼 단순한 파이프라인 수출로 주목받기 쉽지 않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역할론과 네거티브 규제 도입 필요성 강조

이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의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끌고 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의 역할은 산업 발전을 위한 플랫폼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네거티브 규제 도입’에 대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바이오에도 유전자 분석이나 임상 단계에서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데 여러 가지 규제가 많아 품질이 높은 임상 데이터를 얻는 게 어려울 때가 많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기업들 스스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바이오산업 현황에 대해서는 “바이오는 이번 정부에서 키울 수 있는 산업 ‘톱5’에 들어간다”면서도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부양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국내 바이오 잠재력 인정하면서도 생태계 혁신 촉구

이 부회장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5일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바이오협회위원회(ICBA)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 유럽, 인도와 더불어 ‘밸류체인 톱5’ 국가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한국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까지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

2025 바이오USA에 마련된 한국관 부스 (사진=김승권 기자)
하지만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선 생태계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약 생태계를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후보물질을 글로벌 기업에 라이선스 아웃하는 것보다 세노바메이트(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나 렉라자(유한양행 폐암 항암제 신약)처럼 자체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낼 수 있는 산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에 대해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이라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바이오 경쟁 상황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바이오USA에 참석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의 추격 등으로 인해 바이오산업 경쟁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다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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