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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류성 바이오플랫폼 센터장] 화약약이 주축인 세계 제약산업은 지난 수백년간 서구 기업의 독무대였다. 지금도 세계 제약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소속이다. 반면 한국 제약업계는 백여년의 업력에도 변방의 아웃사이더에 머물고 있다.
철옹성이던 서구 제약패권이 화학약에서 바이오로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바뀌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제약산업의 판도는 서구 제약사들에게는 위기지만, K바이오로서는 절호의 기회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1699조원, 2021년 기준)에서 바이오는 34%(575조원)를 차지했다. 빠르면 5년 후면 바이오가 화학약을 제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가 제약산업의 주류로 급부상하면서 K바이오가 힘을 얻고 있다. K바이오의 경쟁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 IT 기술력과 첨단 바이오가 결합한 시너지에서 비롯된다. 특히 바이오는 화약약에 비해 새로운 산업이다보니 한국기업의 특성인 ‘스피드경영’으로 무장한 후발주자 K바이오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훨씬 수월하다.
이미 AI(인공지능) 의료 서비스로 글로벌 선두로 도약한 K바이오 벤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AI 발판으로 의사가 암등 질병 판독의 정확도를 대폭 높일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루닛(328130)이나 생체신호를 AI로 분석, 심정지를 예측해 의사가 미리 조치를 취하게 하는 서비스를 상용화한
뷰노(338220)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글로벌 최고수준 경쟁력으로 미국등 선진 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왼쪽부터 이예하 뷰노대표, 서범석 루닛대표, 이남용 셀키 대표. 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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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단백질 분석 기술로 시작, 멀티오믹스까지 영역을 확장해 진단 바이오마커와 대용량 데이터를 시스템으로 정밀 분석하는 멀티오믹스 플랫폼을 선보인 셀키도 K바이오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주인공이다. 오믹스(Omics)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멀티오믹스(Multiomics)는 오믹스 정보를 통합 분석, 신약개발 등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셀키는 최근 당단백질, 단백질 영역을 유전단백질로 확장, 독보적인 멀티오믹스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손꼽힌다. 세계적으로 당단백질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 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셀키와 미국 인터벤 바이오사이언스 두 곳만 있을 정도로 최첨단 바이오 분야다. 인터벤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스탠퍼드대 캐롤라인 베르토찌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벤처다.
당단백질의 정량적인 변화 및 당화를 함께 분석하면 보다 정확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할 수 있어 셀키의 사업모델은 무궁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셀키는 최근 세계적 실험장비 제작사인 시마즈사이언티픽과 글로벌 공동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최첨단 실험실 자동화 플랫폼 글로벌 리더인 에메랄드 클라우드 랩과도 MOU를 체결, 당단백질 분석 플랫폼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이남용 셀키 대표는 이제 미국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대표는 “현재 전문 당단백질, 단백질 분석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외 제약사, 연구소, 병원 대상으로 당단백질, 단백질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히 다수 미국 대학 연구소와 당단백질 분석 서비스 제휴를 맺으며 미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패러다임이 바뀌는 기회를 포착,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전자산업의 맹주로 거듭났다. 화학약에서 바이오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지금이 K바이오가 세계의 변방에서 중심을 차지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제2,제3의 루닛, 뷰노, 셀키가 속속 등장하는 한 K바이오의 전성기는 멀지 않아 현실이 될 것이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