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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진단 공장 8배 증설?' 바이오니아 "핵산추출키트는 공급부족"
  • 내달 대전 공장 증설 완료...생산능력 8배 확대
  • 반면 진단키트 수출액은 감소세 이어져
  • 진단키트 수출액 작년 9월 대비 40% 수준에 불과
  • 진단키트 업계 잇따른 증설로 공급과잉 우려 팽배
  • "진단키트, 품질에서 가격경쟁으로 국면 전환"
  • "대량생산은 선택이 아닌 생존 위해선 필수"
  • 등록 2021-09-30 오전 7:55:09
  • 수정 2021-09-30 오후 5:53:11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바이오니아가 분자진단 공장을 8배나 증설한 것을 두고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시장 우려가 나왔다. 올 2분기부터 진단키트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니아(064550)는 29일 대전 분자진단 공장(글로벌센터) 증설이 오는 10월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이번 증설로 핵산추출키트, PCR(유전자 증폭) 장비, 진단 시약 등 생산능력이 이전 대비 최대 8배까지 늘어나게 됐다.

바이오니가 국내 제조·판매허가를 받은 PCR 코로나19·독감 동시진단키트 ‘아큐파워 RV1 멀티플렉스 키트’. (제공=바이오니아)


금융투자업계에선 증설된 대전 공장이 가동률 50%를 기록할 경우 매출액 4681억원, 영업이익 19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가동률 100%에선 매출액 9361억원, 영업이익 3937억원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매출액 2070억원, 영업이익 10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 가운데 분자진단 관련 매출액은 1576억원이었다.

진단키트, 마스크처럼 공급 과잉 놓일 수도

이론적으론 진단키트가 팔리기만 한다면 바이오니아의 매출액은 ‘퀀텀점프’가 가능하다. 하지만 진단키트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정점을 찍은 후 최근 수출 감소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진단키트 수출액은 지난 5월 8638만달러(1022억원), 6월 7554만달러(893억원), 7월 7735만달러(915억원), 8월 6800만달러(804억원)순으로 집계됐다. 정점을 이뤘던 지난해 9월 1억6732만달러(1979억원)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바이오니아의 국내 최대 매출처(매출비중 19.5%)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2분기 신속진단키트 매출액은 지난 1분기 대비 34% 감소했다. 이는 주력시장인 유럽에서 긴급입찰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니아는 진단키트 끝물에 공장을 8배나 증설했다”면서 “업계에선 작년 마스크 공급 과잉 때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진단키트 특수는 사실상 끝났다. 여러 진단키트 업체들이 공장을 증설했다. 진단키트 수요는 줄어드는데 공급 능력은 몇 배나 커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수젠텍, 씨젠, 휴마시스, 젠바디 등 주요 진단키트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코로나 특수에 신공장을 건설하거나 기존 설비를 증설했다.

진단키트 수출액 추이.


대량생산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해외영업 인력도 대폭 확대”

이 같은 우려에 바이오니아는 선을 그었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이전 분자진단 제품은 납기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분자진단 글로벌센터를 세우면서 대규모 수주도 가능해졌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력으로 메이저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겠단 계획”이라며 시장 우려를 일축했다.

더욱이 핵산추출키트는 여전히 수요부족에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핵산추출키트는 로슈, 퀴아젠 등 생산 업체가 글로벌 전역에서도 손에 꼽힌다”면서 “진단키트와 달리 핵산추출키트 공급은 여전히 부족 상태다. 진단키트와 구분해서 봐야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PCR 분자진단 방식이 전 세계에 보편화돼 향후 핵산추출키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 진단키트는 핵산추출을 추출해 진단시약과 PCR 장비를 거친다. 바이오니아는 이번 공장 증설의 핵심이 핵산추출키트에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오니아는 올 상반기 핵산추출키트로 28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진단키트 글로벌 시장 트랜드가 정확도 등의 품질 경쟁에서 가격 경쟁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도 공장 증설 이유다. 그는 “진단키트는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값싸게 대량으로 생산하지 못하면 팔리지 않는다”면서 “경쟁사보다 품질이 좋으면서도 싼 제품 공급을 위해 생산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증설이 진단키트 시장 수요를 떠나 OEM·OD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제조사 개발 생산) 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선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얘기다.

바이오니아는 공장 증설 완료 시점인 4분기부터 K-4731, 96FA, 살리바(Saliva)키트, 아이언 qPCR 등의 신제품 생산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니아는 SD바이오센서를 비롯해 젠어스, 랩지노믹스, 제놀루션 등을 국내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해외 고객사는 하이스탠다드메드(사우디아라비아), 스탠다드바이오센서(인도네시아), 젠셀파마(콜롬비아), SC프라시스메디카(루마니아), 라이프메드(카자흐스탄) 등이 있다.

해외영업 강화로 글로벌 진단키트 수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니아 관계자는 “바이오니아는 유럽, 미국 등 주력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위해 독일에 유럽지사를 설립했고 미국지사에서 영업, 마케팅 등 조직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초만 해도 해외 영업부 직원이 15명뿐”이라며 “글로벌센터엔 해외 영업팀 규모를 1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영업 주도로 기업을 운영해 글로벌 진단키트 수요를 모두 흡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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